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의 춘야(春夜)에서 가져온 '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과 같다'는 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을 카테고리로 걸어놓고 직접 본 봄날의 꽃들을 올렸는데 벌써 6월이 되었다.
인천대공원 내에 있는 인천수목원을 자주 간 이유는, 수목원 내에 워낙 다양한 꽃과 나무가 있기도 하지만 반년 전부터 눈여겨본 꽃개오동의 변화를 지켜보기 위함도 있다.
5~6월에 피는 꽃개오동.
너무 예뻐서 개오동 이름 앞에 접두어 '꽃'을 붙였다니 그 얼굴을 직접 봐야 하지 않겠나.
드디어 만나는 건가? ^^
인천수목원에는 꽃개오동 길이 따로 있다.
걸음을 뗄 때마다 감동 아닌 길이 없지만 푸른 이파리가 하늘을 가리는 꽃개오동 길은 느리게 느리게 걷고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
요즘 '사진'에 흥미가 떨어져서 카메라를 안 들고 다니는데 오늘은 특별한 손님, 꽃개오동 만나는 날이라 이른 아침부터 들고 다녔다.
(이렇게 말하면 사진을 잘 찍는 걸로 오해할 수 있겠다.
사진의 '사'자도 모르니 오해는 금물~^^
그냥 집에 먼지 뒤집어쓴 카메라가 몇 대 있는데 그중 가장 만만해 보이는 걸 가지고 다닐 뿐이다.)
흐음~
무겁게 들고 다닌 보람이 있어야 할 텐데...
6월인데 아직 꽃이 안 핀 것인지 아니면 너무 높아서 내 눈에 안 보이는 것인지...
꽃개오동 길을 걸으며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목을 길게 빼며 살펴봤다.
드디어 발견~!!!
그러나 키가 큰 꽃개오동을 올려다보며 사진으로 담기엔 무리다.
너무 멀어서 꽃개오동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가 담지 못하고 있다.(카메라 탓?)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꽃이다.
아직 만개 전이라 더 애타는지도 모른다.
며칠 뒤면 수목원을 환하게 밝힌 주인공이 되겠지?
▶뽀나쓰
#1. 중국받침꽃
보름 전에 봤을 땐 한 두 송이 피었더니 벌써 지고 몇 송이만 남았다.
한 번 더 볼 수 있으니 그나마 감사하다.
#2. 자엽안개나무
멀리서 봤을 때, 가을 느낌이 나는 나무인가 보다 생각했다.
가까이서 보니 일반 나뭇잎과는 생김새가 다르다.
처음 보는 나무다.
이름 그대로 안개를 닮았다.
#3. 보리수
빨갛게 익은 보리수 찾기는 쉽다. 그러나 낮은 곳은 이미 손 탔고 높은 곳은 그저 그림의 떡이다.
적당히 익은 보리수 몇 개 따서 먹었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그만이다.
#4. 뽕나무 오디
커다란 뽕나무 아래엔 오디 물이 들었다.
잘 익은 오디가 떨어졌으니 얼마나 달큼하겠는가.
손가락엔 붉은 오디물이 들었지만 수목원 뽕나무에서 딴 오디는 마트에서 파는 맛과는 비교할 수 없다.
#5. 앵두
너무 붉어서 앵두나무를 보고도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며칠 전 마트에서 산 앵두가 우리집 냉장고에 있는데, 수목원 앵두는 탱글탱글하고 과즙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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