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으로 이사 온 후 이제 조금 동네에 눈을 뜨는 중이지만 대부분 공연장 위주로 알아가는 중이고, 인천 소재 산이나 둘레길은 선뜻 나서기가 늘 머뭇거려진다.
그중 내게 가장 멋진 이름으로 다가온 문학산.
동네에서 유명한 문장가나 시인이 나고 자란 곳이겠거니 짐작했는데, 세상에나~ 완전 오해하고 있었다.
문학산의 문학은 文學이 아니라 '큰 학'이라는 뜻의 文鶴이었던 것.
2023년이 다 저물기 전에 얼른 가보자,
쓔슝~^^

▶코스: 선학역 3번 출구 - 법주사(문학산 입구) - 길마산 전망대 - 문학산 정상 - 문학산 역사관 - 법주사
▶거리:5.1km
▶소요시간:2시간 15분(문학산 역사관에서 설명 듣기 포함)


지하철을 타고 선학역 3번 출구로 나왔다.
처음 가는 동네, 사람사는 게 다 똑같겠지만 그래도 처음 마주한 동네는 모든 게 낯설다.
문학산 가는 길은 서해랑길 95코스이면서 연수둘레길이기도 해서 몇 걸음만 걸어도 친절한 안내판과 화살표가 길 안내를 해주어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헤매지 않고 잘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

길을 못 찾는게 더 어려울 정도로 서로 길 안내 하겠다고 나선 많은 화살표를 보며 웃음이 나왔다.
(다른 길도 이렇게 친절하면 좋겠다~^^)

선학음식문화거리 끝 막다른 길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문학산 법주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때 왜 仙鶴山이라고 적혀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갈길이 바쁘니까 그냥 통과~^^

아직 '인천둘레길'에 대한 호기심이 덜 생겨서 반응 속도가 느리지만 인천둘레길 8코스 시작점이 법주사인 듯싶다.
문학산만 다녀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인천둘레길 8코스라니, 이러면 팔랑귀는 오늘도 엄청 갈등이 생긴다^^

법주사 담을 끼고 올라가면 바로 문학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이렇게 친절하면 살짝 의심이 갈 법도 하다.
어느 순간 모든 이정표가 사라지고 홀로 헤매게 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심각한 길치여서 등산이나 둘레길에서 길 잃어버렸을 때 제일 두려움;;)

어느 날 갑자기 실천할지 모를 일이니 연수둘레길 안내를 자세히 살펴봤다.
문학산에서 청량산으로 이어지는 코스인데, 문학산에서만큼 친절한 화살표만 있다면 헤맬 걱정 없이 해볼 만하겠다.


산책하듯 걷기 좋은 길이다.
문학산은 봄부터 리스트에 적어놓고 꼭 가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한겨울에 간 건 조금 아쉬웠다.
내년 봄 꽃 필 때 또 가면 되잖아~^^


혼자 덩그러니 서있는 귀여운 인천둘레길 마스코트.
분명 인천둘레길 8코스라고 적혀있었는데 걷는 동안 많은 표식 중 인천둘레길 표식을 못 보고 이제야 노란 마스코트를 만났다.

오늘도 여전히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만났다.
눈이 녹아서 적당히 질척거리는 땅이 오히려 걷기에 좋은 조건일 수 있겠다.

지옥의 계단.
끝이 없구나~^^


계단 끝에 만난 길마재 쉼터(전망대)가 쉬어가라고 한다.
멀리서 내려다보니 멋진 문학경기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문학경기장역'으로만 지명을 기억하고 있다가 문학경기장을 처음 봤다.
한눈에 봐도 멋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는 게 실감이 날 정도로 시야가 흐리다.
잘 보이지 않지만 안내판에 적힌 지명을 들여다보며 내가 아는 곳인지 살펴봤다.
안내판에 적힌 내용으로만 보자면 왼쪽엔 청라국제도시이며, 가운데엔 원적산과 계양산 그리고 오른쪽엔 인천대공원과 소래산이 있다.
오~ 아는 곳이 이렇게나 많아졌다니~^^
점점 동글동글하게 인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커다란 바위 뒤로 정성스러운 돌봄을 받고 있는 것 같은 소나무 한 그루가 덩그러니 서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사연을 알 수 없지만 트인 전망에 홀로 서있어서 오히려 더 돋보였다.


문학산만 생각하고 걸어서였을까?
인천둘레길 8코스 길마재고개(문학산성) 스탬프함이 있었는데도 그냥 지나쳤다.
정식으로 둘레길을 걷고 스탬프를 모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눈앞에 두고도 그냥 지나친 건 너무 아깝다~;;




문학산에서도 서해랑길 리본이 제일 열심히 길 안내를 하고 있다.
이렇게 친절하면 '서해랑길'로 마음이 기울어야 할까?

문학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익숙해서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초행길인 사람의 눈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이 안전 로프다.
튼튼한 로프가 잘 고정된 산도 있지만 일부는 손으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하거나 심지어 고정하는 지주목이 뽑힌 곳도 있는데, 문학산 일부 구간은 로프에 고무호스 같은 합성수지로 덧댔다.
손으로 잡아보니 튼튼한 로프의 역할은 그대로이면서 무엇보다 거칠지 않아서 좋았다.
(이 로프가 다른 지역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흔한 말로 '대박'이다.
부디 다른 산에도 이 로프가 보급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군사목적상 중요한 '문학 진지'로 개방시간이 정해져 있다.
*하절기:4월1일~10월 31일(오전 5시~오후10시)
*동절기:11월1일~3월 31일(오전 5시~오후 8시)


문학산 정상 도착(217m)
그동안 다녔던 산 정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운동장처럼 넓고 평평하다.


문학산 역사관 옆으로는 차량이 주차되어 있어 조금 걸어가 보니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었다;;
문학산 정상이 평평한 이유와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이유는 문학산 역사관에서 설명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다음 포스팅 예정)

원점회귀 하산길.
하아~ 계단;;
이렇게 긴 계단이 3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궂은 땅에서 계단은 차라리 감사하다.

질척거리는 길은 피하면 되지만 질척거리는 길 피하겠다고 낙엽이 쌓인 길을 걷다가 미끄러질 뻔한 게 10번도 넘는다.
기골이 장대해서 넘어지면 문학산이 흔들릴 텐데...
그러면 사람들이 지진인 줄 알겠지? ㅎㅎ


산속의 헬스클럽인 산스장.
음~ 통과! ^^

하산 후 에어건으로 먼지 털어내고 문학산 트레킹 끄읕~!!!
ps.
2024년엔 인천둘레길을 걸어볼까? 아니면 서해랑길을 걸어볼까?
그도 아니면 강화나들길을 걸어볼까??
'[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 새해 다짐 (0) | 2024.01.01 |
---|---|
[인천 가볼만한곳]눈 오는 날, 차이나타운~월미공원(12.30) (71) | 2023.12.31 |
[묵호 가볼만한곳] 도째비골 스카이밸리&해랑전망대(12.16) (0) | 2023.12.28 |
[인천 가볼만한곳]그대 발길 머무는 곳이 행복,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순환숲길) (81) | 2023.12.27 |
[인천 가볼만한곳]창밖을 봐~ 눈이 와~, 화이트 크리스마스 (ft.인천대공원) (96) | 2023.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