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68일차. 기타의 선율로 물드는 가을밤/ 클래식기타연주자 장하은&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 공연 후기(feat.트라이보울)

문쌤 2022. 11. 22. 23:59


올해로 창단 50돌을 맞은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와 클래식 기타 연주자 장하은의 공연이 오늘 저녁 트라이보울에서 있었다.


장하은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2021년 JTBC <슈퍼밴드 2>에 출연하여 클래식 기타로 연주하는 Bohemian Rhapsody 영상을 유튜브로 본 후, 그녀의 부드러우면서도 미친 연주 실력에 반해 그후로도 자주 영상을 봤었다.

요즘도 <슈퍼밴드2>에서 연주한 Bohemian Rhapsody 를 종종 듣고 있는데 수수한 모습 뒤에 감춰진 카리스마를 보면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매번 놀라게 된다.

기타 연주자 장하은의 공연을 직접 보게 될 줄이야...


그녀의 프로필에 의하면, 한국예술종합학교 클래식 기타 전공 재학 중인 그녀는 다양한 활동을 통한 클래식 기타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젊은 예술가이다. 특히 일찍이 Union City Orchestra 카네기 홀 협연을 통해 미국 무대에서도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미국 뉴저지주 평화공로상 수상과 제32회 한국기타협회 국제 콩쿠르 고등부 최우수상 수상으로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기타가 가지고 있는 여러 매력과 다양한 장르를 모두 소화하는 특출난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bowling, once again 등의 자작곡을 쓰며 싱어송라이터로써의 행보를 딛고 있다.

 
영화 <다시 만난 날들> 주연, 뮤지컬 <우리가 사랑한 순간들> 을 통해 또 다른 예술 활동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다재다능한 연주가이자 예술가이다.


한편,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는 1971년에 창단된 한국 최초의 기타 오케스트라로 아시아 최고 수준의 연주 단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오는 12월 10일 16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대공연장에서 창단 50주년 연주회가 열린다.

 

'장르 가리지 않고 공연 보기'가 취미인데 1일 1포스팅을 168일째 이어오다 보니 저녁 공연 관람에 대한 부담이 느껴져서 어느 날부터 저녁 공연을 보지 않고 대부분 낮 공연이나 주말 오후 공연만 가려서 보게 되었다.
하지만 장하은 공연은 예외를 적용하여 무리해서라도 저녁 공연을 보게 되었다.


집과 거리가 멀어 시간적으로 부담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문화예술회관이나 서구문화재단 등에서 하는 공연을 주로 봐왔던 터라 트라이보울 공연장이 궁금하던 차에 좋은 기회였다.


트라이보울(Tri - bowl)은 지역문화진흥 및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공간으로 원형극장 형태의 공연장이다.
<트라이보울 시리즈>는 트라이보울의 대표 기획 공연으로 클래식, 대중음악, 국악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저녁에는 시민들에게 문화가 있는 날을 제공하고자 부담 없는 가격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기획했다.

2022 하반기 트라이보울 시리즈 라인업을 살펴보면,
▶7월 ㅡ 송연훈 & 정하나 STRING DUET CONCERT
8월 ㅡ 9와 숫자들 SUMMER CLOSING IN SINGDO
9월 ㅡ 연극배우 박정자의 드라마 콘서트 - 꿈속에선 다정하였네(부제:혜경궁 홍씨)
10월 ㅡ 극단 산수유 - 당신은 아들을 모른다
11월 ㅡ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 & 장하은 Legend of Guitar


백만 년 만에 저녁 공연을 보는 것 같다. 건물 불빛마저 낯설게 느껴졌다.


TV에서 보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청바지에 흰 블라우스 차림에 나풀거리는 단발머리.
웃는 모습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에 나오는  배우 김태리를 닮았다.
너무 사랑스럽다.

하지만 기타 연주가 시작되자 표정부터 돌변했다.
한없이 부드럽다가 어느 순간 격렬하게 연주하는 모습에 숨소리마저 멎는 듯했다.
가녀린 손가락으로 다양한 표정을 연주했다.

Fly me to the moon은 직접 노래를 부르며 연주를 했는데 첫 음 나오자 객석에서 "우와~"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녀의 프로필에서 볼 수 있듯 클래식 기타 연주자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보인다.

장하은의 마지막 연주곡은 바로 장하은을 세상에 알린 곡 Bohemian Rhapsody였다.
유튜브를 통해 수없이 보고 들었던 바로 그 곡이다.

장하은과 Bohemian Rhapsody만 보고 저녁 공연을 보러 간 것인데 귀 쫑긋!!! 눈 반짝!!!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대부분 Bohemian Rhapsody를 연주하는 장하은을 보기 위해 온 듯 공연장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트라이보울 시리즈 - Legend of Guitar
1부 - 장하은
▶Rumba
▶Amazing grace
▶Fly me to the moon
▶Bohemian Rhapsody

2부 - 리여석 기타 오케스트라
▶Libertango ... A. Piazzolla
▶Divertimeto in D k. 136 ... W. A. Mozart
▶March & Trepak ... P. I. Tchaikovsky
▶Symphony No.9 ... L. V. Beethoven
▶Tanquillo Cadiz ... S. Behrend


기타만으로도 오케스트라 공연이 가능할까?
기타 오케스트라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최초 기타 오케스트라인 리여석기타오케스트라는 1971년 창단한 이래 현재 정기연주회 73회, 각종 비정기 연주회가 300여 회에 이를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중국 등에서도 활동하는 리여석기타오케스트라는 "그의 뛰어난 지휘력과 편곡, 음악적인 해석, 악기 편성법 등은 기타 음악계의 스타로서 손색이 없다"며 일본 오노 기타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인 오노 아케미의 축사에서도 볼 수 있듯 클래식 기타에서는 최고의 스승이자 음악가이다.

관현악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 소리를 기타만으로 편곡하는 실력은 첫 번째 연주곡 Libertango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마음 속으로 이미 놀랐다. 어쩌면 무대 뒤에서 준비하고 있던 무용수가 깜짝 출연해 춤을 출 것 같은 연주였다.

기타 연주뿐 아니라 내 마음을 빼앗은 건 또 있었다.
바로 타악.
나의 표현력에 한계를 느낄 정도로 너무도 섬세하고 아름다운 연주였다. 타악 연주만 따로 듣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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