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플라스틱 쓰레기, 고민 돼요

문쌤 2022. 6. 14. 22:11

사진 출처 : KBS 뉴스

한국인 한 명이 1년 동안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무게 무려 88kg이라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배달, 포장음식이 무게를 더한 것도 이유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자유롭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는 동네가 있는 반면,

특정 요일에만 분리수거 배출이 가능한 동네도 있다.

 

우리집은 토요일과 일요일만 배출이 가능하다.

토요일이라고 해서 아침부터 버릴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기를 제외한 공간이 협소하여 부득이 주차장 서너 칸을 더 사용한다.

다시 말해 주차된 차량이 빠져나간 후부터 분리수거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눈치껏 빠져나간 차량들로 인해 토요일 늦은 오후부터 버릴 수 있다 보니 

토요일 아침에 1박 2일 일정으로 집을 비우게 되면 분리수거 날짜를 놓치게 된다.

 

이렇다 보니 매일 쌓이는 플라스틱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할 정도다. 

 

 

 

우리 집 한 켠에 쌓여있는 생수병들...

 

지지난주,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며 분리수거 날짜를 놓친 플라스틱은 분리수거통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쌓였다.

그리고 지난주 일요일,

드디어 분리수거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맞아떨어졌다.

플라스틱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배송된 물건 포장 박스며 비닐, 스티로폼 상자까지 분리해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위층에서부터 타고 내려오는 어르신 두 분이 계셨다. 

우리 집 쓰레기를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요즘엔 플라스틱이 너무 많아"

직설적으로 말씀하시지 않고 좋은 말로 돌려서 말씀하셨다.

배우신 분이다.

 

친정어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우리 같은 노인네는 쓰레기 버릴 일이 거의 없는데 젊은 사람들은 너무 많이 버리더라"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어르신들도 돌아서면 친정어머니처럼 말씀하시겠지?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변명 아닌 변명을 해야만 했다.

"지난주에 집에 사람이 없어서 쓰레기 버리는 날짜를 놓쳤더니 2주일 만에 이렇게 쌓였네요."

 

두 분 중 한 분이 

"한 알 먹으면 배부르는 그런 알약이 개발되면 좋겠어"

라고 하셨다.

 

"그러게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딱히 할말이 없어 그렇게 맞짱 구치며 분리수거장으로 향했다.

 

함께 분리수거장으로 가던 아들은 기어코 싫은 소리 한마디 했다.

할머니들의 간섭이 싫은 것이다.

 

 

 

분리수거장에서 플라스틱을 버리다 보니 생수병이나 30개짜리 달걀판 뚜껑, 도토리묵 케이스 등만 있을 뿐

그 외 음식 포장 용기는 하나도 없었다.

 

배달 음식을 전혀 안 시키기 때문이다.

 

그랬다. '한 알 먹으면 배 부르는 알약' 얘기는 

'젊은 사람들이 배달 음식을 많이 먹으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저렇게 많이 나왔을 것'이라는 짐작에서 비롯된 말이었다.

 

약간 억울한 면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우리집에서 플라스틱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사실이다.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다시 정수기를 설치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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