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날 우산과 휴대폰 하나 달랑 들고 인천대공원을 걸으며 들었던 노래가 한 곡 있다.
바로 임종환의 <그냥 걸었어>
아직 가을도 아닌 그렇다고 여름도 아닌 어정쩡한 9월 어느 날, 비가 와서 그랬는지 알고리즘은 그 노래로 안내를 했고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다 보니 공원 여기저기 걷는 내내 그 노래를 듣게 되었다.
메타세콰이어 길에선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아예 대놓고 노래를 불렀다.
감히 음치 주제에 말이다^^
비가 오는 날 들어야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은 이유는 아마도 가사 첫 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해서
가사가 나오기 전에 전화벨 소리와 함께 "여보세요"하는 여자 목소리가 먼저 들린다.
가사 내용만 보자면 용기없는 순둥순둥한(?) 남자가 내리는 '비'를 핑계로 여자에게 전화를 하고, 마음 착한 여자는 집앞까지 찾아온 남자를 만나러 나간다는 내용이지만, 들여다보면 여자도 딴에는 남자에게 마음이 있었나 보다.
가사 내용과 상관없이 비 오는 날 옛날 노래 들으며 분위기 잡고 걸었다.
그날 포스팅 제목을 본 이웃님은 댓글로 '임종환의 그냥 걸었어'를 언급해 주셨는데, 역시나 딱 알아보신 거다.
내가 그날 어떤 노래에 취해서 휘청거렸는지를~^^
여자: 여보세요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해서
오랜만에 빗속을 걸으니 옛 생각도 나대
울적해 노래도 불렀어
저절로 눈물이 흐르대
너도 내 모습을 보았다면 바보라고 했을 거야
여자: 전화 왜 했어?
정말이야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정말이야 거짓말이 아냐
여자: 거기 어디야?
미안해 너의 집 앞이야
난 너를 사랑해
우~ 우~
여자: 다리 아프겠다... 비 많이 맞았어? 옷 다 젖었지?
나 그냥 갈까~
워~ 워~
정말이야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정말이야 거짓말이 아냐
여자: 거기 어디야?
미안해 너의 집 앞이야
난 너를 사랑해
우~ 우~
여자: 비 많이 맞았지? 한참 걸었겠다 어떡해
나 그냥 갈까
워~ 우워~
여자: 잠깐 기다려 나 나갈게
워~ 우워~
https://youtu.be/6bjcgtG45WE?si=owICRejxT0ewup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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