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인천 가볼만한곳]그대 발길 머무는 곳이 행복,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순환숲길)

문쌤 2023. 12. 27. 06:00

'무의도'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냈는데 세어보니 1년에 고작 서너 차례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애정이 과하다고 생각했던 게 착각이었나 보다.
 
그럼 무의도 하나개로 가서 나의 애정도를 테스트해보자, 쓔슝~^^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의 실체를 고발합니다. | 보배드림 베스트글

수도권에 사신다면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을 모르시는 분은 많이 없으실꺼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자주 방문하시고 쉬었다가 오실꺼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런 하나개

www.bobaedream.co.kr

무의도 하나개를 좋아하다 보니 아무래도 뉴스나 기사가 나오면 유심히 보는 편이다.
 
최근 하나개 해수욕장 내 시설물이 전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불법 건축물이라는 글을 접하고 내심 놀랐던 적 있다.
 
오늘 하나개 해수욕장 들어가는 입구를 보니 돌에 빼곡히 적힌 '하나개유원지 회원' 명단이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하나개 해수욕장 입구 공영주차장 완공(중구청) 기사만 뜨고 불법 건축물에 대한 기사는 뒤로 빠졌다.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어서 아직까지 맨발로 갯벌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나는 맨발 걷기 입문하자마자 찬바람 불어서 잠정 중단 상태인데,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다.
 

 

 

맨발로 걷고 있는 한 아주머니에게 춥지 않냐고 물었더니 전혀 춥지 않단다. 내게 직접 해보라고 권하기까지 했다.
 
신발을 벗고 시도해 볼까 생각하다가 그만뒀다.
 
추위에 약한 체질인데 무리했다가 오늘 일정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개 해수욕장 입구에서부터 해상탐방로를 바로 가는 길이 있지만, 갯벌 쪽으로 발을 들여놓은 상태라 파란 이젤 뒤 지름길로 들어섰다.
 

 

 

다리를 건너서 화살표 방향대로 '환상의 길 시점' 무의도해상탐방로로 향했다.
 

하나개 해수욕장 갈 때마다 해상탐방로 입구에 서면 마치 베일에 싸인 행복의 문이 열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서 오세요~"하는 환영 인사가 들리는듯한 착각이 드는 곳이다.
 
하나개 해수욕장 입구 바로 옆이건만 지형 때문에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나개 해수욕장은 해루질 사고가 빈번할 정도로, 바닷물이 빠르게 들어와 크게 파도치는 모습은 낭만보다는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12개의 기암괴석이 있지만 해식동굴 외엔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고?

 

 

간조일 땐 몰랐는데 물이 들어찬 바닥 뚫린 다리는 꽤 무섭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장자리로 걸었다.
 
휴대폰 떨어뜨리면 끝이다.
이땐 휴대폰을 안전하게 주머니에 넣고 걸었다^^
 

해상탐방로 끝에 있는  작은하나개 바위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호떡, 요게 요물이다.
하나개 해수욕장 입구에서 '먹고 싶지 않지만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는 냄새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비닐봉지에 담아달라고 했다.
 
따뜻할 때 먹으면 더 맛있겠지만 식어도 상관없다.
 
보온병에 담아 온 생강차와 호떡,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망중한 즐기기에 딱이다.
 

한 손에 호떡, 한 손에 휴대폰 들고 영상 찍기.
 
일어나기 싫어서 바위에 앉은 채로 휴대폰 영상을 찍는 게으름의 극치 ㅎㅎ
 

계단을 따라 숲길로 걸어가 보자.
 
그동안 호룡곡산 등산을 하거나 맨발로 갯벌 걷기만 했었는데 오늘은 일부러 숲길로 걸었다.
 

해상탐방로를 걸어서 하나개 해수욕장까지 다시 되돌아갈 수도 있지만 숲길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화살표에 적힌 정보에 의하면 하나개 해수욕장까지 1.18km 정도여서 산책하듯 걸으면 되는 길이라 조금 싱거울 수도 있다. 
 
마음을 바꿔서 호룡곡산으로 가는 길을 택할 수도 있지만 오늘은 얌전히 숲길로 향했다.
 

잘 다듬어진 좁은 길도 마음에 들고 앙상한 나무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해상탐방로도 숨은 그림 같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해상탐방로가 멋진 그림처럼 펼쳐졌다.
파란 하늘에 한 조각 구름이라도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요즘 날씨로 이만하면 괜찮다. 
 
'혼자 보기 아까운, 그러나 아무에게나 알려주고 싶지 않은' 이상한 이중적 심리를 갖게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차와 호떡을 먹었어야 했는데... 아, 조금 전에 너무 성급했다;;
 

늘 그렇지만 내가 눈으로 본 걸 카메라가 담아내지 못한다.
이럴 땐 그저 눈으로 감상하는 수밖에...
 
해넘이가 아름다운 장소인데 해가 지도록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보온병에 생강차 말고 커피를 담았어야 했다.
이 멋진 풍경엔 커피가 가장 잘 어울리는데^^
 

 
숲길로 들어서면서부터 어르신 세 분과 함께 걸었는데, 한 분은 힘들어하셔서 뒤에서 밀어드리고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드렸다.
 
"쭈글쭈글한 얼굴, 사진 찍어서 뭐 하게" 하시더니 막상 찍어드린다고 하니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셨다.
 
찍고 나서는 "나 여기 왔다고 아들한테 자랑해야지"하며 휴대폰 사진 보느라 나는 이미 관심에도 없는 투명인간이 되었다.
 
이곳까지 어떻게 오셨는지 궁금했지만 꼬리를 물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사진만 여러 장 찍어드리고 먼저 자리를 떴다.
 

숲길을 빠져나와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맨발로 걷는 사람들. 
 
해넘이를 보고 싶었는데 이때까지도 '회식' 소식이 없다.
집에 밥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일찍 철수했다.
 
2024년엔 '밥'으로부터 해방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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