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장면 하나 없이 야한 어른들의 영화 <화양연화>
화양연화(花樣年華, 花样年华)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흔히 연기 잘하는 배우가 그렇듯 눈동자로도 연기를 하고 손가락으로도 연기를 한다.
<화양연화>의 장만옥이 그렇다.
몸의 곡선이 아름다워 치파오 입은 배우 중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이며, 보온통을 들고 가는 모습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도록 아름답다.
참고로, 중국은 초록색 의상, 특히 녹색 모자를 쓰면 바람 났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중국 여행할 때 절대 녹색 모자를 쓰면 안 된다.
영화에서 첸(장만옥)의 치파오는 차우(양조위)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절정에 다다를수록 점점 녹색이 많이 섞이게 된다.
미리 염두해두고 보면 첸(장만옥)의 치파오 색깔 변화를 통해 심경 변화도 엿볼 수 있다.
같은 날 이사 온 첸(장만옥)과 차우(양조위).
홍콩 서민의 주거환경이 그렇듯 닭장처럼 좁은 아파트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아파트 안에 있는 방을 세놓은 집이 아닌가 싶다.
그래야만 영화 속 첸과 차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음악 얘기를 해보자면, <화양연화> 왕가위 감독은 중경삼림도 그렇지만 영화 OST를 제작하지 않고 기존의 음악을 OST로 사용했다.
들여다보면 <화양연화> OST라고 알고 있는 음악은 사실 일본 영화 <유메지>의 테마곡이다.
며칠 전 요즘 화제의 드라마 <모범택시2>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거친 언행과 달리 짝사랑하는 왕따오지를 잊지 못하는 림여사 등장 씬에서 화양연화 OST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Yumeji's Theme>지만, 영화 <화양연화>에서의 바이올린 연주가 끈적끈적하고 에로틱해서 심장 오그라들게 했다면, <모범택시2>에서는 달콤살벌하게 들린다.
보기보다 순진한 림여사를
우롱(?)한 왕따오지가 잘못했네^^
그러게,
왜 게살을 발라줘설랑
심쿵하게 했냔 말이지~
"제일 잘생긴 쌔스개를 찾아라"
*쌔스개 = 미치광이
'[음악을 모으는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악을 모으는 사람] #50. 배따라기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34) | 2023.03.09 |
---|---|
[음악을 모으는 사람] #49.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4악장 (26) | 2023.03.08 |
[음악을 모으는 사람] #47. 이은상 詩 박태준 曲 <동무 생각> (34) | 2023.03.06 |
[음악을 모으는 사람] #46. Bizet <아를의 여인> 모음곡 2번 中 미뉴에트 (45) | 2023.03.05 |
[음악을 모으는 사람] #45. 사랑의 스잔나 OST <One Summer Night> (29) | 2023.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