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카페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냐

문쌤 2022. 6. 17. 19:09

 

며칠 전, 차를 타고 가던 중 면 소재지를 지나게 되었다.
면 소재지답게 아직도 '다방' 간판이 여럿 보였고, 낯설게도 이디야 카페가 있었다.

그 옆엔 개인이 운영하는 베이커리를 겸한 작은 카페도 눈에 띄었다.

 

 

 

 

"이 동네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라면 다방이랑 카페 중 어디를 가실 거 같아?"

 

 

"시골이니까 다방에 가지 않을까? 달걀 노른자 동동 띄워주는 쌍화차 마시러 다방 가시겠지"

 

 

노른자 동동 띄워주는 쌍화차를 마셔본 적도 없으면서 지레짐작으로 대답하는 아이들.

그렇다고 조사를 해 볼 수도 없는 일, 그날의 짤막한 대화는 그렇게 심드렁하게 지나갔다.

 

 

오늘은 딸내미가 좋아하는 떡갈비를 사러 시장에 갔다.

'TV에 소개 되었다'는 플래카드가 나부끼는 가게.

그 명성답게 항상 손님이 많다.

 

 

본격적으로 장 보기 전, 시장 입구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어갔다.

잠깐 목을 축이고 쉬었다 장 보러 갈 생각이었다.

입구에서 키오스크(키오스크 앞에 서면 항상 떨린다^^)로 주문을 하고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시장 근처 카페답게 시끌시끌했다. (시장 근처여서 시끄러울 거라는 생각은 편견일 수 있겠다.)

 

테이블은 총 7개. 

빈자리는 딱 하나. 


가방 먼저 내려놓고 주문한 커피를 받아 자리에 앉고 보니 주변은 온통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었다.

구도심지인 데다 시장 근처여서 그런가?

암튼, 그 시간 그 카페 안에선 민망하게도 내가 제일 젊었다ㅎㅎ

 

카페 안에서 대화하면, 

"공부하는데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해주실래요?" 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다.

 

이 카페엔 '카공족'이 발을 못 붙이겠는걸?

 

 

 

 


부부로 보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할머니 네 분 앉아 계신 테이블,

할머니 두 분 앉아 계신 테이블이 무려 셋,

할아버지만 두 분이서 앉아 있는 테이블

그리고 꽃무늬 장바구니 옆에 끼고 아이스커피 홀짝이는 혼자 앉은 나.

 

 

상대방이 하는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카페 내부는 시끄러웠다. 

이렇게 시끄러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무얼 마실까?

쌍화차 정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분들은 모두 달달구리 커피를 마시고 계셨다.

ICE 아니고 HOT.

 

며칠 전 봤던 면소재지의 카페.

어르신들이 카페에 가실 것 같냐고?

모르긴 해도 멋쟁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아지트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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