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고백하자면 서해랑 98코스는 검암역에서부터 시작하는데 나는 검단중학교 위 토당산 입구에 주차했다.
집에서 가까운 산을 찾다가 가벼운 산행하기 좋다는 말에 출발했을 뿐 굳이 서해랑길 98 코스를 완주 목표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가 회원 말에 의하면 2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했는데 그는 산에서 날아다녔는지 만나면 꼭 물어볼 생각이다.
시작부터 가파른 계단이다. '산'에 올라가는데 이 정도는 기본이지^^ (오후 1시 20분 출발)
계단을 오르자마자 운동기구가 있다.
이때는 오늘 산행이 가벼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만난 종합안내판.
'내 위치'에서 가현산 정상까지 까마득해 보여서 과연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2.5km
이정도는 그동안 저축한 체력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자만심 만땅~
길이 너무 질척거린다.
요즘 어느 산에나 다 있는 야자 매트 있으면 좋으련만...
산에서 리본 따라 걷는 날이 오다니...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우연일 뿐임^^)
표식이 있으니 초행길이어도 걱정일랑 접어두고 잘 걷기만 하면 된다.
또 질척거리는 길이다.
조심조심~
등산객 안전에 대한 배려는 없는 것일까?
미끄러질까 봐 계속 가장자리로 걸었다.
하지만 낙엽더미 속 사정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조심히 걷는다고 걸었는데 낙엽더미 속에 있는 나무뿌리에 걸려서 넘어질... 뻔 했다.
민첩한 운동신경(?)으로 가까스로 넘어지진 않았지만 그 순간 패딩이 나뭇가지에 걸려 찢어졌다.
패딩은 아깝지만 크게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요란하게 산길을 걸었는데 바로 앞에 야자매트가 깔려있다니!!!
음~ 아무래도 야자매트가 부족했었나 보다...
난 오늘 야자매트에 꽂힌 게 확실하다.
야자매트가 깔려있는 길 칭찬 하자마자 다시 흙길이라니...
언젠가 블로그에 이런 임도 걷는 걸 좋아한다고 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길은 아닌 걸로~ ^^
반갑다, 계단~^^
아~ 계단이 이렇게 반가울 수도 있구나 ㅎㅎㅎ
이 계단야말로 깔딱고개다.
숨 넘어가는 줄~ ㅎㅎㅎ
도대체 몇 계단일까?
다 오르고 나니 마지막 계단에 누군가 친절하게 펜으로 적어놨다.
181 계단 ^^
세자봉(170m) 도착.
산행이나 하다못해 가까운 곳을 걷더라도 시간 체크를 정확히 하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항상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었는지 대충 짐작하는데, 세자봉엔 커다란 시계가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토당산 입구 1시 20분 출발 - 세자봉 2시 05분 도착)
세자봉에서 바라본 모습인데 어딘지 잘 모름^^
맑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뿌옇군~
세자봉에서 잠시 쉬고 다시 가현산을 향해 걸었다.
하늘은 좀 전보다 더 맑아졌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잿빛하늘이어서 금방이라도 가는 빗줄기가 흩날릴 것 같더니 점점 맑은 모습이다.
산행 중 유일하게 만난 화장실
구름이 이뻐서 찍어봄^^
술은 못 마시지만 요런 풍경엔 잘 취하는 편^^
화장실에서 조금 더 걸어 묘각사 입구에 도착했다.
가현산 종합안내도와 함께 한남정맥 안내도가 있다.
한번 읽어보고 가야지~
한남정맥 -
한남정맥은 백두산을 시조산으로한 우리나라 1대간 1정간 13정맥 중의 하나로써 속리산에서 백두대간으로부터 분기된 한남금북정맥이 안성 칠장산에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나뉘어 김포 보구곶까지 178.5km에 걸쳐 한강유역과 경기 서해안지역을 나누고 있는 산줄기이다.
한남정맥은 한강을 축으로 하여 강줄기의 남쪽을 따라가는 산줄기라 하여 '한남정맥'이라고 불리며 한반도에 걸쳐 있는 13 정맥 중 가장 낮은 산줄기를 형성하며 인천의 주요 녹지축인 S자형 녹지축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주요 산을 살펴보니 내가 올라갔던 산도 있다.
뿌듯하구먼~^^
묘각사로 향했다.
자연스럽게 묘각사로 걸어가는 등산객이 있어서 크게 방해가 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규모가 작은 도량이어서 묘각사 입구까지만 들어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왔다.
가현산 약수터 도착.
2023년 1월 19일 수질검사성적서가 붙어있다. 검사 결과 '적합'이다.
다음 검사 예정 시기는 2월 5일.
2월 5일 뒤에 '경'이라고 적혀있으니 한 달에 한 번 검사하는 걸로 보인다.
그만큼 믿고 마셔도 된다는 뜻이겠지?
다시 걸어보자~
우와~ 여기도 만만치 않은 계단 맛집이로구나!!!
특이하게 태극기가 꽂혀있는 돌탑.
오늘도 소원 하나 올렸다.
멀리서도 보였던 통신중계탑 도착.
바로 옆이 군부대여서 한 장 찍고 빠르게 걷기~!!!
드디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마지막 계단이다.
다 온 거나 마찬가지^^
정상석을 찾아봤으나 가현산은 특이하게 제단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었다.
가현산 수애단 - 매년 정월 초하루 해돋이 행사와 신년 기원제, 춘분(3월 21일경) 풍년 기원제, 4월 상순 진달래 축제 개최 장소.
이곳은 진달래 군락지로써 4월경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이미 들은 터라 4월의 가현산이 사뭇 궁금하다.
꽃분홍으로 뒤덮인 가현산을 꼭 봐야지~^^
이젠 산에 올라가서 헬기장을 안 보면 서운하다.
반대방향으로 내려가면 김포시로 가는 길이어서 다시 왔던 길로 가야 한다.
오르막길처럼 보이지만 내리막 길이다.
가현산 정상으로 가는 길 마지막 계단 옆에 묘각사 이정표가 있어서 바로 계단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앗~! 이럴수가!!!
5분도 안 걸려서 묘각사 도착ㅎㅎㅎ
다시 세자봉 도착하니 시계는 3시 55분을 가리키고 있다.
구름이 빠르게 이동하는걸 영상으로 못 찍은 게 아까울 뿐이고~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예뻤다 ^^(흐음~ 사진은... 별론데? ^^)
오후 4시 39분 무사히 하산 완료. 총 3시간 20분 소요.
거리에 비해 평지보다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린 건 당연한데 많이 쉰 것도 아닌데도 요가 회원이 말하는 시간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걸?
15,184걸음. 11.32km.
하산 후 바로 운전하지 못하고 차 안에서 쉬었다.
적당히 땀에 젖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쌍꺼풀은 두 겹으로 지고 얼굴은 열이 올라 화끈거리고 볼은 화장한 것처럼 발그레하다.
오늘 밤엔 기절한 것처럼 숙면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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