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상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다.
안전 안내 문자가 오니 더 움츠러든다.
안내 문자 핑계 대고 외출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 그런데 몸이 찌뿌둥~하다.
오늘의 할일
*요가
*농협로컬푸드
*도서관 책 반납 및 대출
하루 일과가 굉장히 심플하다.
대신 운전하지 않고 걸어 다니기로 했다.
'일상에서 만 보 채워봐?'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중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롱패딩에 모자 쓰고 넥워머로 감싸 눈만 빼꼼히 내놓는, 마치 은행 털러 가는 모습이지만 요가만 다녀와도 왕복 4,000보를 걷게 된다.
요가 끝나고 농협 로컬푸드에 들러 필요한 식자재를 사서 배달 주문했다.
요즘 식구들이 귤만 집중 공략해서 4일에 5kg 1박스씩 해치우고 있다.
우리집엔 농협에서 파는 꾸덕꾸덕한 요거트 맛에 길들여져 매일 1리터씩 해치우는 식신들이 있다. 요거트가 없다고 하면 애들이 실망하기 때문에 요거트 때문에라도 로컬푸드를 가야 한다.

오후엔 도서관이다.
또 중무장한 채 외출했다.
우리집 근처에 도서관이 두 군데 있는데, 서로 휴일이 달라서 한 군데 쉬는 날이어도 다른 도서관에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 타고 갈까 고민했으나 요즘 걷기에 소홀한 것 같아 걸어가기로 했다.


도서관 휴일이다.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반납기에 반납하면 된다.
다른 도서관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어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눈만 빼꼼히 내놓고 걷는데 매서운 칼바람이 눈동자를 할퀴는 것처럼 춥다.
얼마나 추운지 눈에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옆동네 도서관 도착~

도서관에 가면 1층에 있는 신문 잡지 코너에 들르는 게 국룰이다.
활자에 익숙한 어르신들은 신문 읽고 계시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나 역시 휴대폰으로 보는 것보다 활자로 보는 게 더 편해서 펼쳐놓고 훑어보는 편이다.

잡지 코너는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참새방앗간이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도서관에서 정기구독한다고 하는데, 다른 동네는 골프 잡지가 있는 반면 이 동네 주민들은 <월간山>이 표를 많이 얻었나 보다.

아직 손때 타지 않은 <신간코너>를 가는 걸음은 설렘 가득이다.
직접 책을 구입하게 되면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고르고 읽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면 책을 구입하려고 했을 때 절대 선택하지 않을 신인 작가의 책이나 좋아하지 않는 장르 또는 신생 출판사의 책들도 한 번씩 읽어 볼 기회가 있어서 좋다.

언제나처럼 시집도 한 권 선택했다.
아직 한 번도 펼쳐진 적 없는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표지에 적힌 '웃는 버릇'을 살짝 펼쳤다.
"참 착하게 생겼다."
처음 만난 사람이 나를 보며 말한다
"진짜 잘 웃는다."
가끔 만난 사람이 나를 보며 말한다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 않아서
그늘진 나를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냥 웃는다
더 활짝 웃는다
웃고 있으면
괜찮은 줄 안다
아플 때도
슬플 때도
심각할 때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화를 내야 할 때도
얼굴은 웃는다
웃는 버릇/ 詩 김응


각기 다른 책이지만 두 권 모두 반 고흐의 그림과 관련한 글로 채워졌다.
지난번 반 고흐 전시장 가기 전에 이 책들을 읽고 갔다면 좋았을 텐데... ^^

오늘도 딱 세 권만 빌렸다.
더 이상 빌리면 감당할 수 없다.

생활 속의 걷기.
동네 한 바퀴 걸었더니 금방 만 보가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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