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인천 가볼만한곳] 솔향 가득한 인천 영종도 백운산

문쌤 2023. 2. 1. 23:40


아무 날도 아닌데 갑자기 누군가 생각났다면 그건 내가 좋아하는 낭만이다^^

할머니 나무, 할아버지 나무, 소원바위길...
지난 10월에 [100일 걷기 챌린지]하면서 용궁사에 다녀온 적 있는데 용궁사의 안녕도 물을 겸 백운산에 다녀오기로 했다.

작은 이벤트 같은 날이다^^
그러고 보니 무모하게 시작한 [100일 걷기 챌린지]하는 동안 생각보다 여러 곳을 다닌 것 같다.

 

용궁사 올라가는 입구.
한 번 와 본 곳이라 길 찾는데 문제없지만, '용궁사' 작은 간판이 아니었다면 누구라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길이다.
적나라하게 민낯을 보여주는구나^^

가볍게 심호흡하며 걸어가다 보니 금방 용궁사에 도착했다.
안녕한지 안부를 묻지 않아도 당연히 안녕하겠지만 그래도 백운산으로 바로 올라가지 않고 먼저 용궁사로 발길을 옮겼다.

큰 느티나무인 할아버지 나무, 할머니 나무도 여전히 건재하고 미륵불의 인자한 미소도 여전하다.
지난 10월에 갔을 때는 대웅보전 단청 공사 중이었는데 공사 끝난 모습을 다시 보니 한층 단정하다.

소원 바위 -
부처님 앞에 불전 놓고 생년월일(띠)과 소원을 말하고 절 삼배 올리고 바위 위의 작은 돌을 시계 방향으로 돌려 자석에 붙는 느낌이면 이루어지는 소원이고 가볍게 돌아가면 안 이루어지는 소원입니다.

오늘은 소원을 빌지 않았다. 정말 작은 돌이 자석에 붙는 느낌이 들면서 소원이 이루어지는지 살짝~ 의심이..^^
지난번 경험으로 충분하다ㅎㅎㅎ^^

[100일 걷기 챌린지]21일차. 소원을 말해봐~ 인천 영종도 용궁사, 소원 바위, 용궁사 느티나무

지하철 타서 운 좋게 의자에 앉으면 열에 아홉은 휴대폰을 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눈을 감고 있다. 반대편에 앉은 사람과 눈 마주칠까 봐 일부러 눈을 감고 있는 경우도 있고 정말로 피곤해서

630829.tistory.com

용궁사와 맞붙어 있는 백운산 올라가는 길로 들어섰다.

용궁사에서 출발한 지 200여 m 지점에서 만난 정자에 앉아 물 한 모금 마시고 크게 심호흡 한 번 한 후 백운산(255.5m)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좁고 긴 오솔길을 걷는 느낌이 드는 기분 좋은 출발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걷고 있는데 소나무 숲의 솔향이 숲 전체를 휘감고 있다.

소나무가 많으니 당연하겠지만 흡사 내가 걷는 발걸음보다 서너 걸음 앞서 걸으며 솔향 진한 향수를 뿌리는 것 같다.

깊은 들숨 날숨으로 만끽하며 감사함을 대신했다.

아, 그런 생각도 잠시.

여기가 산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당연히 계단 맛집이다^^

지난번 저질 체력으로 계양산에 올랐다가 예방 주사를 확실히 맞고 보니 백운산 계단은 그보다는 쉬이 오를만했다.

안내 표시가 잘 되어 있어서 나 같은 초보도 헤매지 않고 갈 수 있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둘레길 표지판.
ㅎㅎㅎ 백운산 둘레길.

올라가는 중에 만난 운동 기구가 있는 체력단련장과 정자.

정자에 앉아서 운동 기구 앞에 있는 큰 나무를 바라봤다.
무슨 나무일까?

가지가 휘어지도록 흰 꽃송이를 가득 달고 있는 벚꽃이라면 환상적이겠지?
봄소식을 먼저 알리는 홍매여도 좋겠다.

아, 너~~무 궁금하다^^

돌탑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오늘도 소원 하나 올려본다.

길이 쉬워서 생각보다 가볍게 걸었다.
계단도 많았지만 흙을 밟고 걷는 길이 오히려 더 좋았다.

 

여전히 추운 겨울인데도 따스한 햇살 듬뿍 받은 곳에선 벌써 꽃망울이 도톰하다.
언제쯤 터트려서 사람들을 기쁘게 해 줄 것인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하다.
타이밍 재고 있니?^^

헬기장 도착.
날씨가 흐려서 아쉽게도 잘 안 보인다.

백운산 정상에 가려면 조금 더 걸어가야 한다.
힘을 내자~!!!

 

 

백운산 정상석과의 만남!!!
정상석 주변에 철쭉이 많아 꽃이 피는 계절엔 정상석도 꽃으로 물들 것 같다.
그땐 꼭 인증샷을 찍어야 한다^^

백운산 정상 안내판에 적힌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옮겨 본다.

 

「아침저녁으로 구름과 안개가 자욱이 끼고 석양이 비치는 오색구름이 산봉우리에 머물 때면 선녀들이 내려와 약수를 마시며 놀고 간다 하여 백운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서해 낙조와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리 높지도, 그리 가파르지도 않은 백운산은 가족 산행으로도 좋다.

백운산 중턱에 대고종 사찰 용궁사가 있다. 절까지 들어가는 길이 가파르고 좁지만 울창한 숲 그늘에 가린 진입로가 그윽하고 포장도 잘 되어 있다.

고찰답지 않게 현대적인 11m 높이의 석고미륵불이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사찰 앞마당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큰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서있다. 수령이 1,000년이 넘는 이 나무들은 할아버지 나무, 할머니 나무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백운산 정상에 오르면 인천국제공항과 인천 앞바다에 흩어져 있는 섬들을 바라볼 수 있다. 특히 백운산은 바다와 그 건너 육지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봄이면 산철쭉과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다.

하산은 백운암을 지나 운서동 연수원으로 내려오는 길이 좋다. 산행은 중구청 영종복합청사 앞 중구농협에서 시작하여 용궁사를 거쳐 동봉에 오른 후 정상에 올랐다가 남동릉을 거쳐 도로변에 도착한 후 도로를 따라 중구농협까지 이동하면 되는데 천천히 산행해도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상 전망은 사방이 막힘없이 시원스러우며 동쪽 북쪽으로 바다 건너 인천과 강화도가 지척이다. 남, 서쪽으로는 신도, 장봉도, 무의도 등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잘 보인다.」

 

사방이 트여서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확 트인다.
이곳이 해넘이 맛집이라지? ^^

영종대교와 바로 눈앞에 보이는 비행기도 손에 잡힐듯... 다만 날씨가 좋아야 모든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하면 등산 초보치고는 아주 무난한 산행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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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정상에 오르고 보니 산길을 걸을 때는 못 느꼈던 칼바람이 온몸을 할퀴었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흔들려서 두 손으로 꽉 잡고 눌러야 할 정도로 흔들림이 매우 심했다.

정상까지 올라오는 동안 너무 낭만적이어서 방심했나 보다.
마음은 피폐하지만 몸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어디서 한방 먹었는지 갑자기 으슬으슬 추워서 더 이상 경치를 감상할 상황이 아니었다.

정상에 오르자마자 부랴부랴 서둘러 하산을 했고...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도 없다.

하루 종일 끙끙 앓고 나니 이제 좀 사람다운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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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백운산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친하게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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