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미친 듯이 꽃구경 다닐 거라고 미리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봉사활동도 2월 한정으로 한다고도 했었다.
그런데 3월까지 기다리기엔 좀이 쑤신다.
최소한 봄까치꽃이나 광대나물 정도는 어느 양지바른 곳에 피어있지 않을까 싶어서 인천대공원으로 향했다.
만약 못 보더라도 인천대공원엔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는 온실이 있기 때문에 절대 실망할 수 없는 플랜이다.
눈이 소복이 쌓였던 12월 이후 처음 간 대공원이다.
이젠 제법 날씨가 포근해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미세먼지가 심할거라는 예상과 달리 파란 하늘이다.
오~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인걸? ^^
인천대공원 무장애나눔길.
이곳을 통과하면 비밀의 숲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갈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지만 지나고 보면 좋은 추억이 하나씩 쌓이는 곳이기도 하다.
자전거대여소 뒤에 있는 산책길 입구에 도착했다.
이런 길이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걷다보니 얻어걸린 것이다.
온실로 바로 가야 하는데 이렇게 샛길로 빠지면 대책이 없다ㅎㅎㅎ
산책하는 사람들과 섞여서 함께 걸었다. 양지바른 곳엔 벌써 광대나물 이파리가 파릇파릇하다.
광대나물 꽃을 볼 수 있을까?
눈을 크게 뜨고 샅샅이 훑어봤지만 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 생긴 모양새로 보아 하루이틀 사이에 꽃이 필 것 같다.
이곳은 벚꽃이 피면 장관이겠구나. 벚꽃이 필 때 쯤 이 장소를 꼭 기억해야 할텐데...
(아무래도 기억 못 할 것 같어~;;)
방향을 바꿔 온실 쪽으로 향했다.
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 온통 꽃이다^^
지금 꽃을 보고 싶다면 온실이 답이다.
호수 입구 벤치에 앉았다. 사랑의 반지가 있는 포토존에서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왼쪽 뺨엔 가벼운 바람이 와닿고 오른쪽 뺨엔 따스한 햇살이 닿는 시간.
스르르 잠이 쏟아졌다.
수면 때문에 힘든데 의외의 장소에서 꼭 잠이 쏟아진다.
노숙자처럼 보일까 봐 차마 눕지 못했지만 한참 동안 앉은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사색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그동안 몇 차례 인천대공원을 다녔지만 호수 산책길이 있는지 몰랐다가 오늘 드디어 걷게 되었다.
왜 몰랐을까?
인천대공원이 워낙 넓고 늘 새로운 볼거리에 눈길이 사로잡혀 호수 산책길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 않았나 보다.
민낯을 드러내니 드디어 눈에 들어온 길이다.
이렇게 단단한 의자가 또 있을까?
돌의자에 앉으면 호수와 함께 관모산을 바라볼 수 있다.
물멍 때리기에 최적의 장소다.
돌의자에 앉아 눈으로 경치를 담을걸 산책길 걷느라 미처 생각을 못했다 ^^
호수의 얼음이 녹고 있는 걸 보니 문 밖에 봄이 왔다보다.
마치 섬처럼 보이는 큰 얼음덩어리 위에 앉아있다가 헤엄쳐 오는 귀여운 물오리.
호수 안에는 잘 자란 잉어도 많다.
안내문에는 물고기 밥을 주지 말라고 적혀있지만 누군가 물고기밥을 주고 있었다.
모른 척 할게요~
호수 산책을 마치고 발길을 돌리니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가 있다.
이름은 모르지만 붉은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어디서 봤더라?
아, 기억이 날듯 말듯~
ㅎㅎㅎ
인천대공원은 갈 때마다 새로운 곳이다.
눈 감고 지도를 그릴 정도가 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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