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꽃잎에
그리움 싸서 보냈으니
달빛 밝은 날
펼쳐 보시어요
김도연 시인의 <작약꽃>으로 포스팅을 시작한다.
오늘 만보 걷기를 드림파크 야생화공원에서 했는데, 지금 야생화 공원은 작약이 주인공이다.
야생화공원을 걷고 있으니 꽃향기가 아닌 풀냄새가 진동한다. 풀을 베었을 때의 그 푸릇한 냄새.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서 풀베기 작업을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풀베기 작업을 하고 있을 때의 그 푸릇한 냄새를 좋아한다^^
아무 때나 맡을 수 없다. 모든 조건이 딱 맞아떨어졌을때 비로소 맡을 수 있다.
나무 이파리가 만들어 낸 그늘을 걷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산들산들 불어오니 발걸음도 가볍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꽃송이가 터질듯말듯한 작약을 눈여겨봤던 터라 설레는 발걸음으로 작약꽃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
역시나 햇빛 잘 드는 곳엔 벌써 작약꽃이 활짝 피었다.
카메라였으면 더 섬세하게 표현했겠지만 휴대폰으로도 작약의 아름다움을 담기에 충분하다.
조금 걷다보니 그늘진 곳은 아직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다.
긴 작약 꽃길은 양지와 음지에 따라 확실하게 차이가 있다.
몇 송이 핀 게 끝인가 싶었다.
아니다.
그리움 싸서 보낸 고운 꽃잎의 작약은 넓은 작약 꽃밭에 화려하게 펼쳐졌다.
작약 꽃밭은 내가 좋아하는 비밀(?)의 라일락 꽃길과 맞닿아 있다.
일부러 0.28km 라일락 꽃길을 걸으며 영상을 찍었다.
좋아하는 길이라 몇 번이라도 다시 할 수 있으며 그때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하필 오늘은 NG 없이 한 번에 성공~ ^^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그 어떤 방해 요소가 없으니 한 번에 성공한 영상이다.
이번엔 작약꽃밭에서부터 시작해 0.28km를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습지 공원 쪽이다.
혼자 하는 놀이치고는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상당히 재미있다.
조금 더운 날이었는데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그늘진 길을 걷는 일은 땡볕을 걷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
마음의 온갖 욕심이 다 사라지고 평온함에 이르는 길이다.
이곳에 앉아 편지를 보냈다.
고운 꽃잎에 싸서 보낼 수는 없었지만, 산들바람이 불고 마침 공원 내 스피커에선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가 흐르고 새소리가 들린다며 썼더랬다^^ (편지 받으신 분, 손~! ^^)
드라마 <도깨비>를 찍은 메타세콰이어 길도 한 장 찍고~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도 찰칵~!
아무렇게나 막자란것같은 붓꽃과 개망초.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흡사 유명 화가의 그림 속 풍경 같다.
내가 화가라면 이곳 어디쯤 자리 잡고 앉아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 싶다.
하루 만보 걷기를 위한 장소 중 한 곳이지만 날이 더해질수록 진한 초록의 세계로 들어가는 드림파크 야생화공원, 오늘도 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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