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

인천 중앙공원에서 만난 수선화&목련

문쌤 2023. 3. 24. 23:24

인천문화예술회관에 갈 땐 주차장에서 바로 예술회관 쪽으로 가거나 지하철을 타고 가기 때문에 중앙공원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공원이 있는 줄도 몰랐고 알았다 해도 표지석을 만나기 전까지 이곳이 중앙공원인 것을 몰랐을 것이다. 내 시선 안으로 들어오는 곳이 아니었으므로.
 

오후 시간이 여유로워 예술회관에서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아담한 공원 입구에 들어섰다. 
흐린 하늘인데도 입구에서부터 환하게 피어있는 백목련이 보였다.
 
우리 동네는 목련이 피려면 아직 한참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더니 웬걸, 목련나무 꼭대기엔 벌써 방긋 웃는 아기처럼 환하게 피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어서 감탄하면서 목련꽃 그늘 아래 서있었다.
연꽃을 닮은 백목련은 탐스런 꽃봉오리로, 자목련은 한창 목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누군가 '자고로 목련은 활짝 피었을 때가 가장 목련다운 모습'이라고 했지만 나는 '목필일 때의 목련'이 가장 마음에 든다. 마치 활짝 필 미래를 품고 있는 모습 때문이리라.
 
목련나무가 가늘고 키가 커서 휴대폰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내 눈으로 담고 마음속에 저장했다.
 

목련꽃 아래엔 노란 수선화가 곱게 피었다.
예쁜 애 옆에 예쁜 애라더니 예쁜 꽃 옆에 예쁜 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수선화를 보며 '외로움'을 떠올렸다는 시인은 분명 히어리를 못 봤기 때문에 수선화 시를 썼을 거라 생각한다. 
수많은 꽃송이가 핀 수선화 꽃밭을 보고 있으면 눈이 부셔서 외로움 따위는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
 
 
- 뽀나쓰 꽃 선물

산책길에 홀로 핀 진달래.
벌써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지고 있다.
 

하루 이틀 후면 수선화와 앞다퉈 예쁨을 뽐낼 튤립.
중앙공원엔 빵긋 피어날 각양각색의 튤립이 도처에 널렸다. 봄을 한꺼번에 몰고 올 모양이다.
 

기세가 꺾이지 않은 매화 역시 중앙공원에서 은은한 향기로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봄은 노란빛으로 오는 게 틀림없다.
생강나무와 산수유.
봄의 전령사답게 볼 때마다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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