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번씩 꼭 일산 호수공원을 거닐던 때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찾아갔다.
그땐 간단히 걷고 벤치에 앉아 물멍을 즐겼다면 오늘은 호수 한 바퀴 돌며 제대로 걸어보기로 했다.
호수 산책로 길이는 총 9.2km.
노래하는 분수대를 중심으로 한화 아쿠아플라넷과 JTBC가 있고 호수공원 걷다 보면 킨텍스, MBC 드림센터 등이 있어 한 번씩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다.
작년에 인천대공원에서 타지 못한 자전거를 오늘 일산호수공원에서 소원풀이하겠다는 딸내미.
혼자 페달 굴리겠다더니 내가 더 많이 굴려서 1차 다리 힘 빠졌다지...
300,000㎡의 넓은 호수와 수많은 종류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는 것도 부럽지만 무엇보다 차도처럼 자전거 길과 일반 산책로가 구분되어 있고 왕복 2개의 가는 길과 오는 길이 따로 표시되어 있는 것은 늘 봐도 부러운 것 중 하나다.
개발 당시 반대도 많았을테지만 지금은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고양시 아니, 대한민국의 대표 인공호수 중 하나가 되었다.
중국의 자랑인 서호(西湖)가 아주아주 넓~은 호수라면 일산호수공원은 아기자기하게 볼거리가 많은 인공호수다.
봄부터 수많은 꽃들이 앞다퉈 피기 때문에 꽃 귀한 줄 모르고 눈길 한 번 안 주고 걷던 때도 있었는데 시기가 어중간하다 보니 꽃눈만 겨우 보일 뿐 아직은 봄꽃을 영접할 수 없다.
전망대에 올라 호수 주변 풍경도 구경하고
이름도 생소한 <화장실문화전시관>으로 향했다.
화장실 문화전시관.
관람시간 (매주 월요일 휴관)
오전10시~오후5시/ 관람료 무료
<화장실문화 전시관>답게 동서양 화장실 변천사와 미래의 화장실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산책길에는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많은데 '뱃살'을 잴 수 있는 재미있는 시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홀쭉 > 날씬 > 표준 >통통 > 뚱뚱 > 이러면 곤란해
29cm인 '이러면 곤란해' 단계부터 통과해 점점 '뚱뚱'을 지나 '통통', '표준'을 통과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고 있어서 좀 창피했지만 막 구겨 넣었더니 '홀쭉'단계도 통과했다^^
꽃과 나무가 많은 일산호수공원답게 벽화 역시 생동감 넘치는 예쁜 꽃벽화가 그려져 있어 다리를 지날 때마저 삭막함이 전혀 없이 환한 모습이다.
바닥이 훤히 비치는 맑은 물에 노니는 화려한 잉어들이 사람들 발걸음을 붙잡는다.
잔잔한 호수 위에 내려 앉은 윤슬마저 황홀하다.
커다란 달 모양의 조형물. 밤엔 환한 달빛이 되어줄 것 같은데 야경 볼 시간까지 머물 수 없음이 너무 아쉽다.
일산호수공원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많아 작품 구경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왼쪽 <절하는 사람>과 오른쪽 공중에 매달린 나무(정확한 작품 이름은 모름)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작품이어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감상했다.
뻔한 작품이 아니어서 좋았다.
예술을 모르는 사람 눈에도 '작품 선정'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느껴질 정도다.
호수 건너편을 걸을 때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반원형의 무지개 조형물.
호수에 비친 모습을 보니 완벽한 원형이다.
'다 생각이 있었구나~!'
눈으로 봤을땐 이런 색감이 아닌데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니 마치 주변이 온통 붉게 물든 것처럼 표현되었다.
일산호수공원의 꽃잔치가 열릴 날이 머지않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가 초대장 받으면 바로 달려가서 꽃잔치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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