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53일차. 광명의 새로운 랜드마크 - 도덕산 출렁다리

문쌤 2022. 11. 7. 23:56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 어떤 길을 선택하겠는가.
어느 길로 가든 후회는 꼭 할 것이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지는 말자.


오늘 오후 잠깐 나들이 다녀온 곳은 광명시 광명동에 위치한 도덕산 출렁다리다.
7호선 광명사거리역에서 내려 11-1번, 12번 버스를 타면 도덕산 공원 입구에서 하차한다.



주차비 : 무료(단, 주차 공간 협소)
입장료 : 무료


지난 주말 동안 멀리 가지 않고 동네 주변에서 맴돌다 포스팅하게 되었는데, 주말 포스팅을 두고 가족 중 누구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암튼, 가족 중 한 명이 비아냥대며 말했다.

"날로 먹는군"

헐~ 날로 먹다니?



100일 동안 걷기 챌린지일 뿐, 여행 블로그가 아니지 않은가.
매일 내가 정한 '하루 6,000보 이상 걷기' 잘 하고 있는데 날로 먹는다니???

사랑이 가득한 우리 집에서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설적이면서도 과격한 이 같은 발언은 등짝 스매싱 감이다. 하지만 블로그의 질적(?) 향상을 위한 조언으로 알고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50일 지났으니 동네를 벗어나 한발짝 멀리 뛰어보라는 조언도 들었다.
그래서 메모해 둔 '가보고 싶은 곳 100'에서 인천광역시를 벗어난 곳이지만 집에서 멀지 않은 광명시 도덕산으로 정했다.

11-1번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만나는 계단


도덕산은 완만한 곳이 없다. 처음부터 오르막이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평평한 길이 있을 법도 하건만 도덕산 정상까지 가는 동안 전부 오르막길뿐이었다.

계단을 오르면 도덕산 쉼터가 있다. 올라가지 않고 여기서 차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


도덕산은 옛날 사람들이 봉우리 위에서 도와 덕(道德)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는 데서 유래되었다는데 이정도 오르막이면 어느 정도 체력이 되어야 도덕에 대해서 논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다행인 건 걷기 위험한 장소엔 어김없이 데크 계단이 놓여있어서 그나마 덜 위험했다.


광명시의 유명한 도덕산 출렁다리와 폭포를 보러 가는 길이었는데 뜻밖의 산행이라니...


올라가다 보니 야외 공연장이 있었다.
여름날 야외 공연을 하는 곳은 많지만 숲속에서의 공연이라니, 관객의 입장에서 상상해보니 영원히 잊지 못할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눈에 띄는 플래카드가 있었다.
매일(월~금) 아침 (06:00~ 07:00)에 도덕산 야외공연장에서 시민 누구나 무료로 생활체조를 배울 수 있단다.
도덕산 시설물을 이른 아침시간에 이렇게 알뜰하게 활용하니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도덕산이 될 것 같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
잘 만들어진 데크 계단을 걷고 또 걸었다. 평지에 특화(?)되다 보니 이렇게 계단이 많으면 숨이 찬다.
누구와 경쟁하는 것도 아니니 중간에 쉬다가 걷다가 느릿느릿 올라갔다.


산 중간쯤에 서있는 표지판.

"건강생활 실천으로 당신의 행복 UP!"

이라는 제목 아래 '우리가 걷기를 하는 이유 - 건강한 삶을 위한 투자입니다'라는 소제목으로 '걷기'를 강조하는듯 보이지만 작은 공간에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려다 보니
①걷기의 올바른 자세와 운동 효과
②운동 전 후 꼭 필요한 스트레칭 따라하기
③나트륨 섭취 줄이기 이렇게 실천해보세요
등 우리의 건강을 위한 세 가지 정보가 빽빽하게 적혀있었다.

한마디로 잘 먹고(나트륨 줄여서), 잘 걷기만 해도 건강할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출렁다리'와 '도덕산 정상'으로 가는 팻말이 있었다. 팻말에 '출렁다리 45m'라고 적혀있는 것처럼 팻말을 지나니 금방 출렁다리에 도착했다.


검색어는 '도덕산 출렁다리'인데 공식 명칭은 '도덕산 인공폭포 출렁다리'다. 도덕산에서 누가 대표선수일 수 없으니 모두 표기한 것 같은 느낌이다.


드디어 출렁다리 도착!!!

총길이 100.5m(각각 42.5m, 30.5m, 27.5m) 폭 1.5m의 Y자형 현수교 형식의 출렁다리다.
2022년 8월 27일 개통식 후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출렁다리 위에 첫 발을 내디딜 때부터 약간 무서움을 느꼈다.
내 앞에 두 명이 출렁다리를 걷고 있었는데 다리가 정말 출렁거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바닥은 철망(?)으로 되어 있어서 더 무서웠다. 고소공포증이 있었다면 출렁다리를 건너지 못했을 것이다.(*주의 -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 x, 치마 입으면 x)


출렁다리 갈래길 중앙에서 보는 인공폭포는 아담하면서도 신선했다. 여름이면 시원한 물줄기에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장소로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인생의 갈림길에 서있다면 어느 길로 가야할까?
도덕산 출렁다리 위에서만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 군데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출렁다리를 건널 수 있다. 출렁다리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부터 출발할 경우 오른쪽 출렁다리로 걸어가면 쉴 수 있는 정자가 나온다.

정자에서 출렁다리를 바라보며 쉴 수도 있고 약 100m 정도 내려가면 출렁다리 위에서 본 인공폭포의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인공폭포와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왼쪽으로 걸어가면 도덕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나는 오른쪽으로 걸어갔다가 인공폭포 쪽으로 한번 내려간 후 다시 올라와 왼쪽 출렁다리로 건너갔다.
출렁다리에서 약 400m 정도 올라가면 도덕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도덕산 정상가는 길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낙엽이 수북이 쌓인 산길을 올랐다.
걸음을 뗄 때마다 마른 낙엽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좋았다.
그러나 젖은 낙엽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히 걸어야 했다.


등산화를 신고 걸은 날엔 어김없이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서 여러 날 고생하길 여러 차례, 오늘은 운동화를 신었는데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드디어 도덕산 정상!!!
평일이라 등산객이 별로 없는 오후 시간이라 도덕산 정상에 있는 정자는 오로지 나만의 것이었다.


산에 올라가면 추울 거라 생각하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 담고 티백 몇 개 챙겼는데, 헉헉대며 올라가다 보니 목이 말랐다.
다행히 집에서 출발할 때 식탁 위에서 뒹굴고 있는 귤 하나 챙긴 게 얼마나 다행인지.


정자에 한참 동안 앉아있다가 내려왔다.
저무는 가을에 숲멍,
운치 있다.


도덕산 내에 엄연히 집을 갖고 있는 토끼를 만나는 건 덤이다.
한가로이 노니는 토끼를 사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들이대지만 오히려 토끼는 이런 일쯤은 익숙하다는 듯 여유를 부리는 모습이라니. 치명적인 귀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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