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

인천수목원에서 만난 애기말발도리, 금낭화, 할미꽃, 모란

문쌤 2023. 5. 4. 23:59

또 인천수목원이냐 하겠지만 며칠동안 못 온, 앞으로 며칠동안 못 올 수목원이다.

서로 앞다퉈 피고 지기 때문에 자칫 시기를 놓치면 피는듯 지는 꽃을 못 보고 지나치기 일쑤다.

 

꽃개오동의 안녕을 물을겸 오늘은 솔문으로 입장했다.

 

#1. 애기말발도리

일본이 원산지이며 5월에 하얀 꽃을 피우며  50~60cm정도까지 자란다. 아파트나 주택 화단에 정원수로 많이 심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다.

 

작고 하얀 꽃이 별처럼 쏟아진 것 같아 흙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동안 바라봤다.

#2. 금낭화

쌍떡잎식물로 5~6월에 담홍색 꽃이 핀다. 한국과 중국이 원산지이며 산지의 돌무덤이나 계곡에 주로 서식하지만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한다.

 

마치 양갈래 머리를 묶은 수줍은 소녀들이 합창을 하기 위해 쪼르르 줄맞춰 있는 것같은 모습이 언제봐도 사랑스럽다.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다.

 

#3. 할미꽃

건조한 양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3월의 붉은 할미꽃은 차라리 고운 할미꽃이었나보다.

 

이제 진짜 '할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못 본 사이에 할미꽃 역시 군락을 이루며 성장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할미꽃의 꽃말은 '슬픈 추억'이다.

 

 

#4. 모란(목단)

금낭화와 할미꽃이 있는 좁은 데크길에서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전문용어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 사진을 찍고 싶지만 안 찍히는 ... 엄청난 인내심을 요하는 ... 그렇게 꽃과 카메라가 대치하고 있을때, 가까이에서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일어나서 몇 걸음 옮겨보니... 각양각색의 모란(목단)이 화려하게 피어있었다.

꽃송이도 클 뿐더러 색깔마저 화려하고 같은 꽃모양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른 개성을 뽐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모란은 처음 본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모란도 처음 본다.

 

 

 

모란은 꿀이 많아 벌이 좋아한다. 모란 꽃밭엔 실제로 벌들이 많으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5월의 모란은 꼭 김영랑을 생각하게 한다.

김영랑은 모란을 생각나게 한다.

국어 시험만 아니었다면 어쩌면 더 아름답게 기억될 詩였을지 모른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쁜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피기까지는/ 詩 김영랑

 

 

 

 

◆뽀나쓰 - 꽃개오동(5월4일)

 

이제야 이파리 몇 개씩 보이는 중이다.

 

천천히 천천히 피어나거라~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