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원봉사활동
김포공항 항공박물관 관련 포스팅을 한 적 있다.
그곳에 항공도서관이 있는데 규모는 작지만 국내외 항공 관련 도서는 물론 일반 도서와 어린이 도서가 구비되어 있어서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첫인상이 좋았고 이용객이 적어 조용히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 그래서 포스팅 끝에 '나만의 아지트'라고 마무리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 후 항공도서관 자원봉사 모집 안내를 보게 되었다. 그렇지않아도 이사 후 주변 정리도 끝났으니 올해는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소식을 접한 터라 곧바로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신청을 했다.
매월 모집하기 때문에 다른 일정이 있으면 다음달에 신청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내가 잘하는 일과 내가 좋아하는 일 중 좋아하는 일로 자원봉사를 해보고 싶었다.
오랫동안 소위 '잘하는 일'로 봉사활동을 했었는데 'job'의 연장선이어서 부담이었던 탓이다.
국립항공박물관 가는 길.
2월부터 봉사활동을 다녔으니 이때는 [만보 걷기] 챌린지를 하지 않을 때지만 그래도 무빙워크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고 중앙 통로를 걸어간다.
오른쪽 사진에 있는 커다란 화분이 놓인 길을 통과하면 곧바로 항공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자원봉사자 카드를 받고
자원봉사 첫날만 도서 배열 관련 영상 교육을 받는다.
반납대에 모인 책들을 모아서(임의로 꽂으면 책을 찾는데 혼선이 발생하므로 꼭 반납대에 놓아야 함)
한 번에 6권씩 살균 소독기(1분 소요)에 넣고 소독한 후 청구기호에 따라 제자리에 꽂아놓는다.
도서관 내 모든 책의 청구기호 확인하기.
책이 겹쳐져 있거나 뒤로 넘어간 책 등을 제자리에 꽂아주고 청구기호가 정확한 위치에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가끔 찾아달라는 책을 찾아주기도 한다.
청구기호 글씨가 작아서 100권쯤 확인하다보면 눈앞에 별이 쏟아진다. 그럴 때면 잠깐 창 밖을 바라본 후 다시 청구 기호 확인하는 등 나름의 요령도 터득하게 된다.
도서관 전체 청소 마치면 봉사활동 끝~!!!
▶소감:
-책을 좋아하고 책이 많은 환경을 좋아해서 시작했지만 정작 책 볼 시간없이 바쁘다.
-한 달 전에 신청하기 때문에 허리 아픈 날에도 계속 서서 일하느라 허리 끊어지는 줄~
-다른 봉사활동 장소를 찾았다. 당분간 봉사활동 유목민 신세 유지.
#2.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
캘리그라피 수업 중 에코백에 글씨 쓰기를 배웠다.
지렁이 글씨인 데다 성실하지 않은 학생인데도 꾸준히 하다 보니 제법 봐줄만한 글씨가 써진다.
화선지가 아닌 스케치북에 수없이 연습을 한 후,
최종적으로 이런 글씨로 결정, 에코백에 쓰기 전 다시 한번 까만 종이에 써본다.
지금까지 썼던 화선지도 스케치북도 아닌 전혀 다른 질감의 까만 천에 한 글자씩 정성껏 쓴다.
행여 글씨 틀릴까 봐 손가락이 바들바들~~^^
드디어 글씨 완성, 꾸밈 완성, 낙관 똭!!!
따~~란~~!!!
에코백에 글씨 쓰면서 어린왕자와 얼마나 많이 만났는지 모른다. 어린왕자를 그리고 싶었지만 실력 부족으로 글씨만 완성.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
#3. 여권 만료
서랍을 열다가 우연히 여권을 봤다.
헐~ 이미 작년에 만료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외국 나갈 생각을 안 했더니 여권이 만료된 줄도 몰랐다.
중국 거주하는 동안 내 여권은 내 것이지만 내가 갖고 있지 않았다. 아니, 갖고 있을 수 없었다.
매 년 거류증을 만들어야 하고(거류증 발급받으려면 기본 한 달 이상 걸림), 많을 땐 1년에 14번 입출국을 하다 보니 내 여권은 담당 여직원이 보관하고 있었다.
회사 직원이 모두 알아서 일을 해주니 신경 쓰지 않아서 편한 점도 있지만, 내 마음대로 어디를 갈 수 없고 항상 일정이 노출되어 있어서 '거대한 감옥'에 갇힌 느낌이었다.
너덜너덜해진 나의 여권, 이제는 Good bye~
#4. 젤리블리 애플망고
딸내미가 퇴근할 때면 가끔 편의점에 들러 필요한 걸 사 오는데 그럴 때마다 애플망고가 하나씩 들어있다.
1개 900원. 쿠팡 검색해 보니 20개 9,870원, 절반 가격이다.
맛은... 그냥 젤리^^
#5. 지하철에서(짧은 치마)
지난 일요일, 인천수목원에 갔다가 갑작스러운 추위 때문에 몸살 기운이 나서 급히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몸은 한없이 처지는데 어느 역에서 여고생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반쯤 감긴 눈으로 봐도 교복 치마가 너무 짧다. 몸이 아파서 현실과 안드로메다 그 경계선에 있던 내 눈에 건너편 남자가 수상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
여학생 치마는... 짧아도 너무 짧다. 마음 같아서는 옷을 벗어서 덮어주고 싶었고 하다못해 일어서서 여학생 앞에 서서 가림막이라도 되어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비몽사몽 헤매던 중, 여학생은 느낌이 이상했는지 겉옷을 벗어 허벅지를 덮었다.
그제서야 나는 안심하고 안드로메다로 떠났다.
#6. 양화진에서(긴 치마)
양화진에서 한참 동안 봄꽃과 놀다가 쉴 곳을 찾았다. 마침 벤치 3개가 나란히 있는 게 보였다. 첫 번째 벤치엔 젊은 여자 외국인이 혼자 앉아있다.
한 칸 건너 세 번째 벤치에 앉았다.
텀블러에 담아간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는데 남자 두 명이 가운데 벤치에 앉았다.
지금까지의 상황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우연히 고개를 돌려보니 나와 가까운 쪽에 앉은 남자의 스마트폰 화면이 여자 외국인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게 보였다.
여자 외국인은 꽃무늬가 그려진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허벅지까지 절개가 있는 치마인데 다리를 꼬고 앉아있으니 눈요깃거리였나 보다.
아...
2:1이라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직접적으로 말은 못 하고, '나는 너희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경고는 해줘야 했다.(어설픈 정의;;)
남자 쪽을 향해 째려보며 헛기침을 했다.
그제서야 남자는 나를 쳐다보더니 스마트폰을 접고 자리를 떠났다.
#7. 헤드셋으로 음악 듣는 힙한 아줌마
요즘 신문물을 접할 때마다 '젊은 사람들은 좋겠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아주 옛날 만화에, 미래엔 리모컨으로 커튼을 열고 말을 하면 TV가 켜지는 세상이 온다고 했는데, 그때 만화 속 내용이 지금 현실이 되었다. 점점 더 편리한 세상이 오겠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 혼자 뒤처질 수 없다.
에어팟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웬걸, 익숙해지니 그 편리함에 녹아들었다.
다만, 귀가 아파서 잠깐만 사용해야 한다는 거~
애들이 안 쓰는 헤드셋이 굴러다녀서 내 스마트폰에 연결해 달라고 했다.
예전에 시범 착용하던 때는 '남사스럽게 이런 걸 어떻게~' 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수용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다.
아침 일찍 동네 산책할 때 에어팟 빼고 헤드셋을 사용했다.
확실히 에어팟과는 소리가 다르다.(에어팟이 더 좋음^^)
귀가 아프지 않은 건 인정!
#8. 누군가에겐 설렘
지하철을 타기 위해 다들 바쁘게 걸어간다.
그 와중에 벽에 걸려있는 사진들. 누군가에겐 무의미하겠지만 나는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들여다본다.
사진을 잘 찍었는지를 보는 게 아니다. 어디에서 찍었는가가 나의 관심사다.
아는 곳이 별로 없어서 사진 설명에 적힌 지명을 보고 그 자리에서 검색을 해본다.
마음에 드는 장소여서 기억할 것 같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바로 검색해서 저장해둬야 한 곳이라도 가 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가 본 곳이 노을종과 소래습지공원 등이다.
#9. 배움에 나이는 없다
지난 수요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커피콘서트가 있었다. 내 옆자리와 앞자리에 앉은 몇몇은 친구인데 각자 예약을 해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 있다.
공연 전이라 그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들렸다.
"이번에 00에서 새로 영어 초급반 생겼잖아. 그래서 신청하고 첫 수업에 갔는데 글쎄 말이 초급반이지 수준은 고급반이야. 영어 책 없이 프리토킹을 하는데 그게 어떻게 초급반 영어냐구~"
쉽게 생각하고 수업 신청했다가 첫 수업 수준에 놀랐나 보다. 그런데 그분들은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린 백발 어르신들이다.
놀라서 귀를 더 쫑긋 세우고 들었다.
"그래서 안 다닐 거냐고? 아니지~ 계속 다녀야 실력이 늘지~"
듣고 있던 친구는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그래, 잘 생각했어. 당연히 계속 듣고 배워야 실력이 늘지~"
영어와 담쌓은 나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10. 갑자기 해외 결제?
휴대폰 문자로 카드 명세서를 받지만 평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
오늘은 생각보다 결제 금액이 많아 확인해 보니 해외 결제 1건이 있다.
헉! 누가 내 카드를 썼단 말인가?
부랴부랴 카드사에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카드 분실 신고까지만 해줄 수 있다며 결제한 회사에 연락을 해보란다.
혹시 하는 생각에 가족톡을 날리니 우리집 호적에 아들로 올라가 있는 사람이 사용했단다.
카드 분실 신고 취소하려고 하니 카드사 영업시간이 지난 후여서 휴대폰 화면엔 AI챗봇만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 번만 더 엄마 카드 쓰면 D짐!!!
#11. 신뢰 50%
요즘 병원이나 약국을 자주 드나들고 있다.
바꾼 약국에서 약을 받으려고 하니 자칭 한의사 자격도 갖추고 있다는 약사는,
많이 먹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 운동을 꾸준히 해라라는 뻔한 상식을 들려주었다.
건성으로 대답만 "예!" 했더니,
"귀가 얇으니 주변에 좋은 사람과 사귀어야 한다"고 말했다.
ㅎㅎㅎ 아이고~
그리고는, 체질이 오래 살겠지만 항상 아플 거란다.
흐엉~ 슬퍼 ㅠㅠ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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