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구분하지 않고 공연 보러 다니기가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인데 그중 현대무용은 이해하기 어려워서 잘 안 본다.
그러던 중 인천시립무용단의 정통 창작 무용극 <悲歌> 공연 소식을 듣고 오래오래 고민하다가 예매를 하게 되었다.
정통 무용단의 춤사위를 보며 현대 무용에 대한 이해도를 1%라도 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천시립무용단(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 윤성주)의 <悲歌>는 오이디푸스를 춤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잠깐 오이디푸스에 대해 간단히 정리를 해보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 중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그리스의 도시 테베의 왕 라이오스는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신으로부터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을 할 운명이다"라는 신탁을 받자 왕은 아들의 복사뼈에 쇠를 박아 산속에 버린다.
하지만 목동이 아기를 발견하여 자식이 없는 코린토스의 왕에게 데려다주었으며 코린토스의 왕 폴리보스는 '부어오른 발'을 보고 아기의 이름을 오이디푸스라고 지었다. 오이디푸스는 '부어오른 발'이라는 뜻이다.
청년으로 성장한 오이디푸스는 말을 타고 가던 중 사람들을 괴롭히는 스핑크스(반은 사자 반은 여자인 괴물) 때문에 신을 만나러 마차를 타고 가는 친아버지 라이오스와 그 일행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그들은 말다툼 끝에 오이디푸스가 친아버지와 일행을 죽이게 된다.
이로써 신탁의 예언대로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는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파멸에 이르게 된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라이오스가 죽고 스핑크스 때문에 더더욱 민심이 흉흉해지자 왕비 이오카스테의 오빠는 "스핑크스를 없애는 사람에게 테베 왕위와 이오카스테 왕비를 아내로 주겠다"고 공표했다.
얼마 후 여행 중이던 오이디푸스는 커다란 바위 위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풀지 못하면 잡아먹는 스핑크스를 만나게 되었다.
스핑크스는 오이디푸스에게 두 가지 수수께끼를 냈고 오이디푸스는 문제를 풀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잡아먹던 스핑크스는 오이디푸스가 문제를 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로써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왕이 되고 친어머니와 결혼을 하게 되는 또다른 비극을 맞이하게 되었다.
인천에 사는 '무용'과 관련된 남녀노소 모두 공연장에 모인듯 했다. 다들 즐겁게 감상한 듯 보였다.
하지만 무용과 전혀 관련없는 일반 관람객 입장에선 솔직히 말하면 어려웠다^^
물론 무용단의 춤사위는 나무랄데 없이 훌륭했지만...
오로지 음악과 무용수들의 몸동작으로만 표현하는 예술이다 보니 나 스스로 이해하는데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시무룩~
연극이었다면 재미있게 관람했을까?
어쩌면...??? ㅎㅎㅎ
공연장 로비에는 <비가悲歌> 공연 주역 무용수의 사인회가 마련되어 있었다. 사인받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용에 대한 이해도 1% 올리기 실패한 나는 사인 받을 자격이 없는 걸로~ ㅎㅎㅎ
공연 관람 후 문예회관 밖으로 나오니 가을 비가 내렸다. 생각보다 많이 내려서 오늘은 더 이상 걷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집으로 고고씽~!
공연 보러 가기 전에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6,000보 겨우 넘겼다. ㅎㅎㅎ
괜찮아~^^
ps.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에게 낸 두 가지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아침에는 네 발로 걷고, 낮에는 두 발로 걷고,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
2. 두 자매가 있는데 하나는 다른 하나를 낳고, 다른 하나는 또다시 다른 하나를 낳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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