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은 장봉도와 무의도가 제일 좋다고 수시로 홍보하고 다녔는데, 약 한 달 전 아는 언니가 "덕적도에 가봤냐"라고 물었다.
덕적도에 안 가봤으면 인천에서 섬 여행 다녔다고 말하면 안 된단다.
그러던 중 감사하게도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인천 섬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팔미도'에 이어 낭만 가득한 백패킹의 성지, 옹진군 덕적도 탐방을 가게 되었다.
생각한 대로 이뤄지는 거 실화???
즐거운 마음으로 쓔슝~^^
인천항여객터미널~덕적도 진리항(05.28)
인천항여객터미널이
어디 있나요? ㅠㅠ
유일하게 아는 삼목선착장이 아니라면 인천 사람이지만 인천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헤맬 수밖에 없다.
인천항여객터미널 찾느라 헤매다가 아슬아슬하게 도착~
히유~^^
코리아스타를 타고 1시간여 만에 덕적도 진리항에 도착했다.
덕적도 선착장엔 '2012년 행정안정부가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 BEST10'에 선정되었다는 문구와 함께 '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섬, 덕적도'가 여행객을 반겼다.
서포리 소나무숲길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서포리 소나무숲길.
덕적도에 대한 정보를 모른 상태에서 탐방길에 올랐기 때문에 섬의 규모와 특성에 대해 잘 몰랐는데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모두 감탄했다.
'소나무숲길'답게 하늘 높이 곧게 뻗은 수려한 소나무는 옹진군청의 관리를 받고 있는 덕적도의 귀한 나무다.
소나무 사이를 걸으면 바람 부는 방향으로 솔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기분 좋은 산책길이다.
소나무숲길은 자연스럽게 최분도 신부 공적비로 이어졌다.
덕적도 성당 관계자님은 덕적도의 지난했던 시절 부임해 온 최분도 신부님의 업적을 설명해 주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서해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최분도(베네딕트 즈웨버 Benedick Zweber, 1932~2001) 신부님은 미국에서 태어났다.
1959년 한국에 와서 인천 연평도 주임신부로 재직하셨으며, 미군 중고 함정을 개조해서 병원선을 만들고 문갑도, 울도, 백아도 등을 돌며 수많은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했다.
그는 1966년 덕적도 성당으로 부임했으며 덕적도에 60개의 병상을 갖춘 '유베드루' 병원을 개원하여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를 치료했다.
신부님이 덕적도를 떠나는 1976년, 덕적도 주민들은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서포리 소나무숲에 최분도 신부님 공적비를 세웠다.
서포리 해수욕장
서포리 해수욕장은 서해 바다의 상징과도 같은 갯벌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고운 모래가 넓게 펼쳐져 있고 맨발로 걸어도 좋을 만큼 보드랍다.
짠물이 스며든 모래땅에 보리사초, 개씀바귀, 순비기, 메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썰물 때면 나타났다가 밀물 때면 사라지는 풀등이 아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마냥 모래 위를 걸어도 좋고 찬란한 햇볕 아래 멍 때려도 좋은, 섬에서 발견한 낯선 아름다움이다.
능동 자갈마당
서포 1리에서 버스를 타고 북2리에 도착했다.
서포리 해수욕장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우리를 맞이했다.
작은 해안은 온통 굵고 동그란 자갈로 가득하고 촛대바위가 고고하게 서있었다.
서해바다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고 투명한 바다는 채도를 높여가는 산과 너무 잘 어울렸다.
이렇게 또 한 번 덕적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했다.
소야도 탐방
점심식사 후 버스는 덕적소야대교를 달렸다.
덕적도와 소야도를 잇는 1,137m의 덕적소야대교는 2018년에 완공하여 섬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한편 소야도의 아름다움을 아는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소야리 어촌계장님으로부터 소야도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함께 소야도 바다갈림길(1.3km) 탐방에 나섰다.
마침 썰물 시간이어서 드러난 길을 따라 작은 섬까지 걸어갔다.
사진을 찍는 사람, 물수제비를 뜨는 사람,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걷는 사람, 미역을 따는 사람...
모두들 아름다운 소야도에 반해 각자의 방식으로 추억을 만들었다.
잠시 앉아서 맑고 투명한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끔 생각이 많아져서 머리가 아플 때가 있는데 이곳에선 모든 생각이 사라지며 마음이 차분하고 고요해졌다.
인문학으로 배운 인천 섬 공부가 탐방으로 이어짐으로써 섬의 매력에 조금 더 빠져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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