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책으로 읽었거나 영화로 봤다면 그를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가 쓴 <깊이에의 강요>는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을 어떻게 파멸에 이르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재능 있는 젊은 화가는 평론가로부터
"당신의 작품은 재능이 있고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아직 깊이가 부족합니다"
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후 젊은 화가는 주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작품을 부족하게 보는 것 같아 자신감을 잃게 된다.
전혀 작업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화가는 '깊이'를 찾기 위해 책을 읽고 전시회와 미술관 등을 다니며 평론가에게 지적받은 '자신에게 부족한 깊이'를 찾으려다 약과 술에 의지해 심신이 피폐해진다.
결국 그녀는 '깊이'를 찾지 못한 채 자신의 그림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자살한다.
재능 있는 젊은 화가에게 '깊이가 부족하다'고 말 한 평론가는 그녀가 끔찍한 삶을 마감한 것에 대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젊은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쓴다.
#2. 구독자를 보는 나의 생각
이 블로그는 딱히 정보나 말초신경을 자극할만한 글이 없다. 이는 바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그 어떤 것도 없다는 말이다.
누구는 주식 정보를 알려주고 누구는 요리의 신세계를 알려주고 누구는 세계 축구를 알려주고 또 누구는 디테일한 건강 정보를 알려주지만, 이 블로그는 엄살로 도배한 일상 잡다한 이야기뿐이다.
곰도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며 인내하면 사람으로 변하는데, 블로그 시작한 지 200일이 지났는데도 글빨은 여전히 신통치 않고 주제도 전혀 사람들의 시선을 잡지 못하는 것들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방문해서 애정 어린 '감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우리 구독자님.
자랑 좀 해보자면, 문쌤 블로그 구독자님들은 다들 마음이 순둥순둥한 분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정보력 1도 없는 블로그를 구독하고 정성을 다해 댓글을 남기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댓글도 그렇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기사의 댓글을 보면 읽기도 민망한 온갖 험한 말들이 많지만 이 블로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
청정구역이랄까?
글에서 사람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더니 다들 하나같이 선함이 뚝뚝 묻어난다.
다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누구나 말하지 못하는 힘든 일들은 하나씩 있다.
그럴 때 작은 메시지 하나가 큰 위로가 되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상처를 후벼 파기도 한다.
<깊이에의 강요>에 나오는 평론가처럼 의도였는지 혹은 아니었을지라도...
#3. <나의 아저씨> 중에서
"죽고 싶은 와중에 '죽지 마라,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다. 화이팅 해라' 그렇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져"
"죽지 않고 버티게 해 줬는데... 고맙다는 말도 못 해? 해! 해도 돼~ 그 정도는..."
https://youtu.be/cVmjzMPf0hY
ps.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센스 있는 그대는 틀림없이 댓글을 달겠지요.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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