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되지 왜 비싼 돈 주고 사 먹냐?"
친정 엄마는 간단하게나마 외식하자고 하면 꼭 이런 말씀을 하시며 외식 말 꺼내기도 전에 미리 시장에서 싱싱한 재료를 사두셨다.
"편하게 밖에서 사 먹읍시다~!"
나의 반응은 늘 이랬다.
아... 여기까지 써놓고 도대체 태국 이야기로 어떻게 돌아가려고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 지우고 다시 쓰려다가 어떻게든 이어서 써보려고 한다.^^
왜냐면, 제목을 먼저 쓰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편인데 태국 식당 다녀온 이야기 쓰려다가 난데없이 친정 엄마를 소환하게 돼버렸다. ㅠㅠ
우리나라 주변 나라들은 한 번쯤 발을 담근 적 있는데 태국은 가 본 적 없다. 가 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해 본 적 없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다.
코로나 전 주변 지인들이 태국 여행 다녀왔다고 해도 여행을 갈망하는 불꽃이 튀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나영석 PD의 tvN '뿅뿅 지구오락실'이 태국에서 예능을 찍고, 내가 좋아하는 여행 유튜버들이 태국에서 한달 살기를 영상으로 보여주니 드디어 태국 여행에 대한 불씨를 당기게 되는가 보다.
태국 가기 전 일단 태국 음식을 맛보자!
그래서 리움 미술관(9월11일 포스팅) 가기 전에 미리 예약한 이태원 태국 음식 전문점 '쏭타이'에 가게 되었다.
골목길에 위치해 있지만 초록색 외관이 눈에 확 들어왔다.
독특하게도 건물 바깥에 있는 계단을 통해 2층에 올라가니 이미 만석이어서 3층으로 안내를 받았다.
2층 한쪽 벽면엔 유명인들의 사인으로 가득 채워졌다.
안내받은 3층 창가 쪽으로 자리에 앉았다. 실내 분위기는 화려했다. 샹들리에며 전체적인 색감들 말이다.
넓디넓은 공간을 상상했다가 좁은 식당 내부여서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긴 이태원 땅값을 모르니 이런 허무맹랑한 생각을 할 수 있지, 알면 까무러칠 테니 알고 싶지도 않다.
자, 주문을 해보자~
입소문 자자한 태국 음식 전문점이니 맛은 보장될 테고, 가격은... 후덜덜하구나 야~! ^^
팍붕화이뎅(모닝글로리)
풋팟퐁커리(꽃게 넣은 카레)
텃만꿍(새우튀김)
똠양꿍(시큼한 국물)
팟타이(볶음면)
땡모반(수박주스)
사이다(우리가 아는 그 사이다 ^^)
음식 주문은 끝났으니 태국 음식 처음 먹어본 입맛 촌스러운 아줌마 식으로 표현해보자.
이름도 어려운 팍붕화이뎅은 향기 안 나는 미나리 같은 풀떼기다. 마늘 후레이크는 고명?
김치가 없으니 유일하게 느끼함을 잡아준 음식.
풋팟퐁커리는 주문하면서도 "딱딱한 꽃게를 어떻게 먹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풋팟퐁커리에 들어가는 꽃게는 소프트 크랩이라 이름 그대로 껍질이 얇고 아주 부드러워서 껍질까지 먹을 수 있었다.
'쏭타이'에서 가장 내 입맛에 맞았던 텃만꿍은 새우를 다져서 돈가스처럼 튀긴 음식이다.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딸내미가 한 입 먹고 숟가락 내려놓은 똠양꿍은 친해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음식이었다.
어디서도 먹어본 적 없는 맛인데 아까우니 먹게 되더라.
몇 번 더 먹게 된다면 충분히 익숙해질 수 있는 맛이다.
팟타이 = 볶음면.
땡모반은 수박주스에 소금 약간 넣은 맛?
글 첫머리에서 친정엄마를 소환한 이유가 바로 이 땡모반 때문이다.
수박주스 넘 비싼 거 아냐?
"2만 원짜리 수박 한 덩어리 샀으면 집에서 수박주스 실컷 만들어 먹었을 텐데..."
혼잣말처럼 했는데 애들이 듣고는 핀잔을 했다.
내가 우리 친정엄마에게 했던 말처럼... ㅎㅎㅎ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의외로 물컵(?)이었다.
물컵을 예쁜 유리잔으로 주는 식당이 흔치 않다 보니 물컵에서 감동(?) 받게 될 줄이야...^^
화려한 태국 음식에 젊은이들처럼 화려한 글빨과 사진빨로 치장하면 좋으련만 촌스런 아줌마 입장에서 솔직하게 느낀 대로 적어봤다.
★장점(순전히 내 주관적인 생각임)
음식 맛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음식마다 데코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서양란 꽃 한 송이 좋아요~
실내 분위기가 몽롱하면서도 정갈하다.
직원들이 친절하다.
★단점(순전히 내 주관적인 생각임)
유료 주차(진짜 놀람)
생각보다 비싼 음식 가격(놀람)
좁은 실내(놀람)
이태원 동네 어딜 가나 쓰레기가 어마어마하게 널려있음(진짜진짜 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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