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잠시도 쉼(休)을 허락하지 않는 친정아버지가 요즘 나의 단골 글감이다.
오늘도 아버지 이야기를 풀어보련다.
친정아버지에게 별명을 지어드리자면 '열정 부자' 아닐까 싶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본 아버지는 붓글씨를 참 잘 쓰셨다. 어떻게 저렇게 잘 쓰시는지 늘 감탄하곤 했다.
훗날, 어른들은 모두 붓글씨를 잘 쓰시는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 건 아니었다.
생업에서 은퇴하신 후 아버지는 본격적으로 배움의 열정을 100% 발휘하셨다.
복지관에 있는 기존 프로그램 뿐아니라 새로운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
스스로 선택하셨을 수도 있지만 주위의 꾐(?)에 넘어가셨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예는 지금도 꾸준히 하셔서 종종 대회에 나가 상도 받으시고, 우쿨렐레 배우셔서 공연을, 캘리그라피를 배워 전시회를 그리고 인문학을 배워 작은 책을 엮어 책으로 완성하셨다.
유튜브 배우는 할아버지,
"삼성폰이 필요해"
이제 거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유튜브에 도전하신단다. 복지관 프로그램 중 유튜브반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한번 수업 다녀오시더니 내게 카톡을 보내셨다.
내용인즉슨, 아버지 폰은 엘지폰인데 강사님이 삼성폰으로 수업을 하셔서 수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쓰는 삼성폰이 있으면 보내달라고 하셨다.
금요일 수업이어서 우체국 택배로 부치는 건 의미 없었다. 오늘 보내도 빨라야 내일 오후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아본 방법이 고속버스 택배였다.
고속버스로 택배 부치기, 우체국 택배보다 빠르고 쉽다
인터넷 검색 후 미리 예약 접수했다. 10kg 이내의 물건은 만 원. 카카오페이로 계산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인천종합터미널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한 여러 버스회사 사무실 중 금호고속 사무실로 들어갔다.
택배 앱 깔아서 예약했는데 그럴 필요 없었다. 물건을 가져가면 친절한 사무실 직원이 알아서 처리해준다.
카톡으로 고속버스 번호와 상차 시간 및 도착시간이 정확하게 떴다.
도착지 터미널에서 찾으면 된다.
조만간 알고리즘으로 80대 할아버지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이 마구 쏟아질 수도 있겠다.
그나저나 나는 이 블로그 하나만으로도 버거운데 다들 대단하시다.
열정 만랩,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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