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너와 나의 연결고리
2023년 봄을 맞이하여 블로그에 소소한 변화가 생겼다.
봄꽃을 즐기기 위한 '춘소일각치천금' 카테고리를 만들고, 꽃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정확히는, 스치듯 지나가는 봄꽃에 관심을 가져볼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는게 더 솔직한 말이다.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은 한계가 있었지만 카메라 들고 다니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거추장스러워 아예 외면하고 지냈다.
(물건을 잘 잃어버림;;)
또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데, 전혀 친절하지 않게 가르쳐주는 건 싸우자고 덤비는 것과 다름없어 선뜻 내키지 않았던 것도 한몫했다.
그러던 중 며칠 전부터 사진 강좌를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요가반 회원의 적극적인 푸시 덕분에 조금씩 마음이 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오늘은 구석에 박혀서 먼지 뒤집어쓰고 있는 카메라 중 가장 만만해 보이면서도 시크해 보이는 아이를 꺼냈다.
배움의 저자세로 10분 내에 카메라 속성 과외를 받았다.
먼저 카메라 기능을 배우고,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방법, 딱 거기까지만.
다행히 싸우지 않고 끝났다.
실전 투입!!!
이건 뭐 총 잡는 법 알려주고 전쟁터 나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삼형제 섬, 신시모도(신도, 시도, 모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신도로 향했다.
사진 찍는 연습한다면서 굳이 섬으로 갈 필요가 있었나?
ㅎㅎ 사진은 핑계일 뿐 오랜만에 가고 싶었다.
삼목 선착장 갈매기들은 굉장히 똑똑하다. 새우과자 봉지를 뜯지 않았는데도 용케 알아보고는 그 사람 주변을 맴돈다. 다른 바닷가 갈매기들과는 달리 슬로모션으로 나는 놀라운 재주를 가졌다.
배를 탄 지 10분이 채 되지 않아 신도 선착장에 도착하다니.
타자 마자 내린다ㅎㅎㅎ
모도 해안 둘레길 시작점에 나를 내려주고 차량은 떠났다. 전에도 이와 똑같은 상황이 있었는데 한 달 동안 살벌한 냉전 상태였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신시모도(신도, 시도, 모도)는 아는 곳인데다 내가 자발적으로 혼자 걷겠다고 했으니 불만이 있을 수 없다.
오늘 나와 함께 할 연결 고리는 바로 이 카메라다.
"우리, 친하게 지내보자^^"
신도 선착장에서 내려 시도 - 모도까지 연결된 다리를 건너왔는데 모도 끝에서 내렸다. 모도에서 시도를 거쳐 신도 선착장까지 걸어서 갈 예정이다.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창 밖으로 본 풍경은 봄꽃 하나 없이 겨울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조금 아쉽지만 카메라 연습 겸 세 개의 섬을 걷는다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걸어보자규~~
해안둘레길을 걷고 싶지만 지난 경험에 의하면 혼자 걷기엔 살짝 무서우니까 생략.
거친 바위 위에 홀로 우뚝 서있는 소나무 한 그루와 특이하게 생긴 바위.
이 둘만 엮어서 관광자원 만들어 홍보하면 소위 대박일 텐데... 아쉽다.
나만 즐기는 걸로~^^
바다 구경은 그만하고 이제 신도 선착장까지 걸어가 보자!!!
잊지 말고 앱을 켜라, 제발~~~!!!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해안도로의 해당화가 반기는 섬, 모도.
해당화가 필 때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유명한 길이다.
걷다가 우연히 만난 바위 위의 조각상. 바로 옆에 또 다른 포즈의 조각상이 하나 더 있다.
썰물 때라 가까이 가서 찍어도 되지만 위험해 보이므로 멀리서 찰칵!
(한 번씩 아프고 나면 몸 사리는 편^^)
빨간 Modo 이니셜이 새겨진 곳에서부터 다리를 건너 이곳까지 1km. 그만큼 작은 섬이고 차량이 드물어 걷기에 아주 좋다.
서울 수도권에서 멀지 않아 한번쯤 혼자서 여행자의 자세로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두 시간 남짓 짧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배를 타고 삼목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소감 한 마디
#스마트 폰과 카메라 번갈아가며 사진 찍느라 정신없는 하루였지만 카메라 기초 배웠으니 멀리 뛰기 준비 완료.
#이 포스팅엔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섞여있음.(구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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