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모으는 사람]

[음악을 모으는 사람] #17. 정태춘 <탁발승의 새벽 노래>

문쌤 2023. 1. 28. 00:54

 

승냥이 울음 따라, 따라 간다

별빛 차가운 저 숲 길을
시냇가 물소리도 가까이 들린다

어서, 어서 가자


길섶의 풀벌레도 저리 우니

석가 세존이 다녀가셨나
본당의 목탁소리 귀에 익으니

어서, 어서 가자


이 발길 따라오던 속세 물결도

억겁 속으로 사라지고
멀고 먼 뒤를 보면 부르지도 못할

이름 없는 수많은 중생들


추녀 끝에 떨어지는 풍경소리만

극락 왕생하고
어머님 생전에 출가한 이 몸

돌계단의 발길도 무거운데


한수야,

부르는 쉰 목소리에

멈춰 서서 돌아보니
따라온 승냥이 울음소리만

되돌아서 멀어지네

 

 


주지 스님의 마른 기침 소리에

새벽 옅은 잠 깨어나니
만리길 너머 파도 소리처럼

꿈은 밀려나고


속세로 달아났던 쇠북 소리도

여기 산사에 울려 퍼지니
생로병사의 깊은 번뇌가

다시 찾아온다


잠을 씻으려 약수를 뜨니

그릇 속에는 아이 얼굴
아저씨, 하고 부를 듯하여

얼른 마시고 돌아서면


뒷전에 있던 동자승이

눈 부비며 인사하고
합장해주는 내 손 끝 멀리

햇살 떠올라 오는데


한수야, 부르는 맑은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해탈 스님의 은은한 미소가

법당 마루에 빛나네 

                           <탁발승의 새벽 노래> 가사

 

 

노래 가사 속 한수는 어머니를 두고 어떻게 출가하였을까?

 

 <나의 아저씨>가 생각난다.

겸덕 스님은 창창한 미래와 친구, 연인 등 속세와 연을 끊고 절에 들어가는데 그 마음이 이해되는듯도 하다. 

한수도 그랬던 걸까?

 

종교와 상관없이 하루 한 번 이상 듣는, 나에겐 명상음악 같은 노래다. 

 

 

 

출처:UnInvited 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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