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하는 옛날 노래들은 나름의 추억이 있기 때문에 잊혀지지 않는다.
옛날이라니까 좀 우습기도 하다. 나는 여전히 ing인데 ^^
비오는 날에 듣는 노래가 있다.
바로 햇빛촌의 <유리창엔 비>
그때 <유리창엔 비>를 같이 들었던 친구들이 있었다.
특이하게도 우리 과에 스님 한 분이 있었는데, 스님은 졸업 후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간이 콩알만 한 나를 포함한 우리 무리들과 찻집에 모여 비밀 아닌 비밀스러운 얘기를 나누곤 했다.
평소엔 전통찻집에서 모였지만 그날은 다방 비스꼬롬한 찻집에 갔나 보다.
(자주 다니는 전통 찻집에선 대금이나 가야금 음악을 틀어줬기 때문에 <유리창엔 비>를 들을 수 없다. 허얼~~ 금서(禁書)로 고통을 겪었던 전통 찻집 이름이 방금 기억났다.)
그때 우리는 <유리창엔 비>를 함께 들으며 찻집 메모지에 가사를 적느라 부산 떨었다.
낮부터 내린 비는
이 저녁 유리창에
이슬만 뿌려놓고서
밤이 되면 더욱 커지는
시계 소리처럼
내 마음을 흔들고 있네
이 밤 빗줄기는 언제나
숨겨놓은 내 맘에 비를 내리네
떠오른 아주 많은 시간들 속을
헤매이던 내 맘은 비에 젖는데
이젠 젖은 우산을 펼 수는 없는가
낮부터 내린 비는
이 저녁 유리창에
슬픔만 뿌리고 있네
지금 생각해 보니 스님은 또래이면서도 정신 연령이 한참 낮은 우리들에게 민주적인 사람을 기대했었던 것 같다.
(에혀~ 뭔 당치 않은 생각을~^^)
그 스님은 지금쯤 무얼 하고 계실까?
큰 절의 주지스님이 되셨을까 아니면 전공 살려서 불교 신문 편집장 하고 계실까?
..............
추억 소환하고 보니 좀 이상하다.
스님 등장이면 최소한 반야심경 정도는 나와야 되는 거 아냐?
<유리창엔 비> 노래 추억은 이것 외엔 없으므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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