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여름날의 추억, 제주 탑동 해변공연장

문쌤 2023. 4. 8. 12:52

아라리오 뮤지엄 옆에 있는 탑동 해변공연장.

몇 년 동안 연달아 여름휴가 때면 감사하게도 제주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열리는 '국제 관악제'와 겹쳐 귀 호강하는 휴가가 되곤 했다.

 

탑동이 공항과 가까워 거의 1분마다 비행기가 이착륙해서 너무 시끄럽지만 그 소리를 다 이길 정도로 관악기의 소리는 웅장하고 흥겹다.

 

언젠가는 비가 내렸지만 1회용 비옷을 입고 끝까지 공연을 본 적도 있다. 

이 공연을 위해 멀리 해외에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빈자리가 있으면 너무 미안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권유할 정도로 공연이 재미있기 때문에 그 매력을 잊을 수가 없다.

 

제주 국제 관악제에 호주 팀이 참가했는데 호주 사는 친구에게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다시피 했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니 친구는 한국 사람이고 관악제에 참가한 사람은 호주 팀인데 그 유명세마저 알 수 없는데도 그땐 호주 팀이 참가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친구와 연결 고리가 하나 더 생겨 기쁜 마음으로 수다 떨었다.

 

바로 앞이 넓은 광장인데 광장 사진이 한 장도 없다 ㅎㅎㅎ

자전거 대여점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놀거나 농구를 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도 대학생이 되었을 때까지 항상 자전거를 타고 놀았는데, 추억놀이 하면서 왜 광장 사진을 안 찍었는지 모르겠다.ㅎㅎ

대신 무채색에 가까운 흐린 하늘과 회색빛에 가까운 바다만이 크게 일렁이고 있다.

 

마당 귀에 

바람을 놓고

 

귤꽃

흐드러져

하얀 날

 

파도소리 드으며

긴 편지를 쓴다

      서귀포 / 詩 한기팔

 

상하이에서 제주도로 휴가를 온 적도 있다.

탑동에 있는 이마트에서 한국 식료품을 잔뜩 사서 돌아갔는데 공짜가 아닌데도 한국 식료품을 내 손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때가 있었다.

 

탑동과 칠성로 그리고 중문시장을 헤집고 다녔던 지난 여름날의 추억.

혼자가 아닌 함께 다시 가보자, 제주!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