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공연이나 전시회 티켓 오픈 날짜와 예매한 공연들은 포스트잇에 적어 모니터 아래 줄줄이 붙여놓는다.
오로지 예매한 공연이나 전시회만 적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다이어리(굴러다니는 다이어리는 내 차지임)에도 공연 제목, 장소, 시간 등 주요 내용을 또 적어놓고 그것도 안심이 안 되어 휴대폰에도 메모해둬야 안심을 한다.
그런데 10월부터 예매를 시도했다가 아직까지도 예매 실패한 곳이 있다. 공연이나 전시회가 아니다. 그곳은 바로 창덕궁 후원이다.
창덕궁에 대해 안테나를 세운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서 한국어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우리 가족과 오랜 친분이 있는 학생)으로부터 "창덕궁이 가장 아름답다"는 소식을 웨이신으로 전해들었다. 중국 유학생에게 우리나라 서울 한복판에 있는 창덕궁 소식을 듣게 되다니... 쩝~
가을 단풍을 즐기기에 창덕궁 후원이 가장 아름답다는 입소문이 자자해서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단풍이 빨갛게 물들려면 다음주는 되어야 해요' 라는 창덕궁 후기를 읽을 때부터 포스티잇에 큰 글씨로 적어서 제일 눈에 잘 띄는 모니터 하단에 붙여놓고 수시로 창덕궁 후원 예약 홈페이지에 드나드는데 이상하게 한번도 매진이 아닌 날이 없었다.
'매진'이 뜨면
'다음에 가면 되지'하면서 여유부리다 가을 막바지가 되어서야 마음이 급해졌다. 지금쯤이면 매진 행렬이 좀 잠잠해졌겠지 싶어서 오늘 오전에 다시 창덕궁 후원 예약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어라?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매진, 매진, 매진...
(다들 부지런하구나...)
창덕궁 후원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는데, 그럼 나는 그 '아무나'에 해당되는건가?
시무룩~
그동안 몰라서 못 갔는데 조금만 검색해보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는 걸 알고 더 시무룩해졌다.
<2022 봄 궁중문화축전>이며 창덕궁 후원 달빛 야행 그리고 불과 지난달에 있었던 <2022 가을 궁중문화축전>은 정말 아쉽다.
어느 봄에 말이지,
너무 바빠서 목련이 지고 나서야 목련을 못 보고 지나갔음을 알게 되었다.
같이 일하던 직원에게
"목련을 못 봤는데 벌써 다 저버렸어요"
했더니
직원이 말하길
"내년에 또 피는데 무슨 걱정!"
...
...
...
물론 내년에 또 피겠지.
그런데 내년에 내가 없을 수도 있잖아...ㅠㅠ
창덕궁 후원... 음... 내년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멀다.
창덕궁 관리소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9시 전에 도착하면 현장 발매도 일부 가능하단다.
9시 30분 전에 하루 전타임 현장 발매 매진된다고 하니 벌써 포기할 생각부터 한다.
(아니야, 포기는 배추 세는 단위야!)
9시 전에 창덕궁에 도착하려면 도대체 집에서 몇 시에 출발해야 하는 거야?
응, 7시!
새벽밥 먹고 한번 모험을 해????? 말어?????
(이래서 머리가 안 따라주면 몸이 고생한다는 거야)
'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일 걷기 챌린지]58일차. 비가 내린 날의 悲歌, 인천시립무용단 정기공연(feat.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38) | 2022.11.12 |
---|---|
[100일 걷기 챌린지] 57일차. 힘들 땐 쉬어가세요, 푸른수목원/ 항동 철길 (33) | 2022.11.11 |
[100일 걷기 챌린지]55일차. 맨발 걷기가 가능한 곳, 서울 식물원 (39) | 2022.11.09 |
[100일 걷기 챌린지]54일차. 애증의 강화/어서오시겨~ 석모도 수목원 (23) | 2022.11.08 |
[100일 걷기 챌린지]53일차. 광명의 새로운 랜드마크 - 도덕산 출렁다리 (28) | 2022.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