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제부도 가볼만한곳] 제비꼬리 닮은 길 따라 걷다 I 화성실크로드2-1코스 제비꼬리길

문쌤 2023. 10. 6. 06:00

이웃님 블로그에서 제부도를 처음 봤을 때 제부도의 명물인 빨간 등대가 잔상으로 남았다.
또한 해안산책로 따라 걷다가 탑재산(66.8m)을 오르는, 이름마저 매혹적인 제비꼬리길도 꼭 걸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건 다름 아닌 제부도 아이콘(픽토그램)이다.
 
도대체 담당자는 얼마나 멋진 사람이길래 미적 감각 10,000% 장착한 아이콘을 제작했을까?
 
제주도... 아니,
제부도로 가보자, 쓔슝~^^

 

 
 
 

제부도 물때

오늘의 제부도 통행 시간과 이번달 통행 시간표를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사이트입니다.

jebu.hongg.kr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에 위치한 제부도는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며 하루 2번 차량으로 들어갈 수 있다. (물때 확인 필수)
 

서해랑

제부도해상케이블카 서해랑은 전곡항과 제부도를 잇는 새로운 하늘길입니다. 전곡 정류장과 제부 정류장의 거리는 2.12km이며, 캐빈에서 서해 광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www.seohaerang.com

만조 시에는 '제부도해상케이블카 서해랑'을 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으니 걱정할 필요없다.
 

차량통행 가능 시간을 확인하고 차량으로 들어갔는데, 전곡항에서 제부도 해상케이블카를 운행하므로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것도 좋은 추억일 것 같다.
 
다음에 또 제부도에 간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바닷물이 꽉 찬 해안산책로와 제비꼬리길을 걷고 싶다.
 
 

다리를 건너면 바닷길 통제소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매바위 광장과 공영주차장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제부항 등대와 해안산책로가 나온다.
우리는 제부항 등대 쪽으로 갔다.
 

현재(10월 2일) 제부도 대표 관광지인 빨간 등대의 진입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어수선했다.
빨간 등대와 제비꼬리길의 관광객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과 경사로 확보 등 관광객 편의를 위해 정비 중이라고 한다.
 

수도권 인근에서 당일치기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 관광객이 많아 온전히 빨간 등대만 찍기엔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추석연휴 잠깐의 여행으로 어른들의 상기된 표정과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무장해제되었다. 
 

잔상으로 남아있던 빨간 등대를 눈에 담고 해안산책길로 이동했다.
 
요즘은 어느 바다든 해안산책길이 잘 갖춰져 있어 걷기 편한 길이어서 교통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더군다나 제부도 빨간 등대 진입로는 교통약자를 위해서 경사로를 만든다고 하니 그 배려심에 신뢰감마저 들었다.
 

해안산책길엔 몇 걸음 간격으로 제부도를 상징하는 이니셜과 아이콘이  배치되어 있다. 
 

이렇게 예쁜데
반하나 안 반하나? ^^

 

 

예쁜 건 보고 또 봐야 한다^^
 

빨간 등대에서부터 제부도 해수욕장까지 해안선 따라 800m를 걷는 해안산책로는 푸른 바다와 함께 유유자적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해안산책로를 걷다가 잠시 경치를 바라보고 싶다면 '서서 의자'에서 쉬어갈 수도 있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통유리는 관리하고 있는 듯 아주 깨끗해서 '서서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제부도가 무척 '공 들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바다 위에 앉아있는 느낌이 드는 '조개 의자'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지금은 바닷물이 빠져나간 시간이지만 만조일 때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은 또 다를 것 같다.
 

제부도 해안산책길은 재미있는 요소를 두루두루 갖췄다. 갑자기 나타난 지압길에서 신발을 벗고 걸으며 아픈(?) 추억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익사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주의' 표시가 이렇게 귀여워도 될까?^^
 

암석에 관심이 있다면 해안데크길 따라 석영맥, 쇄설성 암맥 등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제부도 해수욕장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탑재산 정상을 향해 걸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나무 계단은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계단에서 바라보는 제부도 해수욕장을 눈으로 가득 담기에 훨씬 좋았다.
 

탑재산 중턱에 있는 '하늘 둥지' 전망대는 새가 알을 품은 곳처럼 포근하게 반겨주었다. 차 한 잔 들고 의자에 앉아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면 세상 시름이 모두 날아갈 것 같다.
 

멀리 매바위가 보인다.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기안84가 일출을 보기 위해 찾았던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매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대충(?) 그린 것 같은 크고 작은 삼각형 세 개는 바로 매바위를 나타내는 아이콘인데, 몰라준다면 얼마나 서운할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던가.
'공 들였다' 티가 나는 제부도는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감동을 주었다.
 
나무 계단을 걷다 보면 미끄럼 방지를 위한 테이프같은 논슬립이 없는 경우가 많아 눈 안 좋은 사람은 긴장하며 걷게 되는데, 탑재산 올라가는 나무 계단은 논슬립도 신경 써서 고른 티가 역력했다.
 

올라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정상까지 400m 남았다는 감성 가득한 이정표를 만났다.
벌써부터 아쉽다.
 
느리게 걸어야 할까 아니면 왕복으로 걸어야 할까?
 
행복한 고민의 시간이었다.
 

알베르트 키츨러의 『철학자의 걷기 수업』엔 '잠시 일상과 거리를 두는 기술'이라는 대목에 이런 글이 있다.
 
자연 속을 걸어 다니며 얻는 안식은 우리로 하여금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커다란 힘이 되어준다.
광활하고 아름답고 숭고한 자연을 고요히 바라보고 경험하는 일은 스스로 잘 의식하지 못할지라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쳐 더 나은 쪽으로 인격을 형성하고, 삶의 가치들을 바로잡게 해 준다.
 
평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문장이어서 좋아한다.
제비꼬리길을 걸으며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돌탑이 보이면 무조건 돌 하나 올리고 소원 하나 올려야 한다. 비록 이루어질 수 없을지라도^^
 

또다시 만난 돌탑. 그런데 돌 하나 올려놓을까 하고 보니 탑재산(68.8m) 정상라고 적혀있다. 
 
엥???
제부도에 무한신뢰하며 걸었는데 여기서 살짝 실망감이 들었다.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모르고 지나쳤으면 어쩔 뻔했는가^^
 

나는 폼나는 정상석이 좋던데^^


이번엔 '하늘로' 쉼터에 도착했다. 작명 솜씨가 기가 막히다.
짐작하건대 제부도를 오감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솜씨인 듯싶다.
 

'하늘로' 쉼터에는 좋은 일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의자 아래로 발을 내려앉을 수 있는 좌식 의자가 바다를 향해 배치되어 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울적하다면 꼭 제부도 제비꼬리길을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의 위로를 주는 곳이다.
 

'하늘둥지' 쉼터에서 내려다보는 빨간 등대는 마치 한적한 바닷가 경치 좋은 야외 카페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밀물일 때는 지금과 사뭇 다른 풍경이겠지?
 

한 시간이면 제부도실크로드 2-1코스(해안산책길 0.8km + 탑재산 1.2km)를 걸을 수 있지만 시간을 여유 있게 안배해서 의미 있는 장소로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리라이브 끄는 걸 잊고있다가 식당에 앉아서 생각났음;;

 

ps.
가족끼리 가면 내가 원하는대로 걸을 수가 없다ㅠ
 빨리 추석연휴가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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