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55일차. 맨발 걷기가 가능한 곳, 서울 식물원

문쌤 2022. 11. 9. 23:59


틈틈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맨발걷기의 기적'을 읽다보니 눈치빠른 유튜브는 맨발 걷기에 대한 다양한 영상들을 콕 찝어서 내 눈 앞에 가져다 준다.

정성들여 찾아보면 집 근처에서도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맨발 걷기 세계에 입문하기를 머뭇거리고 있다보니 적극적으로 덤비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집 근처에서는 맨발 걷기가 가능한 곳을 아직 못찾았다.


그러다 맨발 걷기 세계가 자꾸 궁금해져서 서울 식물원으로 갔다.
서울식물원은 현재 내가 알고 있는 곳 중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맨발 걷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본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가한 오후 시간.
서울 식물원 온실이나 주제원만 구경하는 사람들은 절대 모르는 곳, 호수를 한 바퀴 걸어야만 비로소 알 수 있는 비밀 아닌 비밀 같은 장소에 있다. 그렇다고 꽁꽁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관심 갖고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장소다.


호수를 크게 한 바퀴 돈 후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흙길을 다시 찾아서 벤치에 앉았다.
서울식물원은 유독 벤치가 많아서 마음에 든다는 얘기를 지난번 서울식물원 걷기에서도 썼듯 다양한 벤치가 호수 주변은 물론 식물원 내 작은 나무 그늘에서도 심지어 벤치가 있을만한 장소가 아닌것 같은 곳에도 어김없이 아담한 벤치가 놓여져 있었다.

이 벤치에 앉으면 어떤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가 싶어서 직접 앉아보니 스치듯 걸을 때와는 다른 액자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서 나의 부족한 생각에 한 대 맞은 것처럼 띵 해졌다.

"서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라고 시작하는 노래가 있는데... ^^


맨발 걷기를 하라고 일부러 만들었을까 궁금하기까지 했다.
몇몇 사람들이 맨발 걷기를 하고 있었으나 신발을 신고 걷는 사람 혹은 강아지와 함께 흙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었기에 특별히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다 혼자 걷고 있는 어르신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맨발 걷기를 마친 후 흙 묻은 발은 어떻게 씻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일부러 따라가 보폭을 같이 하며 물었다.

"집에서 미리 따뜻한 물을 준비해서 가져오지. 준비 못한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씻기도 하고"

불쑥 질문했는데도 거부하지 않으셔서 여전히 빠르게 걷는 걸음을 따라가며 계속 물었다.

"저도 맨발 걷기 시작해보고 싶은데 아직 망설이고 있어요. 어떻게 맨발 걷기 시작하게 되셨어요?"

"테레비를 보는데, 맨발 걷기가 좋다고 나오더라고. 나는 아직 치매에 걸리지 않았는데 치매 예방에 좋다는 말을 듣고 시작하게 되었어. 치매는 안 걸리고 싶거든"

"맨발 걷기 하는 사람들이 많나요?"

"여기는 오전 10시에 사람이 제일 많고 오후 3시 정도에도 있지. 대부분 오전에 많이 오지. 나도 원래 오전에 하는데 오늘은 오전에 볼일이 있어서 못하고 이제 하고 있어."

흙길이 끝나는 지점이 얼마 남지 않아서 쉬지 않고 질문을 했다.

"맨발 걷기 시작한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얼마 안 돼. 친구들한테 같이 하자고 했는데 싫다더라고. 그래서 혼자 하고 있는데 오히려 혼자 하니까 편해. 오고 싶은 시간 언제든지 올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한번 시작해봐요. 나도 처음 시작할 땐 머뭇거렸는데 지금은 4바퀴 돌고 집에 가면 개운해서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고 있어"
하며 적극 권장하셨다.


계속 걸으면서 대화를 하다보니 금방 흙길 끝나는 지점에 도착했다.
마음이 정해지면 오전에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린 후 더이상 맨발 걷기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인사를 한 후 그 자리를 떴다.


맨발 걷기 관련 유튜브 영상들이 맨발 걷기에 대해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자주 보는 의학 관련 유튜브에 어느 유명인이 맨발 걷기 돌풍 조짐에 사견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의 발언에 비판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현대 의학에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므로 지켜봐야 한다는 중립적인 댓글도 있었지만 대부분 맨발 걷기를 경험한 사람들과는 반대된 의견으로 영상 제작한 그를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다.

판단은 개인의 문제이니 온라인에서 유명인의 말 몇 마디에 팔랑귀가 작동하면 안 될 것 같다.
나는 이미 맨발 걷기 긍정 효과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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