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16일차. 인천아시아드경기장에서 걸어보자!

문쌤 2022. 9. 30. 23:28

출처: 인천시설공단

 

 

 

주차하기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그동안 영화 보러 가는 곳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110,153.08㎡의 면적에 2,000대가 넘는 차량을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제17회 아시안게임이 열린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오늘은 오로지 걷기 위해서 아시아드 경기장을 갔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아시아드경기장 역에서 내려서 20분 정도 걸어갔다.

 

 

 8년 전의 뜨거운 함성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영화관, 예식장, 카페 등 상업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을 치렀던 경기장인만큼 경기장 밖을 한 바퀴 도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경기장 내부는 보안(?)상 들어갈 수 없고 사진도 찍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조형물 '풀 문(Full Moon 2014)'

 

대신 비추온 정원에 있는 달 모양의 조형물 풀 문(Full Moon 2014)을 구경하며 걸었다. 커다란 동전 모양으로 양 쪽 면에서 볼 수 있다. 다리를 건너 동전을 통과할 수 있는 조형물이다.

조형물 아래엔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서 밤에는 완벽에 가까운 달 모양이다. 밤에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지나가다 보면 풀 문(Full Moon 2014)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달이 지상으로 내려온 듯한 동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출처: 인천시 블로그

둥근 보름달이 어둠을 밝혀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니 아시안게임에 잘 어울리는 조형물인 것 같다.

달에게 소원이라도 빌어볼까?

 

 

연일 파란 하늘이더니 어제부터 희뿌연 하늘인 데다 한낮엔 다시 여름으로 되돌아간 것처럼 더웠다. 

오늘은 빨리 걷고 집에 가자


면적이 넓어서 잘 몰랐는데 그곳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운동(걷기)을 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 나누며 걷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혼자 걷는 사람도 많았다.

 

최소한 두 명 이상 걷는 사람들을 보면, 걸으며 얘기 나누는 동안 스트레스가 다 사라질 것 같은 행복 바이러스가 있는 반면 혼자 걷는 사람들은 마치 수행하는 스님 같은 느낌이다. 생각이 많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오직 걷기만 하거나...

보조경기장. 하늘이 뿌옇다...

 

4번 게이트를 지나 보조경기장 쪽으로 걸어갔다.

보조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보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오전 6시~12시, 오후 6시~10시에만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단다. 

 

골프, 대화가 안 통해

골프가 대중화되어서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조건이 많다. 

골프가 취미인 사람들은,

"넓은 곳에 나가서 푸른 잔디 밟으며 친한 사람들끼리 운동하면 좋잖아~"하며 골프 문외한인 나의 허파에 바람을 잔뜩 넣어준다.

 

하다못해 아파트 주민도

"아파트 안에 있는 골프연습장은 만 원만 내면 한 달 내내 이용할 수 있는데 왜 좋은 시설을 이용하지 않느냐"며 마치 골프를 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나를 나무란 적도 있다.

 

'농약으로 버무려진 잔디 위에서 몇 시간 동안 걸으며 운동하는 게 건강에 뭐가 좋을까.

집에 있는 골프채도 고물상에 갖다 버리고 싶구만ㅎㅎㅎ'

 

오늘 만난 사람들이 하필 골프 얘기를 하는 바람에 마음속에 담아뒀던 얘기를 쓰고 있다니, 참 한심하다 ㅎㅎㅎ

골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니 제발 더 이상 나에게 골프를 하라고 부추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둘러보면 골프 외에도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동네마다 탁구, 배드민턴 등은 대표적인 취미교실 강좌가 되었고 수강신청 시기가 되면 추첨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배우기도 쉬울 뿐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새삼 그들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건강이 안 좋아서 혹은 예방 차원에서든 상관없다.

일부러 시간 내서 운동할 여건이 안 된다면 버스나 지하철 한두 정류장 먼저 내려서 걷거나 계단을 조금 걷는 것만으로도 내 몸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 갖지 않을까?

 

적어도 나를 지탱해주는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말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