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은 어제 가지 않았어?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대,
정답입니다~!!! ^^
<신도, 시도, 모도 - 따로 또 같이, 세 섬이 하나로>는 인천시립박물관 1층 갤러리 한나루에서 전시하고 있으며,
오늘은 인천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김동우 사진전 <편도- 한민족 공식 이민 120주년 기념 전시, 뭉우리돌을 찾아서>를 소개하려고 한다.

<편도- 한민족 공식 이민 120주년 기념 전시, 뭉우리돌을 찾아서>
▶전시 장소: 인천광역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전시 기간: 2022년 11월 22일~202년 2월 5일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단, 공휴일인 월요일은 제외)
▶관람 시간: 9시~18시
▶관람료: 무료

사진전 포스터를 보며 주제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한민족 공식 이민 120주년 기념 전시' 뿐이었다.
편도는 왕복이 아닌 편도라는 뜻인가? 뭉우리돌은 또 어떤 의미인지 전혀 사전 정보 없는 상태에서 기획전시실로 올라갔다.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김동우는 이미 tvN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2017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약 2년 여동안 인도를 시작으로 멕시코, 쿠바, 중국,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미국, 러시아 등 전 세계에 흩어진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의 유적과 그 후손들의 흔적을 찾아 사진과 글로 기록한 작업을 소개한 적 있다.
전시회 입구에 들어섰는데 마침 도슨트 선생님의 눈에 띄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평소 전시회나 뜻밖의 장소에서 작품을 만났을 때 작품의 의미를 알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도슨트 선생님의 설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마침 인천시립박물관 김동우 사진전에서는 그동안 갈망했던 도슨트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 작품 설명까지 듣고 나니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는데 작품마다 더 자세한 설명을 듣는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다.
부제가 <뭉우리돌을 찾아서>인데 '뭉우리돌'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뭉우리돌'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 <백범일지>에 쓰여있는 말이다.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김구 선생은 일본 순사로부터 고문과 자백을 강요받자 "나는 죽어서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 다짐한 데서 제목을 정하게 되었다.


돌아올 수 없던 사람들의 이야기.
'없던'이란다.
과거형이다.
아, 그래서 片道였구나.

#편도, 뭉우리돌을 찾아서
전시장 들어서면 오른쪽에 서로 맞닿아 있는 두 장의 바다 사진이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제물포 1902년 12월 22일이라고 적혀 있고, 왼쪽 사진은 호놀룰루 1903년 1월 13일이라고 적혀 있다.
두 사진 가운데에 있는 스피커에서는 파도 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작은 파도는 점점 으르렁대듯 커진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인 줄도 모른채 제물포를 떠나는 궁핍한 이민자들의 삶을 표현한 듯하다.

헤네켄(용설란)
멕시코로 이주해 새벽 5시부터 헤네켄(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애니깽으로 들었던 작물) 농장에서 일을 했는데, 작가는 농장에서 일을 시작하는 그 시간에 맞춰 사진을 찍어 당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고달픔을 기록했다.
헤네켄 사진 앞에는 오브제 아트로 실물 헤네켄이 전시되어 있는데 화분 없이 헤네켄만 매달려 있고 바닥엔 흙이 떨어져 있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열매로 번식하고 번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뿌리의 역할로 가능한 일이라는 게 작가의 생각인 듯하다.

전시장 바닥에 있는 그림 한 점.
누군가의 묘다. 묘비를 세울 수조차 없는 궁핍한 삶이었으나 오랜 세월 동안 낙엽이 쌓여 흔적조차 잊혔다가 그나마 몇 글자 새겨 넣은 것을 보고 작가가 찾아낸 것이다.
일부러 꽃송이를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 주변을 정리한 후 다음날 다시 그 장소에 사진 찍으러 갔더니 꽃잎이 떨어져 있더란다.
바로 앞에 있는 사진은, 누워 있을 때 바라본 나무의 모습이다. 아마 저 안에 누워 있는 사람은 저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리라...



이진영 감독의 영상 Songs of Love -
하와이 풍광 속 한인 이민 선조들의 땀과 희생이 서려 있는 공간에서 120년 한인 이민사의 소중한 면면을 돌아보는 러닝타임 13분인 뮤직 다큐 감상은 필수다.
다른 사진 감상하다가 저 장면을 급하게 찍다 보니 삐딱하게 나왔다.(원래 좀 삐딱함^^)
안 올릴까 하다가 다른 대체 사진이 없어 그냥 올려본다. 사진 오른쪽 붉은 형상이 바로 김동우 사진전 포스터에 나오는 조각상의 모습이다.
마침 바이올린 연주와 함께 이진영 감독이 뮤직 다큐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듯하다.
'구한 말 미지의 땅으로 떠난 선구자들에게 이 음악을 바칩니다'
https://youtu.be/ftG_Dk9Omkg
김동우 작가가 유키즈온더블록에서 언급한 '우리나라 최초 공군 창설' 사진을, 지난 토요일 '국립항공박물관'에서 본 사진이다.
영상에서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사진이지만 박물관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비행학교 전시에서 본 걸 기억해내다니...(아직 기억력 총총~ ^^)
ps. 사진 속에 담고 있는 작가의 생각을 깊이 알지 못해 너무 죄송한 마음이다. 잊혀가는 아픈 역사를 기록으로 남긴 김동우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728x90
'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일 걷기 챌린지]97일차. 눈 오는 날 도서관에서 놀기 (27) | 2022.12.21 |
---|---|
[100일 걷기 챌린지]96일차.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 (13) | 2022.12.20 |
[100일 걷기 챌린지]94일차. 겨울철 실내에서 놀기 좋은 곳, 인천시립박물관 전시 <신도, 시도, 모도- 따로 또 같이, 세 섬이 하나로> (32) | 2022.12.18 |
[100일 걷기 챌린지]93일차. 겨울철 실내에서 놀기 좋은 곳, 국립항공박물관 (18) | 2022.12.17 |
[100일 걷기 챌린지]92일차.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feat.서울식물원 온실) (22) | 2022.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