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석어당 살구꽃과 미술관 앞 능수벚꽃이 사람 설레게 하더니, 여름엔 석조전 앞 배롱나무의 고운 자태가 또한번 마음 싱숭생숭하게 만든다.
요즘 같은 더위가 너무 좋다.
작열하는 태양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쓔슝~
#1. 이열치열 - 남도식당
추어탕 단일 메뉴(11,000원)
11:30~20:00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금강산도 식후경, 덕수궁 가기 전 먼저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국립정동극장 바로 옆 골목에 위치한 남도식당은 언제부터 영업을 시작했는지 모르겠으나 추어탕 단일 메뉴만 판매하기로 유명하다.
주택을 개조한 좁은 식당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좌식 테이블과 방석이 있는 옛날 식당이어서 젊은 사람들은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기본 반찬은 많지도 적지도 않다.
오이무침, 얼갈이 된장무침, 배추 겉절이 모두 당일 만들어서 당일 소비해야 하는 반찬들이어서 깔끔하고 적당히 슴슴해서 맛이 그만이다. 반찬만으로도 밥 한 그릇 비울 수 있겠다.
식성에 따라 후추, 젠피가루, 고춧가루, 잘게 썬 고추 등을 넣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리필해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직원이 지나다니며 부족한 반찬을 눈치껏 채워주니 요즘 찾아보기 힘든 센스만점 서비스다.
붙박이 선풍기와 에어컨이 쉴 새 없이 돌아가지만 삼복더위의 뜨거운 추어탕을 이길 수 없다.
땀 흘리며 먹고 나면 오히려 개운한 느낌이다.
#2. 덕수궁 배롱나무
덕수궁 입구는 한동안 공사로 복잡하더니 이제 단정한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는 중이다.
예매권을 구입해도 되고 일반 카드로도 입장이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 정기휴궁
지역(중구)주민 50% 할인
일반 개인 1,000원
점심시간 관람권 3,000원(3개월 10회, 11:30~13:30)
상시관람권 10,000원(1개월)
한복착용자, 독립유공자, 다둥이 증명서 제시 후 무료관람
서울 낮 최고기온 35도를 넘는 불볕더위지만, 덕수궁엔 외국인 내국인 모두 여유롭게 거닐고 있다.
이제 덕수궁 중화전을 지나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러 가보자.
사실, 덕수궁 배롱나무는 화려해서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지만 일부러 못 본 척 눈길 거두고 빙 돌아서 갔다.^^
석조전 앞의 배롱나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궁궐에 있다는 걸 아는지 자태 또한 기품이 넘친다.
더위도 잊은 채 석조전과 미술관 앞을 오가며 사진을 찍고 있던 중 뽀빠이 팔뚝만 한 카메라를 든 진사(사진 찍는 사람을 동호회 등에서 진사라 부른다 함)님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석조전 배롱나무를 찍고 있는 나의 모습을 뒤에서 찍었다며, 즉석으로 출력되니 기다렸다가 사진을 받아가란다.
기골이 장대해서 눈에 잘 띄는 편이다^^
#3. 덕수궁 석어당
봄날 석어당 살구꽃을 보려고 인산인해를 이루던 그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산하다.
가끔 외국인 가족이 사진을 찍거나 그늘에 앉아 석어당을 바라보며 땀을 식히는 관람객이 전부다.
문을 열어둔 덕분에 뒤뜰은 그대로 한 폭의 액자가 되었다.
덕수궁 카페 앞 연못도 여름이 짙게 내려앉았다.
#4. 시청 앞에서
한낮의 태양은 강렬했다.
햇빛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시청 앞 광장에선 도서관 행사가 한창 준비 중이었다.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흐르는데 관계자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 2023년 여름을 지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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