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 31

기다림의 미학 : 인천수목원 꽃개오동(22년 12월 6일~ 23년 6월 20일)

인천수목원에 꽃개오동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우연히 읽은 칼럼 덕분이다. 하필 겨울에 읽었다는 점이 아쉽지만 꽃개오동 스스로 걸어서 멀리 도망갈 일은 없으니 나머지는 자연에게 맡기고 기다리면 될 일이다. 오동나무, 참오동나무, 벽오동, 꽃개오동 등 모두 '오동'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꽃개오동이 능소화과인 것만 봐도 모두 다른 종류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른 봄꽃이 모두 지고 난 5월이 되어서야 드디어 연둣잎이 몇 개씩 보이기 시작했다. 20~30m정도 되는 키 큰 꽃개오동은 5월 말이 되어도 이파리만 무성할 뿐 꽃은 눈에 띄지 않았다. 6월 초가 되어서야 드디어 얼굴을 볼 수 있는 꽃개오동이라니... 반 년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꽃개오동은 1904년 선교사에 의해 들여온 개화식물이며 꽃말은 '고상'..

얼마나 예쁘면 이름 앞에 '꽃'이 붙었을까?(ft.인천수목원 꽃개오동)

소동파의 춘야(春夜)에서 가져온 '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과 같다'는 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을 카테고리로 걸어놓고 직접 본 봄날의 꽃들을 올렸는데 벌써 6월이 되었다. 인천대공원 내에 있는 인천수목원을 자주 간 이유는, 수목원 내에 워낙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있기도 하지만 반년 전부터 눈여겨본 꽃개오동의 변화를 지켜보기 위함도 있다. 5~6월에 피는 꽃개오동. 너무 예뻐서 개오동 이름 앞에 접두어 '꽃'을 붙였다니 그 얼굴을 직접 봐야 하지 않겠나. 드디어 만나는 건가? ^^ 인천수목원에는 꽃개오동 길이 따로 있다. 걸음을 뗄 때마다 감동 아닌 길이 없지만 푸른 이파리가 하늘을 가리는 꽃개오동 길은 느리게 느리게 걷고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 요즘 '사진'에 흥미가 떨어져서 카메라를 안 들고 다니는데 ..

[인천 가볼만한곳]5월 가볼만한 곳, 드림파크 야생화공원에서 만난 모시풀, 불두화, 찔레꽃, 작약, 장미 터널

가까워서 자주 가는 곳이라 특별히 이런저런 정보를 올리지 않고 5월에 핀 꽃만 살짝 담아본다. #1. 모시풀 모시풀... 처음 본다. 7~8월에 꽃이 피며 '저마'라고도 부른다. 목화가 도입되기 전까지 중요한 섬유작물이었다고 한다. 어떤 색깔의 어떤 모습으로 꽃이 필지 상상이 안 되며 섬유로 만들어지는 그 과정 역시 상상이 안 된다. #2. 불두화 4월 초파일 전후에 핀다는 불두화. 불두화로만 길고 커다란 울타리를 만든 곳이다. 이미 떨어진 잎은 하얀 꽃길을 만들었다. 마치 눈이 쌓인듯 하다. #3. 찔레꽃 찔레에서 장미향이 난다. 아니, 온통 꽃길이라 구분하지 못 할 정도로 향기롭다. 하얀 찔레꽃만 보면 '찔레꽃' 노래가 생각나 조용히 흥얼거리며 찔레꽃길을 걸어본다. 엄마 일 가는 길엔 하얀 찔레꽃 찔..

인천수목원에서 만난 중국받침꽃, 만병초, 닥나무, 매발톱, 자란, 모란, 때죽나무, 이끼정원, 수양매실

하루가 통으로 비는 화요일이 가장 좋다. 그러나 너무 여유 부리다 오후 늦게 도착한 인천대공원. 장수천 길을 알고 난 후 일부러 장수천 따라 걸었다. 이 길은 걷는 사람도 적을뿐더러 그늘이 깊어서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바로 인천대공원 정문 도착~! 오히려 아쉬울 정도로 빨리 도착했다. 인천대공원 바로 옆에 있는 인천수목원. 약 2주일만에 다시 찾았다. 누구는 매일, 누구는 일주일에 두 번 출석하며 변화하는 꽃과 나무를 관찰한다는데, 요즘 쓸데없이 바빠서 차츰 찾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급 반성모드~ ^^ 빨리 수목원 안으로 고고~!!! #1. 중국받침꽃이제 막 피기 시작해서 활짝 핀 꽃이 두어 송이뿐인데, 취해서 찍은 사진처럼 너무 많이 흔들려서 그나마 쓸만한 사진은 이 두 장뿐^..

인천수목원에서 만난 덜꿩나무, 뜰보리수, 흰 등, 수양 매실, 보라색 등나무 꽃

#1. 덜꿩나무 이름표가 없다. 몇번이나 맞는지 확인해보고서야 비로소 덜꿩나무 꽃인 줄 알았다. 흡사 좁쌀을 닮았다 했더니 며칠 밤 지나고나니 하얀 얼굴을 내밀고 마침 불어오는 봄바람에 이리저리 춤을 춘다. #2. 뜰보리수 내가 아는 보리수가 맞겠지? 빨갛고 주렁주렁 열린 그 보리수라니 상상이 안 된다. 이제 꽃을 봤으니 붉은 열매가 익을 때까지 자주 눈도장 찍어야겠다. 나는 너를 기다릴테니, 너는 네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3. 흰등 흰등나무 곁에 다가가니 마치 등을 밝힌 것처럼 주위는 온통 환하게 빛나고 있다. 흰 꽃잎이 뚝뚝 떨어지더니 잠깐 사이에도 빈 벤치엔 사연 잃은 꽃잎이 수북이 쌓였다. 꽃잎 떨어진 벤치에 앉으면 환하게 보일까 슬퍼보일까? 지난 3월, 신부의 드레스처럼 희고 고운 모습..

인천수목원에서 만난 애기말발도리, 금낭화, 할미꽃, 모란

또 인천수목원이냐 하겠지만 며칠동안 못 온, 앞으로 며칠동안 못 올 수목원이다. 서로 앞다퉈 피고 지기 때문에 자칫 시기를 놓치면 피는듯 지는 꽃을 못 보고 지나치기 일쑤다. 꽃개오동의 안녕을 물을겸 오늘은 솔문으로 입장했다. #1. 애기말발도리 일본이 원산지이며 5월에 하얀 꽃을 피우며 50~60cm정도까지 자란다. 아파트나 주택 화단에 정원수로 많이 심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다. 작고 하얀 꽃이 별처럼 쏟아진 것 같아 흙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동안 바라봤다. #2. 금낭화 쌍떡잎식물로 5~6월에 담홍색 꽃이 핀다. 한국과 중국이 원산지이며 산지의 돌무덤이나 계곡에 주로 서식하지만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한다. 마치 양갈래 머리를 묶은 수줍은 소녀들이 합창을 하기 위해 쪼르르 줄맞춰 있는 것같은..

전등사의 봄

전등사에는 어린왕자가 있다. 지난해 조각가 이영섭의 작품 전시회가 있었는데 전시회 끝난 후 몇 작품은 전등사에 그대로 남아있어서 갈때마다 반가운 친구를 만나는 기분으로 설렌다. [100일 걷기 챌린지]59일차. 별에서 내려온 어린왕자, 사찰에서 머물다 / '어린왕자와 함께 하는 전 겨울은 겨울대로의 멋이 있을 텐데 자꾸만 가을 속에 머물고 싶어 진다. 자유분방하게 휘어진 소나무와 저물어가는 단풍 구경하러 약 두 달여 만에 전등사에 다시 갔다. 지난번과 같이 전등사 630829.tistory.com 사찰에 가면서 어린왕자 만나는 설렘이라니... 쯧쯧~ 나만의 어린왕자는 저 위에 앉아서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았을까... 하는 착각 속에 한번 더 눈맞춤을 시도해본다. (흐음~ 너무 과한 중병에 걸린듯^^)..

인천수목원에서 만난 가침박달, 아그배나무, 돌배나무, 분꽃나무, 뜰보리수, 버크우디 덜꿩나무, 라일락, 산옥매, 병아리꽃나무, 서부해당

오늘도 어김없이 인천대공원 남문에 도착했다. 최근 블로그에 가장 많이 등장한 곳이 인천대공원과 공원 안에 있는 수목원이 아닐까 싶다. 그냥 우리집 정원이다 생각하고 자주 다니기로 했다^^ 어린이동물원이 드디어 개장했다. 작은 동물들이 있어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기억 속 한 조각처럼 벚꽃 꽃대궐이더니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싱그러운 연둣잎 터널을 지날 때 정말 기분이 좋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튤립 화훼 농가를 위한 프로젝트라도 있었던 걸까? 동네 작은 공원까지 튤립으로 꽃단장한 걸 보면 아무래도 그런 비밀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빨간색, 노란색뿐 아니라 흰색, 보라색 튤립까지 호수 한편에 있는 튤립 꽃밭엔 예쁜 사진을 찍..

[인천가볼만한곳] 화려한 꽃길을 걷다, 인천 장수천

아직도 벚꽃 노래를 부르면 조금 민망하지만 인천은 아직도 벚꽃이 온 도시를 수놓고 있다는 사실! 하지만 아래 사진은 지난 4월 9일에 찍은 사진이니 괜히 설레지 말자^^ "괜히 설레고 그러기 없기~!" 이렇게 예쁜 모습을 못 봤다면 장수천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봄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봤으니 내년에도 꼭 기억하겠지? 상춘객들이 화려한 꽃길을 걷는 것만으로 행복해진다면 봄 벚꽃은 제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장수천을 알고 난 후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앙상한 가지만 있을 땐 이렇게 화려한 모습은 상상도 못 했다. 마음 같아선 꽃그늘 아래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며 하루종일 놀고 싶은 곳이다. 점점 연둣빛으로 물들어가는 곳. '왜 하늘하늘한 핑크색 쉬폰 바지를 입었을까?' 화보 찍는 사람들 구..

[인천가볼만한곳] 연보랏빛 수수꽃다리가 있는 봄, 인천 중앙공원

위치: 남동구 간석1,4동, 구월3동, 미추홀(관교동)일원 면적: 약 35만㎡ 공원별 테마 제1지구 (희망의 숲 지구) / 제2지구 (주원지구) / 제3지구 (시청역지구) 제4지구 (조각원 지구) / 제5지구 (하트분수지구) / 제6지구 (올림픽기념비 지구) 제 7지구 (문화예술회관 지구) / 제8지구 (터미널지구) / 제9지구 (광장지구) 도심 한복판에서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인천 중앙공원. 연보랏빛 수수꽃다리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고 있다. 수수꽃다리뿐 아니라 온갖 봄꽃들이 한꺼번에 피어 꽃잔치가 한창이다. 정성 들여 가꾸고 관리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집이나 직장 근처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건 축복이며 누릴 줄 아는 것도 시민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시설물을 지나면 꽃길이 끝난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