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행궁 내 미로한정(未老閒亭)에 앉아있으니 성곽 밖에서 걷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서 행궁 주차장을 통해 팔달산(서장대) 올라가는 길 표지판을 보고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날씨는 따사롭고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으니 걷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은 한없이 가볍다. 성곽을 따라 계단을 오르니 한 폭의 수채화가 눈앞에 펼쳐졌다. 푸른 하늘 아래 눈부시게 하얀 웨딩드레스 같은 벚꽃이 활짝 피었고 앙상한 가지마다 새끼손톱만 한 연둣잎 새순이 돋아났다. 개나리는 벌써 메마른 덤불을 노랗게 채색하고 있다. 한참 동안 넋 놓고 바라봤다. 화성행궁에서 그냥 갔더라면 이 아름다운 모습을 평생 못 봤을 거다. 올라오길 잘했다^^ 조금 더 걸어보자. 꽃의 유혹에 기꺼이 넘어가 보기로 했다. 살랑살랑 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