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

기다림의 미학 : 인천수목원 꽃개오동(22년 12월 6일~ 23년 6월 20일)

문쌤 2023. 6. 23. 20:10

인천수목원에 꽃개오동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우연히 읽은 칼럼 덕분이다.
 
하필 겨울에 읽었다는 점이 아쉽지만 꽃개오동 스스로 걸어서 멀리 도망갈 일은 없으니 나머지는 자연에게 맡기고 기다리면 될 일이다.
 

22년 12월 6일

 

23년 3월 2일

 

23년 3월 21일

 
오동나무, 참오동나무, 벽오동, 꽃개오동 등 모두 '오동'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꽃개오동이 능소화과인 것만 봐도 모두 다른 종류인 것을 알 수 있다. 

23년 3월 29일

 
이른 봄꽃이 모두 지고 난 5월이 되어서야 드디어 연둣잎이 몇 개씩 보이기 시작했다.

23년 5월 4일

 

20~30m정도 되는 키 큰 꽃개오동은 5월 말이 되어도 이파리만 무성할 뿐 꽃은 눈에 띄지 않았다.

23년 5월 23일

 
6월 초가 되어서야 드디어 얼굴을 볼 수 있는 꽃개오동이라니...
반 년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23년 6월 9일

 
꽃개오동은 1904년 선교사에 의해 들여온 개화식물이며 꽃말은 '고상'이다.

작은 종 모양에 자주색과 노란색 무늬는 마치 능숙한 화가의 붓끝으로 완성된듯 정교하다.

은은한 향기는 말할 필요도 없다.
굳이 표현하자면 희석된 라일락향 같달까. 그래서 꽃개오동 길을 걸으면 꽃향기로 샤워하는 느낌이다.


23년 6월 13일

 
활짝 핀 꽃개오동을 본 지 일주일만에 또다시 수목원에 갔다. 비 내리는 날은 어떤 느낌인지 직접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가 내려서 오히려 운치있는 꽃개오동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시인이나 화가였다면 이 아름다운 모습을 눈으로만 감상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사진으로라도 담은 건 감사할 일이다.
 
너무 예뻐서 혼자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는지 모른다^^
행인이 있을 땐 꽃개오동 길에 반하지 않은척 멀리 한 바퀴 돌아서 다시 걸으며 속으로 웃기도 했다. 

빗물에 떨어진 수많은 꽃송이마저 그리움 가득한 꽃길이다.

23년 6월 20일

 

 
ps.
며칠 전 수업시간에 오동나무와 관련해 소쇄원 벽오동이 화제가 되었다. 그때 잠깐 꽃개오동이 소환되기도 했다.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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