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맨발걷기 전문가들에 의하면, 굳이 황톳길에서 맨발 걷기를 하지 않고 맨발로 땅을 딛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하루 10분 정도씩 꾸준히 해도 접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영상 속 정보는 머리로 이해하고 생각난 김에 내가 아는 황톳길로 가봐야겠다~^^
전날 비가 내려서 딱딱하게 굳은 황톳길은 적당히 촉촉할테고, 황톳물 웅덩이도 생겼겠지?
운동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했는데, 반나절 황톳길에서 놀아볼까?
쓔슝~^^
승기천과 선학아파트 사이에 있는 편도 700m 승기천 황톳길은, 1년 전 처음 알게 된 후 내가 정한 '맨발걷기 명소' 중 한 곳이다.
'황톳길'은 구입 및 유지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어서 요즘 새로 만들어지는 맨발 걷기 길은 마사토를 사용하는 곳이 많은데, 승기천은 인천에서 보기 드문 황톳길이어서 좋아한다.
전날 내린 비로 황톳길은 그야말로 물 웅덩이로 변해버렸다.
이게 바로 황토 족욕???
황톳물을 헤치고 앞으로 나가보자~!!!
승기천 황톳길이 두어 달 사이에 조금 바뀌었다.
없던 난간이 새로 생긴 것.
처음 승기천 황톳길을 걸을 때부터 '세족장 근처는 미끄러워서 자칫 방심하다가 넘어질 수 있겠다' 생각 했는데, 아무래도 같은 생각들이 모아졌나보다.
승기천 황톳길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러웠다.
앗!
1/3 정도 걸었는데 공사 안내 간판이 길을 막고 있다!!!
아이고, 이런 전개는 계획에 없던 건데~
공사 때문에 진입할 수 없다니 어쩔 수 없다.
공사 구간을 뺀 짧은 거리를 오가는 수밖에...
'공사 안내' 입간판이 있는 지점까지 왕복으로 걸으면 보폭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걷게 된다.
그런데 분명히 같이 출발했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니 공사 안내 입간판 뒤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던 것.
공사기간이라고 적혀있는데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공사가 거의 다 끝나서 들어가도 된다고 했단다.
아~ 왜 이제 알았을까??
승기천 황톳길의 하이라이트는 나무가 우거진 황톳길을 걷는 것인데 이 즐거움을 놓칠 뻔했다.
승기천 황톳길은 양쪽 끝에 세족장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신기하는 것 중 하나가, 카페에서 테이블 위에 휴대폰이나 노트북만 올려놓고 자리를 비운다(실은 자리 맡아놓은 거)며 놀라워한다는 것.
황톳길도 마찬가지다.
신발과 가방을 올려놔도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암묵적 믿음.
보기만 해도 편안하다^^
빗물과 잘 반죽된 황토를 밟으면 발바닥이 간질간질해서 어릴 적 찰흙놀이하는 것 같다.
그마저 재미없으면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황토 위에 발만 까딱까딱~^^
청와대 견학 갔을 때 받은 작은 수건.
어디에 쓸까 했는데 딱이네~^^
걸으며 쉬며 두어 시간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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