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서울 가볼만한곳] 따스한 5월의 햇살 아래, 서울식물원 호수공원(05.12)

문쌤 2024. 5. 17. 06:00

가끔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은퇴 후 우울증'이니 '퇴직 무기력증' 관련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생업전선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백수에겐 가당치 않은 일이라 한두 번 기웃거리다가 요즘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물론 한때 우울증 늪에 빠진 적도 있었다.
요즘도 아주 가끔씩 우울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나만의 방법을 터득한 후로는 스멀스멀 밀려오는 우울의 늪에 발을 들여놓더라도 금방 빠져나오는 것 같다.
 
 
오라는 곳이 없는데 무어 그리 바쁠까.
하지만 휴대폰 달력엔 매일 뭔가가 빼곡히 적혀있다.
하루 한 가지 혹은 두세 가지 스케줄이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 매일 알차게 보내는 중이다.
 
시시때때로 피어나는 꽃과 눈 마주치러 다녀야지, 도서관에도 다녀야지, 수강신청한 수업도 착실히 들으러 다녀야지, 버킷리스트 하나씩 도장 깨기 하러 다녀야지, 그래도 엄연히 가정주부이니 집안도 보살펴야지...
 
그래서 오죽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외쳤겠는가.
 
서두가 너무 길다.
수다가 고픈 모양이다.
 
각설하고 얼른 가보자, 서울식물원 꽃구경하러 쓔슝~^^

 

 

소득 수준이 증대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특히 공원에 관심이 높아진다는데 거기에 딱 부합한 곳이 바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이 아닐까 싶다.
 
땅값 비싼 도심 한복판에 서울을 대표하는 서울식물원이라니...
 
서울식물원에 갈 때마다 인근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참 부럽다.
 
평일 낮에 서울식물원 호수공원에 가면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거니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직장인의 모습처럼 보이곤 했는데, 휴일의 풍경은 또 다르다.
 

잔디에 들어가도 되나 싶었는데, 웬걸~ 나무 그늘 아래엔 돗자리나 간이의자에 앉아 오손도손 정다운 모습이다.
 
생각해 보니 한 번도 잔디밭을 가로질러 걸은 적이 없다. 
평일의 서울식물원 잔디밭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으므로~^^
 
자, 이제 호수공원 한 바퀴 돌아볼까?

계절의 여왕 5월은 장미의 계절.
장미꽃밭을 지나가기만 해도 향기가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다.
 
이렇게 천연 향과 친해지면 차량이나 화장실 방향제 같은 인공향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다.
 

 

겹공조팝나무
하설초
별매발톱 블랙발로우
자주달개비
크리스마스로즈
청매화붓꽃
상록패랭이
물싸리

 

겹공조팝나무, 하설초, 별매발톱 블랙발로우, 자주달개비, 크리스마스로즈, 청매화붓꽃, 상록패랭이, 물싸리...
 
눈에 익은 꽃 한두 가지 그리고 제대로 아는 이름은 딱 두 개.
 
'너 참 예쁘다'로 퉁치기엔 너무 미안하다.
그래서 부지런히 꽃과 이름을 짝지으며 외워본다.
 

어느 유명 화가의 그림 같은 모습이어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연꽃.
작년 늦가을까지 꽃을 피우더니 벌써 고귀한 자태로 피어났다.
 

멀리서 보고는, 라벤더라고 확신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알듯 말듯한 생김새의 보라색 꽃이다. 
 
혹시 완두콩 꽃인가?
 
꽃이름 잘 아는 이웃에게 물어보니 '밥티시아'라고 알려주었다.
 
봄바람이 한 번씩 살랑거릴 때마다 보라색 물결이 잔상을 남기며 흩어졌다.
 
사랑스러운 완두콩, 아니 밥티시아다~^^
 

심리적 휴식이 필요할 때, 가까운 공원을 거닐면 마음이 안정되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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