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17일차. 불후의 명곡 대표 가수와 클래식의 만남 - 정동하&알리 콘체르토 공연 후기

문쌤 2022. 10. 1. 23:31


[100일 걷기 챌린지]인데 공연 후기라니, 이젠 포스팅 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
하지만 걷는다고 했지, 구체적으로 어디를 어떻게 걷겠다는 각서도 없는 마당에 '잘 걷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오늘도 역시나 연체된 도서 반납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규칙을 잘 지키고 싶은 마음과 달리 게으름 때문에 늘 사달이 난다.

도서관까지 걸어간 건 그나마 양심이 있기 때문이겠지? ㅎㅎㅎ
5,000보는 기본으로 챙기고 손꼽아 기다려온 공연을 보러 갔다.

불후의 클래식 /- 정동하& 알리 콘체르토

요즘엔 거의 정규 TV 프로그램을 보지 않지만 한창 불후의 명곡을 즐겨보던 때 알리라는 가수를 처음 알게 되었고 힘이 있는 목소리에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그녀의 방식대로 소화하는 걸 보고 좋아하게 되었다.

원곡을 해치지 않으면서 상상을 뛰어넘는 편곡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알리는 내 마음 속 진정한 예술인이다.
정동하는 그룹 부활의 보컬 출신답게 노래 잘하지~ 잘생겼지~ 뮤지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니 여심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

알리 - 내 생애 단 한번 만이라도. 이때 난 알리에게 반하고 말았다^^



2022. 10.1 SAT 15:00 인천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
불후의 클래식 -정동하& 알리 콘체르토

공연장은 일찌감치 매진했음을 입증이라도 하듯 빈자리 없이 꽉 찼다.
학생들이나 젊은 친구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중년 관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정동하를 좋아할까 아니면 알리를 좋아할까? 그도 아니면 오케스트라 아시안클래식컬 플레이어즈를 좋아할까?

공연 시작 전에는 정동하알리 노래 들으러 갔다면,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35인조 아시안 클래식컬 플레이어즈(ASP - Asian Classical Players)의 Bizet - <Carmen>은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휘자 윤승업의 이력을 보니 세계적인 거장 Kurt Masur로부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지휘자'라는 호평을 받은 실력있는 지휘자다. 독일의 유수 오케스트라 및 스페인 Madrid 왕립극장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하였으며 귀국 후 KBS교향악단, 청주시립교향악단, 서울유스오케스트라 등을 객원 지휘를 하였으며 현재 국립경찰 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재직중이다.

정동하 - 대성당들의 시대



정동하, 알리가 노래를 하는 동안 혹은 아시안 클래식컬 플레이어즈의 연주가 있는 동안 윤승업 지휘자의 지휘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마치 춤을 추는 듯했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지휘를 하는 동안에는 독수리가 창공을 가르며 날아다니다가 지휘를 멈추면 높은 바위 끝에 서서 고고하게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더더욱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연주가 끝난 후 무대 모든 조명이 꺼진 채 유일하게 지휘자 보면대 위로 핀조명이 밝게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휘하는 모습 보며 감동받은 적 있나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영화 음악 엔니오 모리꼬네의 <시네마 천국>과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연주할 때는 '차라리 오케스트라 공연을 따로 해주세요'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뜬금포 ㅎㅎ 南京保利大剧院 &amp;lt;신년음악회&amp;gt; 공연 티켓. 추억이 새록새록~^^ 영화 음악 공연 티켓 못찾아서 이걸로 대신함 ㅎㅎㅎ


몇 년 전 중국 난징에서 유명한 영화 음악만 모아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공연을 본 적 있는데 오늘 영화 음악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 <시네마 천국>연주할 땐 무대 뒤 스크린으로 영화 <시네마 천국>의 주요 부분을 보여주니 무대의 감동이 배가되었었다. <시네마 천국>하면 딱 떠오르는 장면, 바로 그 장면이다.

오늘 <시네마 천국>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는데 기억 저편에 있었던 그때의 일이 생각나는 걸 보면 확실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각인되었던 모양이다.


가수들의 노래는 정말 특별했다.
MR 공연도 많은데 오케스트라의 클래식함이 더해져 신선하게 다가왔다.
공장에서 만든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오픈 키친에서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초대한 몇 명에게만 대접하는 음식 같은 느낌이랄까?

오케스트라도 지휘자도 가수도 모두 자기 영역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최고다 보니 보는 사람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윤승업 지휘자는 재치 있고 노련한 언변만으로도 관객을 즐겁게 해 주고, 정동하와 알리의 무대는 그야말로 오랫동안 다져진 무대 매너로 여유로움이 넘쳤다.

ps. 인터미션 없이 공연이 진행되다 보니 한 무대가 끝날 때마다 화장실 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몇 곡 놓치고 말았다. ㅠㅠ 공연하는 중에는 절대로 이동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PROGRAM◈

▶비제 - 오페라<카르멘>서곡 . . . . . . . . 아시안 클래식컬 플레이어즈

▶내가 나에게 . . . . . . . . . . . . . . . . . . . . 알 리
▶서약
▶사랑이야

▶엔니오 모리꼬네 <시네마 천국> . . . . . 아시안 클래식컬 플레이어즈

▶지우개 . . . . . . . . . . . . . . . . . . . . . . . . 알 리
▶네잎 클로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웨버<오페라의 유령>모음곡 . . . . . . . 아시안 클래식컬 플레이어즈

▶대성당들의 시대. . . . . . . . . . . . . . . . . 정동하
▶ALWAYS
▶운명같은 너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 . . . . . . . . . 아시안 클래식컬 플레이어즈

▶파이터. . . . . . . . . . . . . . . . . . . . . . . . . . 정동하
▶추억은 만남보다 이별에 남아
▶생각이 나

▶앵콜곡 요한 스트라우스 <라데츠키 행진곡> . .아시안 클래식컬 플레이어즈

촬영 불가로 앵콜곡 <라데츠키 행진곡>(구스타보 두다멜 지휘)으로 공연장의 열기를 잠시 옮겨왔습니다~ ^^

이젠 웬만하면 만 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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