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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습지생태공원]Ep.1 맨발로 걸으며 밀당의 고수와 술래잡기(with.방게, 밤게)

문쌤 2024. 7. 15. 06:00

'소래습지생태공원'하면 가장 먼저 '빨간 풍차'와 '소금'이 떠오르는데, 최근 갯벌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물론 염생식물인 칠면초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기사도 접했지만, 뙤약볕 아래 직접 걷고 눈으로 보며 확인해보고 싶었다.
 
낮 기온 30도쯤은 갈까 말까 고민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생명이 살아 숨쉬는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맨발로 걸어보자, 쓔슝~^^
 

 

소래습지생태공원은 갈 때마다 둘레길을 걷거나 풍차 보러 가는 게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생태전시관 앞 갯벌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나의 관심사 중 하나인 맨발 걷기라면 또 달라진다.

급격히 호기심 발동~^^
 

갯벌에서 맨발로 걸은 후 발은 어떻게 씻나 궁금했는데 쓸데없는 기우였다.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이 두 군데나 있었기 때문이다.
 

갯벌이라고 해서 발이 빠지거나 질척거리는 게 아니라 흡사 단단한 흙길과도 같았다.
 

예전부터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이 조성되었던가?
 
넓은 갯벌 위에 한 사람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닦여진 길이 제법 길게 이어졌다.
 
어른들은 맨발 걷기를, 어린아이들은 갯벌 체험으로 즐거운 여름 한낮을 즐기고 있었다.
 

그럼 우리도 본격적으로 맨발 걷기를 해볼까?
 

위에서 내려다봤을 땐 시력이 안 좋아서 갯벌 상황이 어떠한지 짐작조차 못했다가 신발과 양말을 벗고 갯벌에 발을 딛고 보니 온통 게 천국이었다.

너무 예쁘고 신기해서 사진을 찍으려고 시도했지만 여간해선 제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집으로 쏙 들어가버리기 일쑤.
 

그중 겁이 없거나 '똘끼' 충만한 아이들은 슬금슬금 기어 나와 눈치를 살피곤 했다.
 

여름 한낮 땡볕에 그늘 한 점 없는 갯벌을 걷고 있는데, 경력자들은 그늘 아래(데크 기둥) 앉아서 묽은 갯벌에 발을 담그고 담소를 나누거나 음악을 듣고 있었다. 
 
역시 어딜 가든 경력은 무시할 수 없다^^
 

다시 갯벌을 걸었다.
 
제법 질척거리는 곳엔 다양한 종류의 게들이 그야말로 바글바글~.
 
발소리도 안 들리게 조심조심 걷고 숨도 쉬지 않고 조용히 쪼그리고 앉았건만 눈치 빠른 아이들은 소리 없이 도망가버렸다.
 

이번엔 인내심을 갖고 얘네들이 밖으로 나오길 기다려보기로 했다.
 
쉿~!
그중 눈에 띄는 움직임...
 
두 마리가 한 쌍처럼 움직였다.
 
숨소리마저 죽이고 손을 뻗어 조심조심 카메라만 내밀었는데 내가 너무 믿었나 보다.

순식간에 집으로 쏙~^^
 

겁 없이 내 앞에서 먹방을 하는 빨간 게(이름을 모름).
 
간혹 '먹방 채널'을 보며 대리 만족을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 있으나, 갯벌에서 먹방 하는 게를 보며 힐링하기는 또 처음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들여다봤다~^^
 

처음 소래습지생태공원을 갔을 때 갯벌 위에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칠면초를 잊을 수 없다. 
 
아직 시기적으로 조금 이르지만 붉게 물드는 9월쯤이면 칠면초가 장관을 이룰 것 같다.
 

집으로 들어가려는 아이들 붙잡고 찰칵~^^
 

다들 갯벌 속 크고 작은 제 집 하나씩 갖고 있는데 이 아이는 빌딩을 갖고 있다.
 
역시~
어느 세계든 가진 자들은 있기 마련이다~^^
 
빌딩 소유주인 빨간 아이는 사진상 표현이 잘 안 되었지만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 있는 나와 대치 중이다.
 
집으로 들어가지도 그렇다고 화끈하게 나오지도 않고 그저 문 앞에 발을 걸치고 있다.
 
밀당의 고수~^^
 
 
 
 
 
 
 
 

ps.
예전 사진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칠면초 군락지가 훼손된 건 맞다.
하지만 '동·식물이 공존하는' 곳 한켠에 '인간'도 함께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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