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필사(必死)적으로 필사(笔写)하기

문쌤 2022. 12. 28. 06:55

정신 수양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필사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아는 사람들만 해도 '성경 필사하기', '중국어 필사하기', 채근담 필사하기', '소설 필사하기'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좋아하는 책이나 목적을 위해 선택한 책을 필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이는 아이들이 쓰던 '버젓이 새 노트'를 버리는 게 아까워 필사를 한다고도 했다.

가라앉은 무거움을 털어내기 위해 필사에 동참해볼까 하는 마음에 연습 삼아 책을 골랐다.

중국에서 발행한 중국어 책(교과서)이다.

제법 많았는데 모두 버리고 남겨둔 2권 중 한 권을 펼쳤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책을 휘리릭 넘기다보니 종이 몇 장이 떨어졌다.

그당시, 수업 시작하면 바로 쪽지시험을 봤는데 그때 쪽지시험 본 종이다.

단어만 50문제 시험 볼 때도 있지만 가끔 문법 문제가 있을 땐 외워야 할 단어가 조금 줄어들어 좋아했던 때였다. 애국자도 아니면서 나라 망신 안 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외웠던 것 같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말걸 ... 후회된다.

그런데 책의 글씨가 너무 작다. 깨알 글씨다.

노안이라 도저히 글씨가 안 보인다. 돋보기안경을 쓰고 겨우 몇 줄 썼다.

그때는 어떻게 공부했었지?

아, 그때는 돋보기 2개를 갖고 다녔다.

돋보기 안경과 신용카드 크기의 네모난 카드형 돋보기.

내용은,

부모는 아들에게 매우 엄격하였다. 1살 때는 혼자 자도록 했으며 학교에 입학해서는 무술을 배우게 했다.

체육관은 집에서 4km 떨어져 있지만 데려다주지 않고 아들 스스로 자전거를 타고 가도록 했다. 부모는 이러한 힘든 것들이 오히려 아들을 위해 앞으로 경쟁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더 좋다고 생각했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이다.

아랫부분 괄호 안에 인터넷 기사에서 가져온 글이라고 적혀있다.

필사가 나에게 맞는지 연습해 봤다. 부정하고 싶지만 이젠 정말 큰 글씨 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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