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 어떤 길을 선택하겠는가.
어느 길로 가든 후회는 꼭 할 것이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지는 말자.
오늘 오후 잠깐 나들이 다녀온 곳은 광명시 광명동에 위치한 도덕산 출렁다리다.
7호선 광명사거리역에서 내려 11-1번, 12번 버스를 타면 도덕산 공원 입구에서 하차한다.
주차비 : 무료(단, 주차 공간 협소)
입장료 : 무료
지난 주말 동안 멀리 가지 않고 동네 주변에서 맴돌다 포스팅하게 되었는데, 주말 포스팅을 두고 가족 중 누구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암튼, 가족 중 한 명이 비아냥대며 말했다.
"날로 먹는군"
헐~ 날로 먹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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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동안 걷기 챌린지일 뿐, 여행 블로그가 아니지 않은가.
매일 내가 정한 '하루 6,000보 이상 걷기' 잘 하고 있는데 날로 먹는다니???
사랑이 가득한 우리 집에서 돌려서 말하지 않고 직설적이면서도 과격한 이 같은 발언은 등짝 스매싱 감이다. 하지만 블로그의 질적(?) 향상을 위한 조언으로 알고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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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0일 지났으니 동네를 벗어나 한발짝 멀리 뛰어보라는 조언도 들었다.
그래서 메모해 둔 '가보고 싶은 곳 100'에서 인천광역시를 벗어난 곳이지만 집에서 멀지 않은 광명시 도덕산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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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은 완만한 곳이 없다. 처음부터 오르막이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평평한 길이 있을 법도 하건만 도덕산 정상까지 가는 동안 전부 오르막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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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은 옛날 사람들이 봉우리 위에서 도와 덕(道德)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는 데서 유래되었다는데 이정도 오르막이면 어느 정도 체력이 되어야 도덕에 대해서 논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다행인 건 걷기 위험한 장소엔 어김없이 데크 계단이 놓여있어서 그나마 덜 위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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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의 유명한 도덕산 출렁다리와 폭포를 보러 가는 길이었는데 뜻밖의 산행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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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다 보니 야외 공연장이 있었다.
여름날 야외 공연을 하는 곳은 많지만 숲속에서의 공연이라니, 관객의 입장에서 상상해보니 영원히 잊지 못할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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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플래카드가 있었다.
매일(월~금) 아침 (06:00~ 07:00)에 도덕산 야외공연장에서 시민 누구나 무료로 생활체조를 배울 수 있단다.
도덕산 시설물을 이른 아침시간에 이렇게 알뜰하게 활용하니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도덕산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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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
잘 만들어진 데크 계단을 걷고 또 걸었다. 평지에 특화(?)되다 보니 이렇게 계단이 많으면 숨이 찬다.
누구와 경쟁하는 것도 아니니 중간에 쉬다가 걷다가 느릿느릿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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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간쯤에 서있는 표지판.
"건강생활 실천으로 당신의 행복 UP!"
이라는 제목 아래 '우리가 걷기를 하는 이유 - 건강한 삶을 위한 투자입니다'라는 소제목으로 '걷기'를 강조하는듯 보이지만 작은 공간에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려다 보니
①걷기의 올바른 자세와 운동 효과
②운동 전 후 꼭 필요한 스트레칭 따라하기
③나트륨 섭취 줄이기 이렇게 실천해보세요
등 우리의 건강을 위한 세 가지 정보가 빽빽하게 적혀있었다.
한마디로 잘 먹고(나트륨 줄여서), 잘 걷기만 해도 건강할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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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올라가니 '출렁다리'와 '도덕산 정상'으로 가는 팻말이 있었다. 팻말에 '출렁다리 45m'라고 적혀있는 것처럼 팻말을 지나니 금방 출렁다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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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는 '도덕산 출렁다리'인데 공식 명칭은 '도덕산 인공폭포 출렁다리'다. 도덕산에서 누가 대표선수일 수 없으니 모두 표기한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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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렁다리 도착!!!
총길이 100.5m(각각 42.5m, 30.5m, 27.5m) 폭 1.5m의 Y자형 현수교 형식의 출렁다리다.
2022년 8월 27일 개통식 후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출렁다리 위에 첫 발을 내디딜 때부터 약간 무서움을 느꼈다.
내 앞에 두 명이 출렁다리를 걷고 있었는데 다리가 정말 출렁거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바닥은 철망(?)으로 되어 있어서 더 무서웠다. 고소공포증이 있었다면 출렁다리를 건너지 못했을 것이다.(*주의 -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 x, 치마 입으면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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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갈래길 중앙에서 보는 인공폭포는 아담하면서도 신선했다. 여름이면 시원한 물줄기에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장소로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인생의 갈림길에 서있다면 어느 길로 가야할까?
도덕산 출렁다리 위에서만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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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군데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출렁다리를 건널 수 있다. 출렁다리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부터 출발할 경우 오른쪽 출렁다리로 걸어가면 쉴 수 있는 정자가 나온다.
정자에서 출렁다리를 바라보며 쉴 수도 있고 약 100m 정도 내려가면 출렁다리 위에서 본 인공폭포의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인공폭포와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왼쪽으로 걸어가면 도덕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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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른쪽으로 걸어갔다가 인공폭포 쪽으로 한번 내려간 후 다시 올라와 왼쪽 출렁다리로 건너갔다.
출렁다리에서 약 400m 정도 올라가면 도덕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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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수북이 쌓인 산길을 올랐다.
걸음을 뗄 때마다 마른 낙엽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좋았다.
그러나 젖은 낙엽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히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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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화를 신고 걸은 날엔 어김없이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서 여러 날 고생하길 여러 차례, 오늘은 운동화를 신었는데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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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덕산 정상!!!
평일이라 등산객이 별로 없는 오후 시간이라 도덕산 정상에 있는 정자는 오로지 나만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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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가면 추울 거라 생각하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 담고 티백 몇 개 챙겼는데, 헉헉대며 올라가다 보니 목이 말랐다.
다행히 집에서 출발할 때 식탁 위에서 뒹굴고 있는 귤 하나 챙긴 게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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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에 한참 동안 앉아있다가 내려왔다.
저무는 가을에 숲멍,
운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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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 내에 엄연히 집을 갖고 있는 토끼를 만나는 건 덤이다.
한가로이 노니는 토끼를 사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들이대지만 오히려 토끼는 이런 일쯤은 익숙하다는 듯 여유를 부리는 모습이라니. 치명적인 귀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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