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아줌마의 일상 이야기]

[책] 詩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열림원

문쌤 2022. 7. 12. 23:04

 

초판 1쇄 발행인 나태주 산문집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열림원>를 아직 정리 덜 된 짐들 사이에서 발견했다.

2019년 초판 1쇄 인쇄가 2019년 9월 25일이고, 10월 10일 발행된 책이다.

서점에서 구입했을 당시 따끈따끈하게 막 나온 책을 산 기억이 난다.

 

광화문 교보문고 외벽 글판에 적힌 나태주 시인의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책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풀꽃'이라는 詩의 영향이 컸다.

나태주 작가 역시 산문집 '풀꽃 1'에 적었듯이,

겨우 다섯 줄 밖에 안 되는 짧은 시, 글자 수도 얼마 되지 않거니와 이걸 행을 줄이면 세 줄이 될 수도 있으니 참 단출하고 소박한 시라고 했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해서 인터넷 검색란에 '나태주;라고 치면 그다음 '풀꽃'이란 말이 따라붙을 정도며, 블로그나 카페에 인용된 것을 보고 놀랍다고 한다.

그동안 공들여 쓴 작품이 참 많은데 ;'풀꽃 시인'이라 부르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적었다.

 

 

호기심이 생겨 검색창에 '나태주'를 검색해봤다. 

검색어 '나태주'에 달린 단어는 작가가 책에서 밝힌 대로 '시인'과 '풀꽃'이 자연스럽게 달려있다.

 

 

 

온갖 자극적인 미디어들 속에서 마음 정화 차원으로 책장을 넘겼다.

어려운 말이 없다. 마치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다.

 

 

 

전체 311페이지 중 69편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머리맡에 두고 무심코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공감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길과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길 자체가 인생이다. 길 자체가 삶이고 그 흔적이다. 아니, 삶과 인생이 쌓이면 저절로 길이 되게 되어 있다. 인간의 삶은 길에서 시작하여 길로 끝나게 되어 있다. 그야말로 길 위의 인생이라 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길보다 더 좋은 스승은 없고 좋은 도반(道伴)도 없지 싶다. 스승이라 해도 가르쳐주지 않는 스승이고 도반이라 해도 말이 없는 도반이다.

 

그저 스스로 알아서 배우라 방임하고 묵언으로 동행해줄 뿐. 우리는 길을 걸으며 배웠고 길을 걸으며 사랑했고 길을 걸으며 생각했고 길을 걸으며 많은 것들을 버려야만 했다. 가장 좋은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도 길 위에서다. 

 

 

산책길.

특별한 목적 없이 천천히 걷는 길을 말한다. 소요(逍遙)가 있고 망설임과 머뭇거림이 있는 길을 말한다.

자연스럽게 좋은 사람, 정다은 사람과 함께일 수밖에는 없다. 거기서 오가는 대화 또한 그렇다.

 

일정한 주제가 있을 필요가 없고 형식 또한 따질 필요가 없겠다.

저기 말이지, 그거 말이야, 내가 말이야로 천천히 시작해서 오락가락하다 끝나도 좋은 대화가 있다. 구름에게 들려주고 바람에게 흘려보내 주어도 좋은 이야기가 거기에는 있다.

 

 

나는 가끔 특별한 일이 생기면 내 방식대로 길을 떠난다. 마음에 상처를 입거나 심한 갈등이 있거나 결단을 내릴 때의 일이다. 수세미 같은 구겨진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이럴 때 나는 부서진 마음을 고치러 간다고 말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서너 시간 땀이라도 흘리며 산길을 걷다가 돌아오면 구겨진 생각이 가지런해지고 부서진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 中 

'길과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일부분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