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18일차. 청라호수공원 걷기, 연극<행복해, 장유씨?>관람 후기

문쌤 2022. 10. 2. 23:21


오늘 한국일보에 건강 관련 기사가 올라왔다. 바로 걷기와 관련된 기사다.
내용을 살펴보면, 하버드 의대 연구에 따르면 걷기 운동의 긍정적인 효과는 7,500보를 기준으로 더 증가하지 않으니 굳이 만 보라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꾸준히 오래 걷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만 보라는 숫자에 집착한 적은 없으나 왠지 1만이라고 하면 꽉 채워진 느낌이라 만족감이 들긴 하다.

청라호수공원 분수대. 날씨도 안 좋고 분수도 꺼져 있어서 우울한 느낌.


이어서 신문 기사 내용을 더 언급하자면, 걷기 운동을 시작해도 절반가량이 6개월 이내에 중도 포기한다. 김준엽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이는 다른 경쟁적 운동이나 게임과 달리, 걷기를 통해 단기간 내 느낄 수 있는 건강상 이득이나 흥미 유발이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목적지를 정해 놓고 일정 시간 안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걷기 운동이나,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면서 걷는 것 같은 ‘미리 정해진 목적’을 가지고 걷는 것이 걷기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조언으로 보자면, 나는 이미 걷기 운동을 잘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자~알~!!!^^
[100일 걷기 챌린지]야말로 전문가가 말하는 '미리 정해진 목적'이기 때문이다.


[건강in] 하루 1만 보씩 걸어야 할까? 3,800보만 걸어도 치매 위험 25%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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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다.

비 오는 날도 걷기 챌린지 하세요?

당연하다.
요즘 나 스스로 변화된 모습 중 하나는, 그 어떤 핑계 대지 않고 하루 6000보 이상 걷는 것이다. (신문 기사를 보고 걷기의 긍정적 효과를 위해 최소 7,500보로 수정할까 생각 중 ^^)

오늘도 물론 예외 없이 걸었다. 점심때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4시 전후로 비가 내렸는데 그전에 이미 청라호수공원을 왕복 두 번 걸었기 때문이다. 6000보 이상 걸으면 해야할 숙제를 마친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연극 <행복해, 장유씨?>

걷는 이야기보다 공연 관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올려서 망설여지지만, 오늘도 공연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없게 됐다. 인천 서구 예술인들의 지역 예술축제 기간이어서 실내 공연장, 야외 공연장 가리지 않고 매일 좋은 공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어제 정동하&알리 공연을 보고 나서 전시회도 관람했는데 너무 투머치인 것 같아서 언급하지 않았었다. 솔직히 그 외에도 다른 좋은 공연 본 이야기는 일부러 빼고, 걷는 이야기로만 채운 적도 있었다ㅎㅎㅎ

하지만 오늘 본 연극 <행복해, 장유씨?> 후기는 살짝만 언급해 보려고 한다.


〓 27회 서곶 문화 예술제 공식 초청작 〓

연극 <행복해, 장유씨?>

▶단체명 : 서구문화예술인회 연극협회
장르 : 연극
공연 일시 : 2022.9.30(금) 19:30
                          2022.10.1(토) 19:30
                          2022.10.2(일) 14:00
공연 장소: 청라블루노바홀 공연장
공연 시간 : 70분
출연진: 이진성, 이상희, 이해경,
오상림, 최도엽, 김성혁,
김태용, 박상빈, 조성진,
마리옹
공연 내용: 부부의 재발견, 뜻하지 않은
그들의 깊은 상처가 치유되고
관계가 회복되길 바란다.


작가가 글을 쓸 때까지는 본인의 것이지만 책으로 완성되어 독자가 읽을 때부터 그 책은 이미 작가의 것이 아니라 독자의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본 적 있다. 작가의 의도와 다른 해석을 하더라도 그건 '맞다, 틀리다'같은 정답이 없다는 것. 영화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연극 <행복해, 장유씨?>도 기획했을 때는, '관객이 이렇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예상 답안은 있겠지만 연극 관람한 각자의 환경에 따라 받아들이는 강도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공연 전 무대 모습. 행복한 화원답게 꽃이 많다.


공연장에 도착하니 무대 위에는 꽃이 아주 많았다. 정확히는 화분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한 줄짜리 요약만으로는 연극이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포스터마저 익살스러운 모습이라니...

3일 동안 연극 <행복해, 장유씨?>공연을 연달아하다 보니 금요일과 토요일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빈 객석이 많아 내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데 의외로 외국인이 5명이나 앉아 있었다.

'연극인데... 한국어를... 어떻게. . . 이해하실까...?'

이 외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언급하겠지만, 나의 이런 쓸데없는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연극하는 동안 알게 되었다. 아마 다른 관객들도 외국인 관람에 대해 조금은 걱정하였을 것이다.


정확히 2시에 막이 오르고 배우 등장과 함께 신나는 음악과 노래로 시작하였다.
이승기(정확히는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전영록의 불티(이 노래를 알면 나이가 음... ^^), 조용필의 모나리자.

이처럼 신나는 노래로 시작하다 보니, 연극 제목처럼 행복한 장유씨의 일상이 그려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행복한 화원' 사장 장유씨에게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아들이 돌아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아들이 오는 날이에요"

오늘은 행복한 화원에 여러 손님이 찾아오고 전화도 많이 오는 분주한 날이었다. 그런데 장유씨는 자꾸 실수를 하게 되었다.
장례식장에 갈 근조 화환이 예식장으로 배달되는 상황 등 말이다.

무대 위는 계속 뿌연 스모그를 내뿜고 학창 시절 첫사랑과의 회상 그리고 아들 결혼식 상상 등, 집중하지 않으면 행복한 장유씨를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아들 결혼식 장면에서는 객석에 앉아있던 남, 녀 외국인이 실제로 무대에 올랐다.
"안녕하세요"
한국말이 아주 유창한 프랑스인이었다.^^
정말 나 혼자 쓸데없는 걱정을 했던 것이다.
그들의 노래는 너무도 감미로웠다.

'원래 이렇게 기획된 연극이었나?' 



공연은 결말을 향해 달려갔다.
무대엔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위에 케이크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케이크 앞에는 얇은 가림막이 드리워져 있고 그 뒤로 아들이 서 있었다.

아, 그때서야 장유씨에게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게 되었다.

12년 전 아들을 떠나보낸 행복한 화원 사장 장유씨가 아들 생일을 맞아 아들을 그리워하는 것이었다.
연극 시작은 신나는 노래로, 장유씨와 비슷한 60세 전후 세대가 좋아하는 노래로 시작했다면, 마지막엔 아들을 그리워하며 통곡하는 아버지의 절규로 끝을 맺었다.

아버지는 행복하게 살다가 아들을 만나러 갈 것이니, 아들은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아라...

아버지의 절규에 함께 객석 여기저기 흐느끼는 사람들, 나 역시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관객은 적었지만 <행복해, 장유씨?>를 보며 깊이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연극은 성공한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장유씨! 행복하세요"


ps.
커튼콜 때 배우가 소개하길, 프랑스 칸에서 온 기자인데, 10월5일부터 있을 부산국제영화제 취재차 왔다가 연극팀과 인연이 있어서 출연하게 되었다고 함.

공연 끝나고 나오니 비가 오네? 오늘은 이정도로 만족하며 귀가/ 걷기 운동의 긍정적 효과 7,500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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