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두근두근 Culture 100

[2023 두근두근 Culture 100]#14. 제주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 시네마

문쌤 2023. 4. 7. 22:48

비 오는 날엔 실내에서 노는 게 답이다.
오전 시간 다 날리고 결국 미술관으로 결정~ !!!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을 보니 아라리오 뮤지엄이 첫 사진이다. 
다시 손에 카메라를 든 후 처음으로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인생 첫 혼자 멀리뛰기'인 제주 여행에서...
그것도 비, 강풍, 풍랑이라니...
애초에 가려고 했던 장소는 강수량 300mm 이상이었으니 더 이상 미련이 없다.
 

(나의 '처음'에 비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생각해 보니 '인생에서 처음 혼자 등산한 날'도 비를 만나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었다.)

 
낯선 동네에서 우산 챙기랴, 배낭 챙기랴, 휴대폰 챙기랴, 정신 챙기랴...
카메라 꺼낼 시도조차 하지 못하다가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꺼낸 것.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 시네마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에서 따온 '아라리오 뮤지엄'.
제주시에 있는 사립 미술관이며 지하 1층~지상 5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장요금 : 성인 15,000, 청소년 9,000원, 어린이 6,000원
삼성카드 소지자 10% 할인 
 

지하 1층에서 만난 첫 번째 작가는 인도에서 주목받는 날리니 말라니(Nalini Malani).
회화, 벽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여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왼쪽 :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 - 넌 날 완벽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어
▶오른쪽 :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 - 잿더미

 

▶왼쪽 :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 - 나는 네가 잃어버린 모든 것
▶오른쪽 : 욕망/ 파열

 

▶왼쪽 :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 - 소식이 올 수 없는 도시에서
▶오른쪽 : 기억: 기록/삭제

 

코헤이 나와(Kohei Nawa)
'픽셀 밤비' 

 

'픽셀 밤비' 시리즈인 다섯 마리 사슴의 표면을 투명한 크리스탈 구슬로 덮어 마치 수많은 디지털 픽셀로 구성되어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너무 영롱해서 한 마리 집에 데려오고 싶었다.

 

팔로마 바가 바이즈(Paloma Varga Weisz)
'도그맨(겹 눈 달린)'

 

팔로마 바가 바이즈는 전통적인 나무조각으로 자신의 예술적 판타지를 표현했다.
라임나무로 깎은 반인반수의 난쟁이가 자신이 깎여져 나온 나뭇조각 가운데에 서 있다.
이러한 흔적들은 형체가 창조된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뿐 아니라 인물이 무기력하게 고립된 이유를 암시한다.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 시네마가 원래 있던 모습 그대로 사용한 건물이다 보니 건물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흔적이 많다. 특히 도그맨(겹 눈 달린)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은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작은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데, 작품 설명을 읽어보면 처음 봤을 때의 느낌과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아무리 봐도 골룸인데...^^
 

2층에 막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된 듀에인 핸슨(Duane Hanson)의 '벼룩시장 상인'
제목 그대로 벼룩시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일상적인 인물을 묘사한 작품이다.
처음엔 사람이 앉아 있는 줄 알았는데 듀에인 핸슨의 작품이었다니... 가까이서 볼수록 더 진짜 사람 같다.
마치 누구를 닮은듯한???

 
 

벼룩시장 상인 옆으로 앤디워홀의 실크 스크린 작품 '마릴린 먼로'가 전시되어 있다.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똑같은 사진 10장을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상품화된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했다. 

 

샹탈 조폐(Chantal Joffe)
'이사벨라'
 
샹탈 조폐는 일상에서 발견하는 인물들에게 작가의 독특한 시선과 감정을 부여하고 무엇인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대상으로 변모시킨다. 
샹탈 조폐의 작업 과정처럼, 이 작품 속 여인을 감상하며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 재미있겠다. 

 

토마스 하우즈아고(Thomas Houseago) ''달 형상'

 

김경승(Kyungseung Kim)
' 소년'
 
반바지만 입은 짧은 머리의 소년이 손을 뒤로 한 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20세기 한국 근대 조각가 김경승의 작품으로 냇가에서 흐르는 물을 보며 생각에 잠긴 소년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다.
얼굴과 몸의 세부는 사실적으로 충실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팔을 뒤로 돌린 모습과 생각에 잠긴 표정, 앳된 몸의 곡선이 서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작가의 작품 설명이 아닌 관람객 개인적인 생각은 모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냇가에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소년이 아니라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김인배(Inbai Kim)
 
얼굴이 어디 있는지 작품을 몇 바퀴 돌았는지 모른다.
김인배 작가는 축소된 표정에 대비하여 얼굴 형태 자체가 커다란 덩어리로 부각됨에 따라 시각적 리듬을 생성한다.
첫 번째 작품 '지리디슨 밤비니'의 둔한 형체는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전체를 파악하기 힘들며 그러한 형태는 몸통의 기괴함을 상쇄하는 묘한 균형을 이루어낸다.
맨 아래 작품은 얼굴 속의 얼굴이 묘사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장 환(Zhang Huan)
 
장 환은 중국 다양한 소재를 차용한 설치 작품과 극한 상황을 이겨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미술계의 이목을 끌었다.
정치와 종교의 상징성을 행위예술과 이미지로 실현시키며 과감한 시각적 효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첫 번째 작품 '영웅 No.2'는 압도적으로 거대한 인체 형상의 작품으로 주재료인 소가죽은 농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향수를 자극하는 재료라고 한다.
 
처음 작품을 마주했을 때의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실제 소가죽을 그대로 사용하여 털이 한 올 한 올 모두 생생하게 보인다. 특히 소꼬리까지 사용한 거대한 작품을 혼자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일어설 것 같은 상상을 하자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소름 끼쳤다.
뭐, 관람하는 사람 생각이니까^^

 

 아라리오 뮤지엄 김창일 회장인 씨 킴(Ci Kim)의 작품.
 
제주 바다에 버려진 사물을 되살려 예술로 승화시켰다. 마네킹에 여러 가지 표정을 입힌 작품을 첫 대면하고 놀라서 넘어질 뻔했다.
'그냥 미술 작품일 뿐이야'라고 대범한 척 생각하기엔 아직 간이 덜 부었다.

 

백남준(Nam June Paik)
 
대중매체인 TV와 비디오를 예술 영역으로 끌어들인 자랑스러운 세계적 아티스트이다. 
작가는 자신의 눈에 비친 역사, 사회적 인물을 '로봇 조각'으로 제작하고 인물의 성격과 일련의 사건들을 영상과 조형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해하기엔 여전히 어려운 예술의 세계다.

 
 

 

박영숙 작가의 개인전 《마녀의 귀환》
 
박영숙 작가는 한국 현대 사진 역사와 페미니스트 운동에 주요한 역할을 해온 한국의 1세대 여성 사진작가다.
역사적, 사회적으로 불온한 배제의 대상으로 여겨진 여성성을 강하게 부각시켜 도발적인 인물 초상사진을 주로 작업해 왔다.
 
전체 관람하는데 총 2시간 걸렸다.
이번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 시네마 관람 후 가장 큰 성과는, 그동안 줏대 없던 나의 미술 취향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728x90