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만 보 걷는 사람 따라 하려다 주인 잘못 만난 발이 고생이다. 가만히 있으면 발바닥이 찌릿찌릿 거리며 화끈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다. 어제까지만 해도 안 보이더니 오늘은 발가락에 물집도 생겼다. 섬 여행 후유증이 너무 크다.
그래서 발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도서관에 다녀왔다. 집 근처 작은 도서관은 나에게 쉼터같은 곳이다.
갖고 있는 운동화 중 오래된 낡은 운동화를 신고 걸었더니 그나마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오늘은 딱 6,000보만 걷자!
지하철 2개 역 정도의 거리에 있는 도서관은 동네 산책 가는 기분으로 걸어가기에 적당한 거리다.
따끈따끈한 신착 도서와 이번 달 잡지 살펴보는 맛이 일품이다. 카페에서 신메뉴 맛보는 느낌이랄까?
평소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는 도서관매거진 앱을 이용하여 잡지를 보곤 하는데 노안이라 오래 보지 못한다. 그리고 손으로 넘기면서 보는 느낌과 달라서 휴대폰으로 책을 보는 건 아직도 어색하다.(새로운 것을 외면하면 도태될까 봐 자꾸 도전해 봄)
그래서 도서관에 가면 휘리릭 넘기더라도 잡지 넘기는 맛을 느끼고 싶어 잠깐이라도 읽곤 한다.
내 마음대로 선정한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차례로 검색했다.
일부는 도서관 목록에 있지 않고, 일부는 대여 중이다.
한 권이라도 '대여 가능' 표시가 떠서 청구기호 출력을 할때면 마치 행운권 추첨에 당첨된 것처럼 너무 기분이 좋다.(아직까지 행운권 당첨된 적 한번도 없는 1인임^^)
오늘 검색했던 다섯 권 중 유일하게 대출 가능한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신착 도서 코너에서는 내 눈에 든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 작가·정김경숙, 출판·웅진 지식하우스>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담고 있을 것 같은 책을 선택했다.
책 표지만 봐도 에너지 뿜뿜이다. 굳이 책장을 넘기지 않아도, 사전 정보가 없어도 책 표지에서 이미 구글에서 일하는 50대 여자 주인공이 세상의 장애물을 이겨낸 현실적인 세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작가 정김경숙의 프로필을 보면 모토로라코리아와 한국릴리에서 마케팅팀 및 홍보팀을 거쳐 구글코리아에서 총괄 임원으로 일하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남들은 은퇴를 생각할 나이 50세가 되던 해에 미국으로 건너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는 '체력, 어떤 일도 '되게'만드는 마력'이라며 '체력도 실력'이라고 말한다.
구글에서는 해마다 10월이면 '한 달 걷기 대회'가 열린다. 옥터버(October)와 워크(Walk)를 조합해 웍토버(Walk-tober)라고 부르는 대회로, 가장 날씨가 좋은 한 달 동안 승용차를 타는 대신 많이 걷자는 취지에서 열린다. 팀별로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이뤄지며 매일 구글러들이 걸은 걸음수가 대시보드에 올라온다.
미국에 건너온 지 3년, 매년 커뮤니케이션팀에서 1등을 기록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하루 3만 보를 걸으며 압도적인 차이를 내는 나에게 사람들은 "로이스, 따라갈 수가 없어"라며 반갑게 한마디를 거들곤 했다... 체력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을 끈질기게 이끌어나가게 만드는 숨은 저력이다.
나는 눈 뜨자마자 아침 러닝 한 시간에, 저녁 걷기 한 시간, 주말마다 백패킹을 떠나거나 검도와 수영을 하고 있는데, 20~30대 때보다 지금 더 많은 시간을 건강과 운동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운동하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영어 공부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체력에 시간을 투자하세요. 체력도 실력입니다."...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 역시 천재성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여유 그리고 행동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50
나는 50이 되던 해에 하던 일과 봉사 활동 그리고 취미로 15년 동안 해오던 음악 활동까지 모두 접었는데, 정김경숙 작가는 50에 구글코리아를 박차고 나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맘껏 능력을 펼치고 있다. 존경심이 드는 한편 편안함에 안주하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에서 말하는 체력은, 신체적인 체력의 중요성 못지않게 숱한 경험을 통해 깨달은 인생의 체력을 키우는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책 내용을 옮기는게 조심스러운데, 에필로그 내용이 너무 좋아 내가 흔들릴 때마다 한 번씩 읽어보려고 살짝 데려왔다.
〓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해질 때 돌아봐야 할 것들 〓
지금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지금 이 길이 맞는 걸까 불안해지고 남들과 비교해 내가 너무 뒤처지는 것 같아서 평소보다 더 소심해질 때가 있습니다. 자신 있게 잘하던 일이고 그 무엇보다 나를 기쁘게 하는 일이었는데, 작은 실수로도 자신감을 잃거나 심드렁해지는 때가 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스스로 의심하고 위축됩니다.
' 이 길은 아무래도 내 길이 아닌가 봐' 이런 마음이 들면 가쁜 호흡을 다스리면서 잠시 거리를 두고 내 일상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1. 체력도 실력입니다.
몸이 지치면 마음이 오래 버티기는 더 힘들어집니다. 그 어떤 큰 실수를 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도 컨디션이 좋으면 어떻게든 수습해보겠다는 의지가 생기지만, 그렇지 못한 날에는 평소보다 더 크게 낙담하고 절망하게 됩니다. 마음의 여유는 몸의 체력에서 나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고 소극적인 태도로 매사를 대하고 있다면, 내가 체력이 떨어지진 않았는지, 평소에 내 몸을 위해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지를 점검해보면 좋겠습니다.
2. 늘 새롭게 배우며 머릿속에 연료를 채우세요.
하루하루 허덕이며 일에 치이다 보면, 비우기만 하다가 채우는 법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맹목적으로 달려가기만 하다가 기력이 쇠해 쓰러지는 말처럼, 우리의 머리도 채우는 일을 하지 않으면 지쳐버립니다.
번아웃이 오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성장에 투자하세요. 커리어를 위한 공부는 물론 그 어떤 공부라도 우리 삶에 활력을 돌려줄 겁니다.
3. 잠깐이라도 꾸준히 몰입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세요.
취미생활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입니다. 오래도록 이어온 취미생활은 급변하는 직업세계 속에서도 우리가 급류에 휩술리지 않도록 버텨주는 단단한 중심이 됩니다. 일이나 가정에서 한발 물러나 스스로에게만 몰입하다 보면 오히려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게 될 겁니다.
여행이든, 악기든, 운동이든 그 어떤 사소한 취미라도 좋으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집중해서, 꾸준히 해보세요. 못하면 어때요. 선수할 것도 아닌데.
4. 친구를 만들고, 만나세요.
어떤 일이든 혼자 하면 빠르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만, 일을 크게 키우거나 오래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운동이나 영어 공부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면 더 오래 합니다.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선 긋고 '손절'하기보다,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고 도움을 받으면서 서로를 위한 '서포팅 시스템'을 만들어 보세요. 세상에 연대보다 강한 힘은 없습니다.
5.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마세요.
우리는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에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합니다. 먼 미래를 고민하고 불안해하느라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편이 훨씬 더 빛나는 미래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맘대로 잘 안 풀려서 초조해질 때면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고 이렇게 말해보세요.
"뭐 어쩔 수 없지. 세상이 두 쪽 안 나."
지금 안 되어도, 늦은 것 같아도 늦지 않습니다. p278
요즘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체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걸음 수를 체크하는 한편 새로 이사한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job)또는 봉사활동을 다시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무엇을 하든지 일단 체력을 키워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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