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100일 걷기 챌린지

[100일 걷기 챌린지]94일차. 겨울철 실내에서 놀기 좋은 곳, 인천시립박물관 전시 <신도, 시도, 모도- 따로 또 같이, 세 섬이 하나로>

문쌤 2022. 12. 18. 23:55



삼목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도착하는 작은 섬.

불과 한 달 전에 김밥 한 줄 사서 나 홀로 섬 여행을 떠났던 북도면 신도, 시도, 모도의 감흥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신도, 시도, 모도 - 따로 또 같이, 세 섬이 하나로> 전시회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번 다녀왔다는 이유로 반가운 마음에 한파를 뚫고 인천시립박물관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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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걷기 챌린지]67일차. 나홀로 섬여행/ 삼형제 나란히 신시모島

섬 여행 이야기에 앞서 '열정 가출 상태'인데도 여전히 방문해 주시며 댓글로 응원해주신 이웃님들~! 사랑이 넘치는 감시와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시 쓸데없는 이야기 가득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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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시도, 모도 - 따로 또 같이, 세 섬이 하나로>

▶전시 기간: 2022년 11월 29일~2023년 2월 19일

▶전시 장소 : 인천광역시립박물관 1층 갤러리 한나루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단, 공휴일인 월요일은 제외)

▶관람 시간: 9시~18시

▶관람료: 무료

옹진군 북도면에는 신도, 시도, 모도 세 섬이 있다.

시도와 모도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만 신도는 아직까지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다.

비록 10분 동안 배를 타고 들어간다지만 섬에서 위급 환자 등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을 땐 10리쯤, 아니 100리쯤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출처: 인천광역시


2025년이면 영종도~신도를 잇는 다리가 완공된다는 소식에 어떤 이는 "배 타고 여행가는 느낌이 사라질 것 같다"고 서운해 하지만 섬사람들의 불편한 생활과 바다로 인해 생기는 모든 근심 걱정을 해소하는 데 더없이 축하할 일이지 않을까.

다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섬'이었던 신도, 시도, 모도의 역사가 점점 잊히는 것을 염려하며 '세 섬 이야기'를 담은 전시회를 연 것으로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인천시립박물관, 인천문화재단, 옹진군청의 관심과 노력으로 섬 이야기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귀한 기록으로 남고, 2023년 상반기에는 옹진군 북도면 시도 분교 자리에 첫 번째 섬마을 박물관이 조성될 예정이다.

신도, 시도, 모도 여행갔을 때 많이 알려진 곳 위주로 여행을 했다면, 이번 전시회는 도서 지역의 역사, 민속, 생활 문화를 기록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전시회 입구에 있는 대형 사진 속에 있는 마지막 글귀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섬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섬 여행 때, 수기 해변으로 걸어가는 길에 염전을 봤지만 목적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냥 지나쳤는데 전시회에서 '시도 염전' 사진과 설명 글을 보니 더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교 변천사와 함께 학교 생활 사진(신도, 시도, 모도에 처음 설립된 교육기관은 1916년 모도에서 개교한 배화학교와 1920년대 초반 신도에 세워졌던 신흥학교가 세워졌지만 1993년 시도 초등학교 폐교, 1988년 모도 초등학교 폐교 그리고 1999년 북도 중학교가 폐교)을 보며 섬 생활의 현실을 마주 보고 있는 듯했다.

학교 운동회로 추정되는 사진 속 어르신들의 모습이 TV 다큐에 나오는 한 장면 같다. 운동회 날은 마을 잔치 날이었을 테니 당연히 어르신들도 운동회에 참여하셨으리라.

북도면 유일의 양조장이었던 북도 양조장에서 생산된 도촌 막걸리.

양조장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을 요즘 유행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웃프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운영된 북도 양조장은 1980년대 부녀자들이 옹진군을 '금주(禁酒)의 섬'으로 만들려는 움직임 속에서도 살아남았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2017년 문을 닫았단다.

섬 안에서 금주의 움직임이 있을 정도의 상황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대목이다.

맨 위에 있는 벚꽃 사진이 유독 눈길을 끈다.

신도, 시도, 모도는 내륙 지역에 봄이 안착한 후에야 비로소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단다.

벌써부터 내년 봄을 기대하고 있다.

누구나 다 누리는 편리한 삶을 '이제라도' 누릴 수 있게 되어, 늦었지만 참 다행이고 기억 속의 신도, 시도, 모도를 '이제라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 또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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