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걷는 즐거움]

[2024 걷는 즐거움] 원적산과 장수산을 걷다, 인천둘레길 3코스 7.37km(03.04)

문쌤 2024. 3. 5. 06:00

산악회 이름을 걸었으니 이제 빼도 박도 못하고 인천둘레길 완주를 하게 생겼다.
 
마음먹기가 어려울 뿐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기 때문에 오히려 완주증 받을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연휴 동안 가족 모임에 참석하느라 먹고 놀고 자는 만년 백수의 길로 들어섰다가 다시 빠져나오려니 몸이 찌뿌둥하다.
 
이럴 땐 걷는 게 최고다. 
3월은 인천둘레길 3코스로 시작해 보자, 쓔슝~^^
 

 

 
▶오늘의 코스: 인천둘레길3코스(03.04)
▶ 이동경로: 세일고 - 석남약수터 - 원적정 - 원적산 장수산 연결다리 - 원적산 공원 - 백련사 - 세일고
▶ 소요 시간: 2시간 8분
▶길안내/기록: 트랭글, 리라이브

▶ 참가자:구갑룡산악회

 

이미 몇 차례 선행학습 한 원적산이 인천둘레길 3코스였다니 무척 반가운 코스다.
 
사실 원적산에서는 다른 실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3코스를 먼저 걷게 되어 한번 더 걷는 즐거움을 얻게 된 셈이다.
 

세일고 버스정류장에서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앞으로 걸어가서 터널을 지나가는 게 정상적인 3코스였다.
 
시작부터 헷갈리게 한다.
 

터널을 빠져나와 숨겨놓은 팻말을 찾을 수 있다면 인천둘레길 3코스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곧장 오른쪽 숲길로 걸었다.
 

'철마산 물웅덩이'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지만 현재는 흔적만 남아있을 뿐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길이 여러 갈래여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한 여인은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등산이 취미였다면 앞에서 왔다갔다하는 내가 궁금해서라도 한 번쯤 봤을텐데 산자락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걸 보면 등산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고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그녀는 내가 눈에 들어올 리 없고 내 말이 들릴 리도 없다.
 
트랭글이 알려준 대로 마가의 다락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는 곳이 나올 법도 할 텐데 전혀 새로운 길이다.
3코스 시작할 땐 '원적산' 이름 하나 믿고 자신감이 생겼었는데 또 간이 콩알만 해졌다.
 

드디어 내가 아는 석남약수터가 나왔다.
역시 선행학습 효과가 있나 보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어랏?
 
원적산 둘레길로 연결된 코스가 아니라 석곶체육공원을 지나 석남배수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천둘레길 3코스는 내가 좋아하는 원적산 둘레길이 아니었다.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기겠는걸? ^^

 

 

석남배수지에서 곧바로 원적정을 향해 올라갔다.
원적정은 딱 한 번 왔던 곳인데, 그땐 인천둘레길이나 스탬프에 관심이 없었다.
 
원적정 앞 스탬프 함에서 인천둘레길 3코스 스탬프를 찍고 원적정에 올라 시내를 둘러봤다.
 

그림 같은 산그리메가 펼쳐지길 기대했다면 너무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런 거 없다.
 
오늘 미세먼지가 많았나?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
 
'구갑룡 산악회'
이래 봬도 막지은 이름이 아니다.
 
산악회 이름을 지으려고 고민하다 혹시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했다.

네이버를 찾아봤더니 추천 산악회 이름으로 산과 관련한 이름 혹은 꽃 이름이 대부분이었다.
 
그중 눈에 띄는 추천 이름이 있었는데 0.5초 늦게 빵 터져서 키득키득 웃었다.
 
누군가 "친구들과 등산을 하려고 하는데 산악회 이름 추천 부탁드려요"하는 질문에 추천하는 산악회 이름은 바로바로~~
.
.
.
 
'이 산이 아닌개벼 산악회'
 

 
 

썰렁한 얘기는 그만하고 다시 걷기로 하자~^^
 

누군가 도구를 들고 바닥에 앉아 돌탑 주변을 다듬고 있었다.
이렇게 정성 들여 돌탑을 쌓은 걸 보면 무슨 사연이 있어 보인다.
 
평소 같으면 궁금한 점을 물어봤을 텐데, 무심히 작은 돌 하나 집어서 돌탑에 올리고 이내 갈길을 재촉했다.

물어볼걸...
 

장수산 연결다리로 향했다.
 
괄호에 '벚나무동산'이라고 적힌걸 보니 벚꽃이 꽤 예쁜 곳인가 보다.
벚꽃 필 때 꼭 다시 걷고 싶다.
 

긴 그림자 앞세우고 걷기~^^
 

아~ 알았다!!!
 
반년 전에 3시간 동안 원적산 둘레길을 걸었을 때 들머리가 바로 이곳이었던 것.

너무 반가워서 소리 지를 뻔했다~^^
 

인천둘레길 3코스는 2개의 산을 걷는 모양이다.
원적산을 지나 이번엔 장수산이다.
 
연결다리를 지나자마자 부드러운 황톳길이 펼쳐졌다.

몇몇 분은 맨발 걷기를 하고 또 몇 분은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황톳길이 길지 않으나 파워워킹할 게 아니라면 제법 잘 다듬어진 산속에서 느리게 맨발로 걸어도 좋을것 같다.
 

내가 아는 만수산 무장애나눔길과 유사하게 생겨서 잠시 착각했다.
 
언젠가는 장수산 무장애숲길을 걸어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스치듯 지나가고 다음에 정식으로 다시 걸어봐야겠다.
 

장수산 무장애숲길이 참 마음에 든다.
비단 이 길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담해서 걷기 좋은 길이다.
 
지금은 삭막하지만 꽃피고 새순 돋아나는 봄이면 더없이 걷기 좋은 길이 될 것 같다.
 

당신만이 느끼고 있지 못할 뿐
당신은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데스몬드 투투-

 
 

팻말에 새겨진 글귀를 읽으며 걸으면 심심할 겨를이 없다.
 
잠시 쉬어갈 겸 검색 찬스를 썼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성공회 대주교였던 데스몬드 투투는 인종차별과 인권탄압에 맞서 싸운 공로를 인정받아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데스몬드 투투의 말대로 나는 매우 특별한 사람이므로 에어건으로 신발과 바지에 묻은 흙먼지를 제거했다^^
 

산에서 내려와 흙먼지털이기를 지난 후부터 둘레길 팻말이나 리본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트랭글이 빼~액 거리지 않는 걸 보니 제대로 잘 걷고 있는 게 맞다.
심지어 매콤 코다리 식당이 있는 삼거리 부근에 다다르자 '배지 획득'했다고 알려주었다.
 

원적산 공원 남문~ 백련사 ~ 원적산 체육공원을 지나며 그대로 세일고등학교 앞으로 가는가 싶었다.
 
그러나 원적산 체육공원 바로 앞에 인천둘레길 마스코트가 있다.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고???
 

 

마지막까지 남은 에너지 쥐어짜듯 산길을 돌아서 인천둘레길 3코스 들머리인 세일고 앞으로 원점회기했다.
 

 

수고했다, 리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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