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인사동 나들이.
한낮의 봄볕이 제법 따스한걸 보니 이제 완연한 봄의 길로 들어섰다.
인사동 수많은 갤러리 중 그나마 익숙한 <갤러리 라메르>로 향했다.
<갤러리 라메르>는 한 건물에서 여러 전시회가 열리기 때문에 따로 계획이 있지 않다면 뜻밖의 큰 선물 같은 곳이다.
황미숙 작가의 <심상의 꽃밭>展
3월 1일~3월 6일
갤러리 라메르 1층 1관
작가는 도록을 통해
"우리집 마당은 분칠을 한 것처럼 뽀얀 마당이었다. 그 마당을 둘러싸고 계절마다 앞다투어 피어대던 꽃들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며 프롤로그를 열었다.
'~었다'로 끝맺음을 한 걸로 보니 '과거형'이다.
실제 대부분의 작품엔 <아버지의 꽃밭> Ⅰ,Ⅱ,Ⅲ,Ⅳ 등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작품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황미숙 작가는 작품집 작가노트에서 "아버지는 손 한번 잡아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곁을 내주지 않는 분이셨는데 어떻게 그토록 꽃은 사랑하셨는지, 봄부터 서리가 하얗게 내리는 늦은 가을까지 우리집 앞마당엔 온통 꽃으로 가득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제일 먼저 하신 일이 아마도 그 꽃밭을 갈아엎고 무와 배추를 심는 일이었다."라고 회고했다.
뒤로 물러서서 작품을 감상하면, 여러가지 색깔의 무수한 점들이 화폭 안에서 춤을 춘다. 작가가 유년시절 앞마당에서 본 꽃밭을 표현했다.
유년시절 기억 속 '아버지의 꽃밭'을 추상적인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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