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모으는 사람]

[음악을 모으는 사람]#92 Bruno Mars <Marry You>

문쌤 2024. 1. 4. 06:00

일반적으로 걷기, 좀 폼나게 말하면 둘레길을 걸을 때 듣는 음악은 경쾌하고 빠른 음악을 좋아한다. 

 

플레이리스트를 훑어보면 요즘 유행하는 노래는 한 곡도 없고 최소한 몇 년 전 혹은 수십 년 전 곡들이 대부분이다.

 

 

Bruno Mars의 <Marry You>.

결혼식때 축가로 많이 부른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술 취해서 '너랑 결혼하고 싶어, 아침에 일어나서 아니면 말고~'.

 

어쨌거나 즐겁고 경쾌한 <Marry You>를 들으며 걸으면 걸음이 굉장히 빨라진다.

빠르게 걷기 혹은 느리게 달리기가 가능하다.

 

음악적 취향이 다른 남편은 수십 곡의 트로트를 플레이하며 마라톤을 하던데, 4박자로 쪼개지는 음에 맞춰 달리면 정확하대나 뭐래나^^

 

산행할 땐 <Marry You>를 듣지 않는다.

걸음은 느리고 숨이 찬데 <Marry You>를 듣다간 헉헉대며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물 한 모금 마시며 쉬면 될 일이지만, 이렇게 멋진 노래를 그렇게 소비하고 싶지는 않다.

 

노래 가사를 쓰고 외워본 적이 언제였던가.

 

언젠가 귀에 익숙해졌을 무렵, 외워보리라 마음 먹은 적이 있었다.

 

밖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틈만 나면 들었다.

가사가 너무 빨라서 눈으로는 읽을 수 있지만 멜로디에 맞춰 노래 부르기엔 너무 버거웠다;;

 

그날도 저녁 먹고나서 <Marry You>에 심취해 있었다.

듣고 듣고 또 듣고, 그러다 아는 구간에선 따라 부르다가 빠른 구간에선 흥얼거리다가를 반복했다.

 

그러자 방에 있던 아들이 어슬렁거리며 나오더니,

"엄마, 노래 가사는 알고 부르는 거지?"

 

.

.

.

엄마를 뭘로 보고...

 

 

 

눈으로 욕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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